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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奇緣, 중/노년을 위한 쉬운 탁구, 스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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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훈련을 반복한다는 것은 매우 지루한 일이다. 지루한 일을 반복해서 수행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그래서 어찌 보면 탁구 기초 다지기 훈련이란 자신과의 싸움이다. 도대체 실력이 늘고 있는 것인지, 제자리인지, 아니면 행여 줄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것이 인지상정이다. 거기다가 중년의 나이, 심지어 환갑 아니 그 이상 나이에 탁구를 배우는 일이란 어려워 보일 수 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일, 훈련으로 실력이 향상되는 것보다, 노화로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폭이 더 클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렇게 생각할 만하다.

 

그러나 맹탕 탁구는 결코 신체 능력, 운동 능력에 기대지 않는다. 말 그대로 맹탕 탁구 아니던가. 별로 하는 것이 없는 탁구가 내가 창시한 맹탕 탁구다. 이를테면 중년, 노년을 위한 쉬운 탁구 비법(?) 이랄까.

 

나는 지금까지 중년 이상의 나이에 탁구에 입문하신 분들을 많이 보았다. 그 분들 중에서 소위 탁구장 고수의 반열에 오른 분은 극 소수였다. 그 분들이 고수의 반열에 오르지 못한 가장 큰 이유를 한마디로 요약하라고 한다면 단연 조바심, 욕심이다. 다른 표현으로 서두름, 급함.

 

조바심과 욕심이라. 중년의 나이에 탁구에 입문하신 분들은 대게 빨리 고수가 되고 싶어 한다. 그런데 그건 나이와 무관한 일이기도. 탁구를 시작했다면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누구나 빨리 고수가 되고 싶어 한다. 이해한다. 그러나 그 욕심이 결국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것이다. 빨리 고수가 되고 싶다고 해서 빨리 고수가 된다면 탁구장의 그 많은 초보 중년 선수들은 어찌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 이 분들은 한 목소리로 말씀하신다. 이미 몇 년을 탁구에 투자했는데 늘 제자리라고.

 

전지적 맹탕 시점에서 보자면 그분들은 기초 다지기를 소홀히 했다는 쪽에 한 표 투척이다. 탁구를 배운지 몇 해가 지났다는 어르신이 하회전 공에 대한 백핸드 드라이브를 못하신다. 이게 말이 되는 시츄에이션(situation)인가.

 

맹탕 탁구의 가장 큰 틀은 탁구는 쉽다에서 출발한다. 나는 이 진솔한 명제의 검증을 위해 나름 여기 저기 알아보았다. 동서고금의 위대한 사상가들의 저술, 노벨상 수상자들의 논문, 학문의 최첨단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아무리 살펴봐도, 그들 누구도 탁구 기술이 어렵다고 기술한 바가 없다. 그러므로 탁구는 쉽다. 모두 동의할 것이 자명하므로 맹탕 탁구의 가설은 으로 입증된 셈.

 

어렵다고 생각하는 순간, 어려운 일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에 빗대어 설명할 수 있겠다. 한 번 짝을 이룬 두 입자들은 아무리 서로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어느 한 쪽이 변동하면 그에 따라 즉각다른 한 쪽이 반응을 보이는 불가사의한 특성을 가지는 데, 양자이론에서는 이 두 입자가 서로 얽혀있다고 하며 이를 일컬어 양자얽힘이라고 한다는 것인데. 맹탕 탁구 관점에서 설명하자면, 몸과 마음은 한 번 짝을 이루면 분리할 수 없는데, 마음이 어렵다라고 결정하면 그에 따라 몸은 굳고, 결국 힘만 들어가게 되는 이치랄까.

 

탁구 기술은 쉽다. 그렇게 생각하고 탁구를 배우는 것이 좋다. 쉬우니까 기술을 금방 익일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수련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차근차근 기초를 다져나가면 족히 3년이면 동네 탁구장 고수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그러나 위력은 떨어진다. 위력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비록 중년 탁구가 신체 능력, 운동 능력에 기대지는 않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위력이 불가능하다면 어찌 희망적이라 하겠는가. 젊은이들의 위력에 미치지 못할 뿐, 동네 고수로서의 위력은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거기다가 연륜이 주는 노련함, 침착함, 배짱에 더하여 속이는 수법을 양념으로 버무린다면, 동네 고수로서 즐탁의 묘미를 음미하기에 충분할 듯.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나만의 이런 저런 조언을 선생님께 드렸다. 특히, 탁구의 기본 중의 기본인 스윙에 대해서, 중년 초보들이 간과하기 쉬운 특별 비법을 하나 말씀드렸다. 그것은 바로, 스윙은 천천히 할 것.

 

천천히 스윙하며 몸이 폼을 익힐 것. 세게 치려하지 말 것. 서두르지 말 것. 가속도 있게 스윙할 것.

 

, 노년의 초보 선수들의 스윙을 보자면, 검을 뽑는 시점에서 라켓 속도는 매우 빠르나, 공을 타격하는 시점에서는 속도가 준다는. 그나마 없는 체력과 힘에, 감속도 스윙을 하니 그나마 공의 위력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

 

스윙은 가속도가 중요하다. 가속도. 등속도가 아니고 가속도. 가면 갈수록 속도가 빨라져야 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이치를 모르고 스윙하는 중년 초보 선수들을 많이 본다. 눈에 보이는 화려함을 뒤쫓는 경우가 허다하다. 삼십 대 젊은 선수들의 호쾌한 스윙을 따라하려 한다. 그러면 부상의 위험이 큰데.

 

 

선생님께서도 지난 날 허름한 탁구장의 고수들, 젊은 선수들의 스윙을 보셨으니 호쾌한 공을 보내려면 그들과 같은 스윙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계신 것은 당연한 일. 천천히 스윙하라는 나의 조언에, 선생님께서는 의아한 표정이셨으나 그저 내가 시키는 대로 따라하셨다. 기쁜 일이다. 누군가를 가르치던 분이 누군가에게 배우는 일은 어찌 보면 쉽지만 또 어찌 보면 매우 어려운 일임을 나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크크크. 합리적인 의심에 대해 이성과 논리로 설명하는 것이 나의 연애 전략. 나는 예를 보이며 선생님께 설명을 드렸다.

 

마른 수건 한 쪽을 손에 잡고 상대 쪽으로 던지다가 홱 챈다. 순간 전진하던 수건이 머리를 돌려(꼬리를 돌려) 되돌아오며 상대에게 매우 큰 아픔을 주는 이른바 수건 치기 장면을 연출하여 보여드렸다.

 

천천히 수건을 던지다가 홱 잡아챈 수건에 맞으면 매우 아프다. 장난 아니다. 이것을 탁구에 접목하여 수건을 던지다 잡아채듯 스윙을 하면 어마한 위력의 공이 탄생된다. 그래봤자, 고수의 그것과는 비교가 불가지만 중년에 배운 탁구 치고는 나름 위력 있는 공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니 오해는 금물. 이런 느낌의 스윙과 임팩트를 누군가는 기다렸다가, 접시를 던지듯, 누군가는 공을 채라, 누군가는 두껍게 치라고 말하는 듯. 길은 여러 갈래이니 맘에 드는 쪽으로 관광하면 될 일.

 

천천히 라켓이 나가다가 마지막에 급가속. 설명은 쉽지만 행하기는 어려운 일. 이것은 배운다고 되는 일이 아니고 깨달아야 되는 일인지도 모를 일. 어찌되었건 선생님은 천천히 스윙하면서 마지막에 가속하는 연습을 열심히 하고 계신다. 수건 끝이 홱 채지는 그 현상을 탁구에 접목하기가 과연 쉬울 것인가. 수건 치기 요령을 라켓으로 공을 임팩트 할 때의 요령으로 어떻게 전환할 것인가. 선생님의 화두이니 선생님께서 깨달으실 일.

 

연애도 그런 것인가. 천천히 나아가다가 어느 순간 급가속. 천천히 다가가다가 갑자기 친해짐? 연애는 술이라도 있어 상대적으로 가능할지도 모르는데, 탁구는 어찌될 것인가. 탁구도 연애도 다 잘되어야 할 터인데.

 

 

[이 게시물은 고고탁님에 의해 2020-11-27 07:59:21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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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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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님의 댓글

no_profile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벽님께서 올려주신 좋은 탁구 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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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나누자님의 댓글

no_profile 배우고나누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벽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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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5님의 댓글

no_profile 나름대로5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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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가도kkk님의 댓글

no_profile 이리가도kk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재밋는글 잘 보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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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너님의 댓글

no_profile 비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천 누르고 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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