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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감독, 현정화 대한 탁구협회 전무이사 겸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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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화 대한탁구협회 전무이사가 자신의 지난 인생과 앞으로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홍승한기자 hongsfilm@

한국 여자탁구에는 인물이 많다. 1959년 도르트문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단체전 준우승을 이끈 조경자는 이후 한국여성스포츠회 회장과 대한올림픽위원회 상임위원,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을 지냈다. 1973년 사라예보 대회에서 한국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은 이에리사는 국가대표 사령탑과 태릉선수촌장을 거쳐 용인대 기획처장을 맡고 있다. '사라예보 기적'의 또 다른 주역인 정현숙은 대한체육회 이사와 한국여성스포츠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계적인 탁구스타로 활약하다 선수를 그만둔 뒤에는 스포츠 행정가로 또 다른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하나의 전통이 된 것일까.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단식 세계챔피언의 영예를 차지했던 현정화(42·KRA 감독)가 지난 1일 대한탁구협회의 행정을 지휘하는 전무이사가 됐다. 최연소이자 최초의 여성 전무인 그를 만나기 위해 지난 17일 서울 올림픽공원을 찾았을 때 마침 탁구협회 강화위원회가 열리고 있었다. 정현숙 강화위원장이 인터뷰 장소를 직접 챙겨줬다. 두 사람이 나란히 걷는 모습이 새삼 의미있게 느껴졌다.

먼저 영화 '코리아'(가제)를 화제에 올렸다.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이 단일팀을 이뤄 여자 단체전에서 우승한 실화를 토대로 한 영화다. 현 전무는 지난 해부터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다. '현정화' 역을 맡은 연기자 하지원에게 탁구를 지도하는 것은 물론 자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고 한다. 탁구협회가 영화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물론 탁구 홍보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에게도 남북 단일팀의 우승이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일까.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올림픽, 단일팀으로 우승한 91년 세계선수권, 그리고 단식에서 우승한 93년 세계선수권이 모두 잊을 수 없는 대회들이에요. 그 중에서 하나만 꼽는다면 아무래도 93년이죠. 탁구선수로서 단식 세계선수권자가 된 것은 정말 실력자로 인정받은 거거든요." 16세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단 그는 올림픽 금메달과 '세계선수권 그랜드슬램(단식,복식,혼합복식,단체전 우승)'이라는 화려한 성적을 남기고 선수생활을 끝냈다. 그는 정상에서 은퇴한 것이 전혀 아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 때는 그 나이가 은퇴하는 시기였어요. 뭔가 다른 목표가 있었다거나 요즘처럼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 더 했을지도 모르죠. 국가대표를 10년 가까이 했으니까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더 하기에는 운동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에게 아쉬운 기억이라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이다. 단식 준결승에서 중국의 덩야핑에게 졌고, 복식 준결승에서도 덩야핑조에 패했다. 동메달 두개를 목에 건 그는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 "바르셀로나에서 돌아온 뒤에 심하게 좌절했어요. 그때만 해도 동메달만 따도 수고했다고 격려하는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역적이라도 된 것같았죠. 그렇게 찬밥 신세가 되고보니까 더 이상 운동하고 싶지 않더라구요. 늘 1등만 해서 그런지 2,3등은 스스로도 받아들일 수 없었어요. 은퇴하겠다고 집으로 내려갔죠. 그런데 그 때 잠깐 쉬면서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 그 순간을 많은 팬들이 바라고 있다'는 걸 깨달은 거예요. 그래서 다시 돌아왔고 세계선수권에 나가서 1등을 했죠." 그는 '1등'에 대한 집착 때문에 실력으로는 이길 수 없는 중국을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기대치를 2,3등으로 낮추면 그만큼 1등에서 멀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2등과 3등의 가치에 대해서도 다른 생각을 갖게 됐다. 그래서 지도자가 된 지금 선수들에게 '목표는 높게 잡아라, 그렇지만 결과가 2등 3등이 되더라도 값진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가 은퇴한 뒤 한국 여자탁구는 정상에 서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후배들도 '벽'을 넘어설 수 있다고 믿는다.

선수로서 쌓은 명성은 지도자로서, 그리고 행정가로서 그에게 힘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불편하기도 할 것이다. "저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것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계기가 돼요. 선수 때부터 늘 기대를 받았고 그런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한편으로는 동기 유발이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부담도 가져야하는, 그게 내 삶이구나 생각하고 있어요. 피하려고 하지도 않고 도망가려고도 하지 않아요." 그는 전무이사라는 '중책'을 맡은 것에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협회가 새롭게 변화하려고 하는데 자신에게 그 일을 하라고 맡겼으니 어떻게든 해야한다는 생각 뿐이라는 것이다. "스포츠도 정치를 해야죠. 땀 흘리며 탁구만 열심히 한다고 발전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홍보도 중요하고 그러려면 돈도 많이 필요하니까 스포츠 마케팅에도 힘을 써야해요. 새로운 스타를 발굴해 탁구가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하는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요. 또 탁구가 범국민적인 생활스포츠로 자리잡았으면 좋겠어요."

그가 자신의 꿈을 펼쳐가는데 여성이라는 것이 장벽으로 느껴진 적이 있을까. "15년전에 처음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주위에서 반신반의하기도 했고 소외감도 느꼈어요. 그래서 남자들과 똑같이 하려고 애썼죠. 술도 똑같이 먹고 집에도 늦게 들어가고, 애들도 있지만 울든지 말든지 내버려두고 좀 독하게 했죠. 지금은 오히려 여성의 섬세함, 여성 특유의 감성을 인정하고 활동을 권장하는 분위기니까 그 때와는 다르죠." 그는 1남1녀를 둔 엄마다. 큰 딸이 초등학교 4학년, 둘째인 아들이 2학년이다. 말은 그렇게 해도 아이들한테 신경을 쓰지 않았을까마는 미안하기는 할 것같았다. "제가 유아교육과를 나왔잖아요. 처음에는 아이들 교육에도 의욕적이었는데 갈수록 일이 많아지더라구요. 집에 못들어가는 날이 많았고 합숙이다,국제대회다 해서 거실에 큰 트렁크를 항상 놔두고 살았어요. 그런데 애들이 그런 환경을 순순히 받아들였어요. 애들이잖아요. 엄마 가지말라고 떼라도 쓰고 그래야 할텐데 엄마는 못오는 사람이지 하고 받아들인다는게 더 마음이 아팠어요." 그의 큰 딸은 탁구를 잘 한다고 했다. 그래서 한때는 선수를 시킬까 생각도 했다고 한다. "저희 아버님도 선수를 하셨으니까 딸까지 3대가 치게 되는 거잖아요. 거기다 남편까지 선수 출신이니 '끼'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 경험으로 너무 힘들 것같아요. 현정화 딸이라는 부담도 갖게될 것같고. 그래서 다른 분야로 가게 하려고요."

협회 전무이사에 실업팀 감독, 그리고 엄마의 역할까지. 할 일이 많은 그는 복제인간이라도 만들어 쓰고 싶은 심정이라고 한다. "어떨 때는 택시기사가 된 기분이에요. 오전에 회의하고 오후에 미팅이 있고, 저녁에 또 누구 만나야하고, 선수도 가르쳐야하고, 오늘 오후에도 배우들 탁구 지도하러 가야하는데…."

마지막 꿈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라는 그는 2~3년 안에 어학을 위해 유학을 갈 계획이라고 했다. "가고 싶은 게 아니라 꼭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뭔가를 하기로 마음먹으면 꼭 해야하는 성격 때문에 치열하게 살다보니 때로는 스스로도 '괴롭다'고 한다.

스타 출신으로 선수와 지도자 너머의 세계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에리사 교수나 정현숙 회장이 그의 롤모델이 아니냐고 물었다. "선배님들이 그렇게 잘하시니까 저도 노력하게되죠. 그렇지만 저는 욕심쟁이니까 그 분들이 있는 곳보다 더 높은 곳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정화 프로필
▲생년월일=1969년 10월 6일(42세) ▲출신 학교=부산 대신초~계성중~계성여상~경성대~고려대 대학원 ▲주요성적=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단체 우승,1987년 뉴델리세계선수권 여자복식 우승,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복식 우승,1989년 도르트문트세계선수권 혼합복식 우승,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여자복식 우승,1991년 지바세계선수권 단체 우승(남북 단일팀),1993년 예테보리세계선수권 여자단식 우승 ▲주요경력=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대표팀 코치,2004년 아테네올림픽 대표팀 코치,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2008년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코치,2007년 KRA 탁구단 감독(현),2008년 대한탁구협회 홍보이사,2009년 여자대표팀 감독,2011년 대한탁구협회 전무이사(현)

최정식선임기자 buk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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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님의 댓글

no_profile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현정화감독님의 이사겸직을 억수로 축하드립니다,</p>
<p>아무쪼록 탁구발전에 더욱 박차를 가해주시기를 바랍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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