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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다음날이 아니다. 라켓을 사용한 두번째 날이란 뜻이다)

이날은 문제의 날이다.

아무리 앞에녀석이 치겠다고 가져갔지만 사놓고 한번도 한쳐봐서야 말이돼나..

그래서 내가 쳐보겠다고 나섰다. 녀석 표정이 좀 일그러졌지만 내가 눈을 부릅뜨니 금세 헤헤거린다.

(임마. 내가 이럴려고 어제 동영상보고 치는법 연구해놨어..)

엄지손가락을 그립의 옴폭들어간곳에 놓고 검지 손가락을 쭉 뻗어 뒷면을 바치고...  자~~! 쳐봐~~`

녀석이 공을 쳐준다. 그런..데...

에잇... 얏... 이얏... 아니... 왓... 뭐야 이거..  에잇...

스윙.. 스윙... 헛스윙...

이게뭐야. 내가 왕년엔 동네야구 4번까지는 못해도 거의 5할대 치는 상위타자였는데 녀석도 홈런인데 나는 헛스윙?

더 정신차려 쳐볼려고 하는데 이거 눈이 침침한건가.. 공이 잘..

결국 1회전이 끝날정도로 헛스윙을 해대니 앞에녀석 얼굴에 짜증이 서린다.

할수없지.. 쉐이크 라켓을 펜홀더 처럼 잡고 스윙을 했다.

텅~~ 맞아나간다. 역시 난 펜홀던가 보다. 그런데 갑자기 궁금해진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면 산웨이 CC카본은 OFF++급.

이것과 파워라이트 플러스와 반발력 차이는?

그래서 파워라이트 플러스 치듯이 라켓을 수직으로세우고 공을 밀어보았다.역시..

아무리 OFF++급 파워라지만 통판 라켓과는 차이가 있다. Pan21보다더 안나가는 느낌..

그러나 무게가 있잖아.. 173g 그래서 그런지 휘두르면 큰차이는 없는것 같다. 그래도 이걸 펜홀더 처럼 사용하기는 힘들다.

세쨋날..(말했지. 둘째날의 다음날이 아니라는거...)

이날은 음.. 회복의 날이라 해야하나?

며칠동안 틈틈히 고민해봤다. 왜 안맞을까? 모두들 웃으시겠지만 나에겐 심각했다. 탁구 초보도 맞출수있는 공을 헛스윙해댔으니..

몇가지 이유를 찾아내고 오늘 확인해보려고 한다. 

역시 앞에녀석이 상대를 해주었다.(고마운 녀석...)

조심스럽게 생각한대로 스윙을 했더니..

텅~~!

와!~~~ 이소리가 이렇게 반가울수가...

몇번 계속 쳐대니 제대로 맞아나간다. 역시 내 생각이 맞았다는것을 알수있었다.(역시 나는 ㅊㅈ..)

내가 생각한 이유는 이렇다.

첫째. 앞에녀석은 탁구로봇이 아니다. 볼을 일관되게 쳐주는것이아니다. 오히려 나를 생각해서 상당히 약하게 쳐줬다.

탁구대를 넘으면서 바로 밑으로 떨어지는.. 말그대로 드롭성 볼이다.

둘째. 내가 워낙 펜홀더 스윙에 특화돼있으니 스윙자체가 라켓을 어떻게 잡고있던지 펜홀더 스윙이다. 즉 펜홀더면 수직 스윙이었을텐데

쉐이크 라켓이라 수평스윙이 됀것같다.

공은 밑으로 떨어지는데 수평으로 스윙이 돼니 맞을리가 없지(이게 제대로 맞는다면 나는 지금 당장 LA다저스로 가야한다.)

세번째는 라켓의 길이다. 정작 파워라이트 플러스와 대보면 CC카본이 더길다. 하지만 라켓을 손에 쥐었을때 느끼는 길이는 CC카본이 더 짧다.

생각을 해보니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검지손가락이 펜홀더 코르크에 걸리는 것이 아니라 엄지와 검지의 뿌리가 만나는 V자 모양의 아구에 닿아야 라켓을 느끼나 보다. 그렇게 해보면 CC카본이 눈대중으로 1.5cm 에서 2cm 가량 짧다.

라켓이 짧으면 스윙이 빨라지지.

종합해보면 공은 밑으로 떨어지는데 스윙은 수평적인데다가 라켓에 오기도 전에 스윙은 지나가니 이렇게 해서 맞는다면 뭐라해야 하나...

그런데.... 그런데말이야... 이거 참... 곤란한데.. 

처음처보는 쉐이크 라켓인데 포핸드 스트로크 아니 포핸드 롱, 드라이브 기가 막히게 들어간다. 펜홀더 보다... 훨씬 스윙이 부드럽다고 느껴진다ㅣ

예전에 나도 2년간 테니스를 배웠기 때문인지 정말 포핸드 치기에 좋다. 백핸드야 테니스 처럼치면 안들어간다.

하지만 포핸드에서의 그 손맛.. 텅텅 타구음에 손에까지 전달돼오는 느낌. (울림인지 느낌인지..)

손에전달돼오는 그느낌만으로 잘 맞았는지 안맞았는지까지 알게돼더라..

아~~! 정말 이렇면 안돼는데.. 고민돼잖아...

난 펜홀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