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직 ‘퇴물’이 아니랍니다.” 수비수 콤비 김경아(세계랭킹 5위·대한항공)-박미영(14위·삼성생명)조가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의 부진을 씻었다. 이들은 ‘2010 대한항공배 ITTF(국제탁구연맹) 프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에서 홍콩의 장화쥔(10위)-티에야나(13위)조를 4-1로 꺾고 우승했다.(19일 서울 올림픽체조장)

김-박조가 한 시즌을 마감하는 그랜드 파이널스 복식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이들은 2007년에는 궈웨-리샤오샤(중국)조에, 2008년에는 리쟈웨이-쑨베이베이(싱가포르)조에 각각 져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경아는 2005년 김복래와 조를 이뤄 가오준(미국)-센얀페이(스페인)조에 1-4로 진 바 있어 4수 만에 우승한 셈. 한국이 그랜드파이널스 복식에서 우승한 것은 2002년 김택수-오상은조, 유지혜-이은실조가 남녀 동반 우승을 차지한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11월 광저우아시안게임 복식에서 금메달을 노렸으나 노메달에 그쳤던 이들은 ‘세대교체’ 논란을 잠재우며 2012 런던올림픽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석하정(17위·대한항공)은 여자단식 결승에서 펑톈웨이(3위·싱가포르)에게 완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그러나 어깨부상으로 20여일간 훈련을 하지 못했음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 최근 중국의 에이스들을 꺾어 세계랭킹이 30위권에서 비약한 석하정은 이번 대회에서도 자기보다 상위랭커인 히라노 사야카(14위·일본), 리쟈오(11위·네덜란드) 등을 연파해 여자탁구의 에이스로 부각됐다.국내선수 중 남자단식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던 유승민(16위·삼성생명)은 준결승에서 바스티안 슈타이거(33위·독일)에게 2-4로 져 4강에 만족해야 했지만 재기 가능성을 보였다.

이동윤 선임기자 dy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