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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테르담세계탁구선수권이 코앞에 닥쳤다. 5월8일부터 15일까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리는 세계탁구선수권 엔트리 발표 직후 선수들은 실전 연습에 돌입했다.

20일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탁구대표팀은 활기가 넘쳤다. 올 시즌 이미 7번의 국제탁구연맹 프로투어를 돌았다. 그사이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대회도 거쳤다. 스페인오픈을 마치고 돌아온지 일주일 남짓, 지쳤을 법도 하건만 선수들의 눈빛은 결연했다.

남자대표팀 8명은 면면이 신구 조화가 인상적이다. '형님 삼총사' 오상은(34·한국인삼공사) 유승민(29·삼성생명) 주세혁(31·삼성생명)과 '90년대생 삼총사' 김민석(19·한국인삼공사) 정영식(19·대우증권) 서현덕(20·삼성생명)에 허리라인으로 조언래(25·농심삼다수)와 이정우(27·국군체육부대)가 가세했다.

◇맏형 오상은이 꽃미남 정영식과 맞붙었다. 5대5 서바이벌 게임으로 진행된 마지막 게임에서 오상은이 정영식을 돌려세우며 형님팀의 자존심을 세웠다.

이날 남자팀의 훈련은 형님팀 아우팀 두팀의 대결 형식으로 진행됐다. 오상은 유승민 주세혁 조언래 이정우가 형님팀, 김민석 정영식 서현덕과 대표팀 상비군 이상수 정상은이 아우팀에 속했다. 최근 스페인오픈에서 2관왕에 오르며 부활을 알린 '맏형' 오상은은 '꽃미남' 정영식과 맞붙었다. 수비 달인 주세혁은 김민석과, 유승민은 이상수와 한치 양보없는 맞대결을 펼쳤다. 이정우의 파트너로는 왼손 전형 서현덕이 나섰다. 다섯 팀의 맞대결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던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의 눈길이 정영식에게 머문다. "몸을 더 돌려야지!"하더니 코트에 뛰어들어 시범을 보인다. 예리한 공격과 호수비엔 아낌없는 박수로 독려한다. 유 감독은 "훈련장에 활기가 넘쳐야, 실전에도 그 기운이 이어진다"며 웃었다. 한 세트를 마친 후 각자 파트너를 바꾸어 또다시 랠리가 시작됐다. 고참 선수들은 체력을, 어린 선수들은 기술과 노하우를 상호보완할 수 있는 훈련 방식이다. 형님-아우팀으로 나뉜 탓에 하나같이 자존심을 걸었다. 승부욕과 팀워크가 돋보였다.

◇형님팀 오상은이 정영식을 돌려세운 후 정영식이 허탈한 표정을 짓는 가운데 유승민 주세혁 이정우 조언래 등이 다함께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기뻐하고 있다.

공 2개로 승부를 겨루는 듀스게임과 5대5 서바이벌 게임이 이어졌다. 신세대 에이스 김민석이 주세혁 유승민 등 고참들을 줄줄이 돌려세우자 아우팀에서는 탄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나온다. 고참팀의 마지막 선수로 나선 맏형 오상은이 김민석을 누르더니 후배들을 잇달아 격파했다. 아우팀의 마지막 카드 정영식마저 오상은에게 무너졌다. 오후 내내 팽팽하던 랠리는 결국 형님팀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형님팀이 뜨거운 환호성과 함께 하이파이브를 나눈다. 유 감독은 형님팀에게 사이클 1회, 아우팀에게는 2회를 명했다.

◇형님팀과의 대결에서 아깝게 패배한 아우팀이 공포의 사이클에 올랐다. 이정학 코치가 훈련노트에 기록된 이전 데이터와 비교하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선수들이 승부에 목숨을 거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공포의 사이클' 때문이다. 탁구훈련장 한켠에 5대의 사이클이 놓여 있다. 연습경기에서 지는 팀은 벌칙으로 사이클을 10분씩 더 탄다. 한번에 시속 12km의 속도로 800m를 전력질주하는 식이다. 아우팀이 전력질주를 하는 동안 형님팀이 뒤에서 지켜보고 서 있다. 이정학 남자대표팀 코치가 이전 기록을 일일이 살피며 선수들을 독려한다. 농심삼다수 감독 시절 이 훈련방식을 처음 도입한 유 감독은 하체 힘과 지구력 강화 등에서 큰 효과를 봤다고 귀띔했다.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가운데 선수들이 훈련을 마쳤다. 다리가 휘청거릴 만큼 힘든 훈련 속에서도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혹독한 훈련도 게임처럼 즐길 줄 아는, 선후배가 함께하기에 더욱 유쾌한 지옥훈련이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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