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탁구신동’ 유남규감독, 영어 열공하는 까닭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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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탁구단을 이끌고 있는 유남규 감독은 ‘원조 탁구신동’입니다. 1983년 부산 남중 3학년 때 벌써 국가대표가 됐습니다. 광성공고에 진학해서는 1학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고등부에서는 단 1패도 기록하지 않았고 그 당시 성인무대를 양분했던 대선배 김완과 김기택도 가끔 이길 정도였습니다. 1988 서울올림픽에서 탁구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됐고 유남규는 초대 올림픽 챔피언에 오릅니다.
이렇게 화려하게 선수생활을 마친 유남규지만 아주 창피했던 경험이 있답니다. 1984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때인데요. 고1이었던 그는 단체전 남북대결에 에이스로 출전했는데 혼자 3게임을 다 잃어 패배의 멍에를 뒤집어 씁니다. 하지만 유남규는 27년 전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던 그 순간이 기고만장했던 자신을 겸허하게 만들고 피나는 훈련을 달갑게 받는 계기가 됐다고 회상합니다.
43세가 된 유남규가 살아오면서 가장 창피했던 순간은 따로 있습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때입니다. 공항에 내리자 수많은 취재진이 올림픽 탁구 초대 챔피언을 기다리고 있었죠. 그는 탁구가 유럽에서 그렇게 인기가 있는지 그때 처음 알았다고 합니다. 영어로 질문공세가 이어졌지만 유남규는 단 한마디도 하지 못했습니다. “살면서 그렇게 ‘쪽 팔리기’는 처음이었다”고 지금도 말합니다. 사실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1991년 US오픈 단식 결승에서 프리모락(크로아티아)을 꺾고 우승했을 때도 현지 방송기자가 코트에 들어와 무선 마이크를 내밀어 당황했었지만 그때는 통역이 있어 위기를 넘겼다고 합니다. 유남규는 그때 ‘앞으로 세계인으로 살기 위해서는 영어가 꼭 필요하겠구나’ 생각했지만 그동안 바쁜 것을 핑계 삼아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죠.
그랬던 유남규가 요즘 영어공부를 시작했답니다. 우연히 만난 미국인 청년 덕분입니다. 29세인 마이클은 텍사스 출신으로 작가 겸 컨설턴트인데 얼마 전 한국에 와서 학원 강사일도 했다고 합니다. 마이클은 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탁구를 좋아해 국제탁구연맹(ITTF) 레프리 자격증도 갖고 있어 지난해 코리아오픈대회 심판을 보기도 했습니다. 1월 초 열린 종합선수권대회에도 자청해서 라켓 검사 일을 맡아 했는데 이때 유남규를 만납니다. 유남규는 그에게 탁구를 가르쳐주고 마이클은 영어를 가르칩니다. 요즘 보니 마이클이란 친구, 아예 농심탁구단 유니폼을 입고 다니더군요.
유남규뿐만 아니라 농심 선수들도 영어를 함께 배웁니다. 그냥 시키면 하는 선수가 없어 오전 연습이 끝나면 무조건 각자 마이클과 한마디라도 대화를 해야 점심을 먹으러 간답니다. “요놈들 다 죽어가는 표정, 내가 잘 알지요. 하지만 하루 10분의 공부가 나중에 큰 자산이 될 겁니다. 내가 경험자 아닙니까.” 유남규는 2년 후 영어로 기자회견을 자유자재로 하고, 그 다음에는 탁구 관련 국제 업무를 해보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문화일보 이동윤선임기자 dylee@munhwa.com
이렇게 화려하게 선수생활을 마친 유남규지만 아주 창피했던 경험이 있답니다. 1984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때인데요. 고1이었던 그는 단체전 남북대결에 에이스로 출전했는데 혼자 3게임을 다 잃어 패배의 멍에를 뒤집어 씁니다. 하지만 유남규는 27년 전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던 그 순간이 기고만장했던 자신을 겸허하게 만들고 피나는 훈련을 달갑게 받는 계기가 됐다고 회상합니다.
43세가 된 유남규가 살아오면서 가장 창피했던 순간은 따로 있습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때입니다. 공항에 내리자 수많은 취재진이 올림픽 탁구 초대 챔피언을 기다리고 있었죠. 그는 탁구가 유럽에서 그렇게 인기가 있는지 그때 처음 알았다고 합니다. 영어로 질문공세가 이어졌지만 유남규는 단 한마디도 하지 못했습니다. “살면서 그렇게 ‘쪽 팔리기’는 처음이었다”고 지금도 말합니다. 사실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1991년 US오픈 단식 결승에서 프리모락(크로아티아)을 꺾고 우승했을 때도 현지 방송기자가 코트에 들어와 무선 마이크를 내밀어 당황했었지만 그때는 통역이 있어 위기를 넘겼다고 합니다. 유남규는 그때 ‘앞으로 세계인으로 살기 위해서는 영어가 꼭 필요하겠구나’ 생각했지만 그동안 바쁜 것을 핑계 삼아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죠.
그랬던 유남규가 요즘 영어공부를 시작했답니다. 우연히 만난 미국인 청년 덕분입니다. 29세인 마이클은 텍사스 출신으로 작가 겸 컨설턴트인데 얼마 전 한국에 와서 학원 강사일도 했다고 합니다. 마이클은 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탁구를 좋아해 국제탁구연맹(ITTF) 레프리 자격증도 갖고 있어 지난해 코리아오픈대회 심판을 보기도 했습니다. 1월 초 열린 종합선수권대회에도 자청해서 라켓 검사 일을 맡아 했는데 이때 유남규를 만납니다. 유남규는 그에게 탁구를 가르쳐주고 마이클은 영어를 가르칩니다. 요즘 보니 마이클이란 친구, 아예 농심탁구단 유니폼을 입고 다니더군요.
유남규뿐만 아니라 농심 선수들도 영어를 함께 배웁니다. 그냥 시키면 하는 선수가 없어 오전 연습이 끝나면 무조건 각자 마이클과 한마디라도 대화를 해야 점심을 먹으러 간답니다. “요놈들 다 죽어가는 표정, 내가 잘 알지요. 하지만 하루 10분의 공부가 나중에 큰 자산이 될 겁니다. 내가 경험자 아닙니까.” 유남규는 2년 후 영어로 기자회견을 자유자재로 하고, 그 다음에는 탁구 관련 국제 업무를 해보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문화일보 이동윤선임기자 dy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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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고고탁님의 댓글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시작이 반입니다.</p>
<p>늦은 것 같지만 늦지 않았습니다.</p>
<p>누구는 그 잘한 영어 써먹을 기회도 없습니다.</p>
탁구친구님의 댓글
탁구친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p>영어공부를 뒤늦게 열공하다가, 꿈에서 영어 했다고 좋아하던 시간이 생각나네요..ㅎㅎ</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