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탁구협회가 15일부터 국가대표 선수단을 지휘할 남녀 대표팀 감독을 뽑는 공모를 진행 중이다. 탁구협회는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노골드'라는 부진한 성적을 안은 국가대표팀에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고 판단, 겸임이었던 대표팀 감독을 전임제로 바꾸고 선발 방식도 공모제로 바꿨다. 종전 대표팀 감독은 강화위원회에서 선임했다.

협회는 경기지도자 2급 이상 자격증 소지자, 지도자 경력 10년 이상을 조건으로 내걸었으며 20일까지 지원서를 받은 뒤 서류심사와 면접 등을 거쳐 오는 25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다수 현역 지도자들이 소속팀을 지휘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연 이번 공모에 몇 명이나 지원할지 미지수다. 협회는 일단 2년 임기 보장과 처우 개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소속팀을 버리고 대표팀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남녀 탁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사령탑은 대우증권 총감독인 김택수 감독과 마사회 현정화 감독이다. 김 감독과 현 감독 역시 소속팀과의 관계를 끊고 대표팀 공모에 지원서를 던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직후 여자 대표팀 감독으로 승격, 6년간 대표팀을 이끌었던 현장화 감독은 "대표팀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말로 공모에 참여할 계획이 없음을 내비쳤다. 지난해 2월 유남규 감독(농심삼다수)으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은 김택수 감독 역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탁구협회 강문수 전무이사(삼성생명 총감독)는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직후 한국 탁구대표팀의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열린 공청회에서 전임제 제안이 나왔고 최근 상무이사회에서 실행에 옮기기로 결정했다"며 공모 배경을 밝힌 뒤 "대다수 지도자들이 실업팀에 몸담고 있는데 실업팀 감독들의 연봉이 높다는 점, 그리고 2년후 재신임 보장이 없다는 점 등에서 소속팀을 포기하고 대표팀 전임 감독으로 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현 실정에 안맞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일단 공모를 통해 지원서를 받아본 뒤 적합한 인물을 찾지 못할 경우 재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위기의 한국 탁구를 위해 백의종군 할 지도자를 찾을 수 있을지, 탁구협회 출범 이래 처음으로 도입한 전임 감독 공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