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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28·삼성생명)이냐. 정영식(18·대우증권)이냐.

한국탁구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단 하나의 금메달도 없이 부진한 뒤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향후 남자탁구의 판도를 가늠해 볼 국제대회가 국내에서 열린다. 16일부터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나흘간 펼쳐지는 ‘2010 대한항공배 프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는 2010 국제탁구연맹(ITTF) 프로투어 합산 성적 상위 랭커 16명만 출전하는 ‘왕중왕’ 대회다.

한국 남자탁구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들지 못했던 유승민과. 신세대 기수로 아시안게임에 나섰던 정영식이 동반출전한다. 둘은 묘한 경쟁구도에 놓여 있다. 2004 아테네올림픽 단식 금메달로 한국탁구에 큰 족적을 남겼던 유승민은 고질적인 무릎부상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최근 회복기에 접어들어 재기를 노리고 있다. 강문수 삼성생명 총감독은 “무릎이 좋아지면서 훈련량이 하루 4시간 정도로 늘었다. 여전히 잔 범실이 있고 수비도 보완해야 하지만 볼 무게나 스피드도 좋아졌다. 정상 컨디션의 80％ 정도는 된다”며 희망을 얘기했다. 무엇보다 아시안게임 대표 탈락이라는 고배가 자극제가 돼 동기를 부여한 것은 고무적이다.

유승민의 부천 내동중 후배인 정영식은 최근 상승세다. 아시안게임 남자 복식에서 동갑내기 김민석(인삼공사)과 짝을 이뤄 중국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며 동메달을 따냈다.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는 유승민을 꺾기도 했다. 김택수 대우증권 감독은 “아시안게임 이후 자신감이 붙었다. 실수가 적고 머리가 좋다. 파워도 더 늘어나 이번 대회 대진운만 좋으면 4강까지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남자부에서는 둘 외에 이상수 서현덕(이상 삼성생명) 오상은(인삼공사) 등이 나서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라루스). 미즈타니 준(일본). 가오닝(싱가포르). 촨치유안(대만) 등과 뜨거운 승부를 펼친다.

프로투어 파이널스는 올해로 15회째를 맞지만 한국에서는 처음 열린다. 상금규모도 총 36만5000달러(약 4억1000만원)로 높다. 남녀 단식과 복식. 21세 이하 남녀 단식 등 모두 6개 종목에서 기량을 다투는데. 이번 대회는 최강 중국 선수들이 대회 출전 자격을 채우지 못해 불참하면서 한국 선수들의 우승 도전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오광춘기자 okc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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