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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탁구의 대들보 유승민(29·삼성생명)이 돌아왔다. 유승민은 12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끝난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에서 B조 2위를 차지해 10명을 뽑는 상비군에 다시 합류했다. 지난해 9월 광저우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3년 만에 처음 대표팀에서 탈락한 지 6개월 만이다.

“어린 후배들에게 져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했을 땐 애써 담담하게 받아들이려 했지만 자존심이 많이 상했죠.”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로 한국 탁구의 자존심이기도 했던 유승민은 그대로 주저앉을 수 없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한국 탁구계의 시선, 그리고 결혼을 약속한 연인을 위해서도. 부진의 원인이던 왼무릎 부상이 육체적으로 힘들게 했지만 훈련과 대회 출전을 강행하며 버텨냈다.

대표팀 탈락 이후 8개 국제대회에 출전한 그는 지난해 19위이던 세계 랭킹을 11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지난 연말 프로투어 결산대회인 그랜드파이널과 폴란드, 오스트리아 오픈에서 3위에 오르며 선전한 때문이었다. 지난달 카타르대회서는 중국 대표 마린(세계 5위)을 이겨 자신감도 붙었다.

“목표는 내년 런던올림픽입니다. 탁구 인생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런던대회에 선수 생명을 걸겠습니다.”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국내 선발전을 거쳐야 하지만 세계 랭킹 10위 내 선수는 자동 선발되는 규정에 착안, 세계 랭킹 쌓기를 계속할 계획이다. 대표로 선발되면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할 수 있도록 무릎 수술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김민석(인삼공사) 정상은 서현덕 이상수(이상 삼성생명) 정영식(대우증권) 등 한국 탁구의 20대 초반 차세대 주자들에 대해 그는 더욱 분발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또래 중국 선수들이 이미 세계 정상권에 있는 것에 비해 한참 뒤처졌다는 지적이다.

국제대회에 나가면 해외 언론과 당당히 영어로 인터뷰하는 유승민은 은퇴 후에는 스포츠 행정 분야 같은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 영어 공부는 물론 다양한 분야 사람들과의 인맥 쌓기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는 5월 29일 이윤희씨와 결혼하는 그는 여전히 ‘인생승리’에 목말라 있다.

제천=서완석 부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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