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탁구 100돌에 열린 글로벌 대회… 흥행·성적 多 잡았다
페이지 정보
본문
한국에 탁구의 도입 시기는 확실치 않지만 탁구계는 경성일일신문사가 1924년 1월 개최한 ‘핑퐁경기대회’를 그 효시로 친다. 그래서 2024년은 한국 탁구 100주년을 맞는 기념비적인 해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당초 2020년 개최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던 것을 대한탁구협회가 재유치해 성사시켰다. 오랜 기다림의 끝에 개최한 2024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한국 탁구 100주년을 기념하는 성공적인 대회로 기억될 전망이다. 봄기운이 넘실대는 부산 벡스코를 뜨겁게 달군 이번 대회는 25일 남자 결승전을 끝으로 열흘간의 열전을 모두 마쳤다.
대회 흥행은 성공적이었다. 24일 기준 2만6000여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특히 한국과 중국의 남자 준결승전과 중국과 일본의 여자결승전이 열린 24일과 중국과 프랑스의 남자 결승전이 열린 25일 티켓은 4000석이 모두 팔렸다. 중국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에 힘입어 대회 누적 관중은 3만여명에 달했고 입장 수익도 11억원을 넘어 목표치의 90% 이상 달성했다.
대회 조직위원장인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은 24일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중국의 남자 준결승전은 유튜브 동시접속자 4만명을 기록했다. 벡스코 인근 백화점 매출이 지난해 대비 600% 올랐고, 호텔은 90% 이상 채워졌다는 부산시의 통계도 있다. 흥행 면에서 성공한 대회”라고 자평했다.
운영도 흠잡을 데 없었다. 선수, 관중, 미디어의 동선에 불편이 없었고, 자원봉사자들의 일 처리도 깔끔했다. 경기장 선수 식당은 각국 선수들로부터 크게 호평받았다. 박진감 넘치는 음악과 영상은 승부의 짜릿함을 배가했다. 컨벤션 센터인 벡스코에서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열린 것은 이번 부산 세계탁구선수권이 처음이다.
김택수 조직위 사무총장은 “기존 스포츠 경기장은 기본적인 세팅이 다 돼 있지만 이곳은 전시장이라 선수와 관중 동선을 구별하고, 전기, 통신 등을 세밀하게 조성하는 게 어려웠다”면서 “세계선수권을 선수로 9번, 지도자로 3번, 행정가로 2번 치른 경험을 살려 전 세계 탁구인들의 기억에 남는 대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의 성적도 만족스럽다. 남자 대표팀은 4회 연속 동메달을 따냈지만, 이전 3개 대회의 동메달과는 그 무게감이 확연히 달랐다. 남자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세계 최강 중국과 대등하게 맞서며 풀매치 승부 끝에 매치 점수 2-3으로 아쉽게 역전패했지만 중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에이스’ 장우진은 세계랭킹 2위이자 중국의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는 왕추친을 3-1로 눌렀고, 주장 이상수는 남자탁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마룽을 3-2로 눌렀다. 중국 남자 대표팀은 조별 예선부터 8강까지 6경기를 모두 매치 점수 3-0으로 이길 정도로 선수 하나하나가 세계 최강인 팀이다. 그랬던 중국 남자 탁구를 최근 10여년을 통틀어 이렇게 벼랑 끝에 몰린 것은 이번 준결승전의 한국이 처음이다. 그만큼 한국 선수들의 선전은 대단했다.
이번 결과는 5개월 후 있을 파리 올림픽도 기대를 모은다. 주세혁 남자 대표팀 감독은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 꼭 메달을 획득하는 게 나의 마지막 임무라고 생각한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현정화 조직위 집행위원장은 “경기를 보면서 가슴이 벅찼다”면서도 “하지만 결국 벽을 못 넘었다. 중국을 이기려면 딱 한 가지다. ‘혼을 갈아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8강에서 중국에 완패한 여자 대표팀은 1차 목표였던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땄지만 과제도 생겼다. 올림픽 전까지 팀랭킹을 4위 안으로 올려야 파리에서 8강 이전에 중국을 만나는 일을 없앨 수 있다.
댓글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