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한국 탁구를 이끌었던 '트로이카' 오상은(34 · 인삼공사) 주세혁(31) 유승민(29 · 이상 삼성생명)에게 2012년 런던올림픽은 마지막 올림픽 무대가 될 전망이다. 기세 좋게 치고 올라오는 '젊은 피'들로 인해 5년 뒤를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올림픽 자동출전권은 단 두 장. 생애 마지막 올림픽 출전을 위한 불꽃 튀는 경쟁은 시작된지 오래다.
오는 8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막을 올리는 2011년 ITTF(국제탁구연맹) 세계선수권대회는 런던올림픽 출전을 확정하는 대회다. ITTF는 이번 세계선수권 성적까지 랭킹포인트에 적용, 6월초 발표할 6월 세계랭킹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배분한다.
국가별 올림픽 티켓은 남녀 각각 3장씩으로 올림픽 예선을 치르지 않고 본선에 직행할 수 있는 선수는 나라별로 남녀 2명씩이다. 다만 자동출전권을 받기 위해서는 세계랭킹 28위 안에 이름을 올려야만 한다.
국내 남자선수 가운데 이에 해당되는 선수는 5월 세계랭킹에서 10위를 지킨 주세혁(랭킹포인트 2468점)을 비롯해 오상은(11위 · 2443점), 유승민(13위 · 2426점) 이정우(20위 · 2213점, 상무) 등 4명이다. 이 가운데 주세혁, 오상은, 유승민의 랭킹포인트 차이는 최대 42점에 불과하다. 랭킹포인트가 오픈 대회의 두 배나 되는 세계선수권에서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순위 바꿈이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이다. 더욱이 3인방 모두 상승세다.
때문에 이들 가운데 누가 런던행 티켓을 쥘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물론 자동출전권을 얻지 못한다 해도 예선전을 통해 마지막 남은 한 장의 올림픽 출전 티켓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예선전 출전 선수는 대한탁구협회 강화위원회와 코칭스태프가 결정하는 만큼 더 이상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협회는 3명 올림픽 출전 선수 가운데 예선전을 거쳐 올림픽에 출전할 1명은 세대교체를 위해 '젊은 피'를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결승(단체전)에서 중국에 완패를 당하면서 세대교체의 필요성은 끊임없이 대두되어 왔다.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도 "협회가 결정할 사항이지만, 세대교체를 위해 예선전에 차세대 선수들을 출전시켜 올림픽까지 경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개인적인 의견이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예선전에는 2~3명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이어 유 감독은 "아마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오상은, 주세혁, 유승민이) 피 튀길 거다. 라이벌 의식들이 더 강해졌다"면서 "감독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라며 양보할 수 없는 올림픽 티켓 경쟁이 선수 개개인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밝혔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세계랭킹 9위에 올라있는 대표팀 맏언니 김경아(34 · 대한항공)가 런던행 티켓 한 장을 예약한 가운데 석하정(26 · 이상 대한항공) 박미영(30 · 삼성생명)이 남은 한 장의 자동출전권을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현재 박미영(2484점) 석하정(2468점)은 랭킹포인트 16점 차이로 17, 18위에 각각 올라있다. 여기에 대표팀 막내인 '무서운 십대' 양하은(17 · 흥진고)이 24위(2425점)에 올라 있어 세계선수권을 통해 반전을 보여줄지도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