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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군면제 논란… 다시 묻는 땀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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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군면제 논란… 다시 묻는 땀의 가치
아시안게임 병역 특례 폐지 재점화

이영빈 기자
항저우=박강현 기자
입력 2023.10.09. 06:00
업데이트 2023.10.09. 08:00
“왜 저 선수는 혼자 거수경례를 하고 있나요?”

지난달 24일 아시안게임 한국 축구 조별리그 경기를 보던 한 인도 기자가 물었다. 다른 선수들은 모두 가슴에 손을 얹고 있었다. ‘저 선수’는 남자 축구 대표팀 조영욱(24·김천 상무). 그는 상무 소속 군인(상병)이기 때문에 군인 제식을 취한 것이다. 하지만 다음 경기부턴 그럴 필요 없다.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그는 남은 복무 기간(10개월)을 채울 필요 없이 ‘조기 전역’을 할 수 있게 됐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대표팀 조영욱(가운데)이 7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달 수여식에서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안게임이 8일 막을 내리면서 대회 1위 입상자에게 주어지는 병역특례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불거지고 있다.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선수가 ‘무임 승차’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고, 온라인 게임 e스포츠나 바둑까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게이머나 바둑기사들까지 군 복무 의무를 면제받는 상황이 벌어지자 “과연 이 제도(아시안게임 금메달 병역 혜택)는 뭘 위해 있는 건가”라는 의문이다. 원래 1973년 예술·체육계 종사자들에게 “한국을 국제 사회에 알리는 국위 선양” 동기 부여 차원에서 도입했는데, 제도를 만들 당시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16개(1974년)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최대 96개(2002년)에 달할 정도로 위상도 달라졌다.

굿바이 항저우, 2026년 나고야서 만나요 - 8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폐회식에서 디지털로 구현한 성화 봉송자가 일본 일장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다음 아시안게임은 2026년 일본 아이치현과 나고야시에서 열린다. /뉴스1
굿바이 항저우, 2026년 나고야서 만나요 - 8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폐회식에서 디지털로 구현한 성화 봉송자가 일본 일장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다음 아시안게임은 2026년 일본 아이치현과 나고야시에서 열린다. /뉴스1
◇병역 혜택 위한 수단으로

체육 요원 병역 혜택은 처음엔 범위가 올림픽 메달, 세계선수권은 물론 아시아선수권 3위 이내, 심지어 유니버시아드(세계대학생 대회) 3위 이내까지 해당됐다. 그래봤자 당시엔 많지 않았다. 그런데 스포츠 선수들 경쟁력이 상승하고 대상자가 급증하자 이를 제한했다.

1990년부터는 올림픽 3위 이내, 아시안게임 1위에게만 병역 혜택을 줬다. 이들은 4주 동안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본인 활동 분야에서 544시간 봉사하면 군 복무를 한 걸로 인정받는다. 그나마도 중간중간 2002년 월드컵 축구 4강, 2006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야구 4강 등을 달성한 선수들에게도 “병역 혜택을 주자”는 여론이 일부 일자 일시적으로 한시 규정을 만들어 이들에게도 특혜를 준 바 있다.

◇경기 뛰지 않고도 병역 면제

아시안게임은 종목에 따라 더 이상 금메달을 따기 어려운 국제 대회가 아닌 게 꽤 있다. 야구가 대표적이다. 한국을 제외한 참가국은 대부분 아마추어 선수들이 나오기 때문에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프로 선수들이 나서는 한국엔 아시안게임이 ‘합법적 병역 브로커’로 통하는 실정이다. 손쉽게 금메달을 따다 보니 적잖은 프로 선수들이 병역 면제를 노리고 참가한다.

과거 부상을 숨기고 참가해 거의 경기를 뛰지 않고 병역 면제만 챙겼다는 의혹을 받는 선수가 있었고, 이번에도 투수 곽빈(24·두산)은 “등에 담이 왔다”면서 공 한 번 안 던지고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는 바람에 병역 특례 수혜자가 됐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야구 대표팀을 향해 ‘은메달을 기원한다’는 릴레이 게시물이 올라오는 것도 이런 연유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골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장유빈(왼쪽부터), 임성재, 조우영, 김시우가 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골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장유빈(왼쪽부터), 임성재, 조우영, 김시우가 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골프도 다르지 않다. 이번 아시안게임부터는 프로 선수들도 참여할 수 있게 규정이 바뀌었다. 시즌 중이라 여자 프로 선수들은 대부분 불참했다. 그런데 미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임성재(25·세계랭킹 26위)와 김시우(28·40위)는 출전했다. 다른 나라는 거의 아마추어 선수들만 나왔다. 병역 혜택이 목표라는 게 분명했다. 프로인 둘이 나와 예상대로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 이들은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 임성재는 “PGA 투어에 더 집중하고, 롱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종목 계속 늘어 면제 대상 확대

더 문제는 아시안게임 경기 종목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는 데 있다. 이번에도 논란이 된 e스포츠 외에도 바둑, 브레이킹 댄스에 카드 게임(브리지), 체스, 상치(장기의 일종·시범 종목) 등까지 포함되면서 “이런 게 과연 스포츠가 맞느냐” “아시안 게임은 더 이상 체육 행사가 아니다”라는 논란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번 대회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LoL)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 혜택을 받게 된 ‘쵸비’ 정지훈(22)은 “시대를 잘 타고 태어나서 감사하다”고 했다. 정용철 서강대 스포츠심리학 교수는 “과거 (선수들)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안한 극단적 수단”이라며 “결국 형평성의 문제다. 국위 선양만을 따진다면 방탄소년단(BTS)은 왜 군대를 간 것일까. 유효 기간이 다 된 법을 손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ttps://www.chosun.com/sports/sports_special/2023/10/09/EC3I2ORFDJGKTJONKTKPMM5P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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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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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탁님의 댓글

no_profile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실은 우리 영식 상수 민석 우진 승민 등이 병역 면제 받는 것을 소원했는데 지금은 스포츠 선수들 군면제 반대 입장입니다. 이 기사는 저와 같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스포츠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것은 국위 선양이 아니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슨 게임이 e 스포츠가 됩니까? 자꾸 스포츠 산업이 자신의 영역을 넓혀서 이 사회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쳐서 잇속을 챙기는 카르텔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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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눈이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맑은눈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이 댓글을 먼저 보았으면 위엣글에 좀 다른 댓글을 달았겠다 싶네요.
게임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계셨군요.

저는... 저도 야구는 금메달 못 따기를 바랬습니다. 우리 (프로)야구 선수들 꼴도 보기 싫습니다.
그러나 게임이나 당구 등은 스포츠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좀 더 신중한 토의(?)를 통해 제도를 개선할 것이지(예를 들어 실제로 출전해서 팀 승리(메달 획득)에 기여한 부분이 있는가를 따진다든가, 프로 선수에게는 병역 면제 혜택을 안 준다든가) 갑자기 폐지를 해 버릴 일은 아니지 않나 하는 것입니다.

또... BTS에게는 군면제 혜택을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클래식계에 무슨무슨 콩쿨에 입상(우승?)하면 군면제를 해 주는 제도가 있는 것으로 알거든요.  (클래식) 음악 하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그런 사람들에게도 주는 혜택을
왜 세계적인 인물들에게 주지 않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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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님의 댓글

no_profile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올림픽 금메달 수상자에게만 병역혜택을 주는 줄 알았더니
아시안게임 금메달수상자에게도 병역혜택을 주는군요!
올림픽(전국 오픈)보다는 아시안 게임(지역 대회)이 상대적으로 쉬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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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랑두쪽님의 댓글

no_profile 딸랑두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사 내용 중에 답이 있는 듯합니다. "유효기간이 다 된 법을 손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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