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신부 생각 잠시 잊고 게임에만 집중할래요"[홍희정의 아웃사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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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이뉴스24 >
'왜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지급한 가방을 안 들고 왔냐'는 유남규 감독의 질문에 유승민(29. 삼성생명)은 당황스러워했다. 잠깐 헷갈렸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던 유남규 감독은 '어? 넌 안 갔었지?'라고 말하며 웃었다. 유승민도 겸연쩍은 미소를 머금었지만, 붉어진 얼굴은 좀처럼 제색깔로 돌아오지 않았다.
2012 런던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세계탁구 선수권대회에 나서는 탁구 대표팀이 지난 3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했다. 남자대표의 경우 두 장의 본선 직행 티켓에 근접한 선수는 베테랑 3인방, 주세혁-오상은-유승민. 근소한 세계랭킹 포인트 차이를 보이며 나란히 10위, 11위, 13위에 올라 있어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런던행 티켓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유승민은 2002 부산아시안게임 복식 금메달을 시작으로 2004 아테네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남자 탁구 간판스타로 군림해왔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내년 런던 올림픽에 3회 연속 출전을 노리고 있다. 더군다나 이번 세계선수권을 마친 뒤엔 결혼(29일)을 앞두고 있어 누구보다 바쁜 가운데서 대회를 준비했다.
"결혼 전 마지막 국제대회인 만큼 개인적으로 의미가 큰 대회다. 나름대로 열심히 해왔는데 무릎 부상이 재발된 상태라 걱정이다. 한두 번 아픈 것도 아니고...(웃음) 최대한 몸 컨디션을 잘 살펴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고 돌아오겠다."
특히 유승민은 주세혁(10위. 2천468점)에 이어 국내 2위권(2천426점)의 랭킹 포인트를 지키고 있었지만 오상은이 앞선 스페인 오픈에서 단식과 복식 우승을 하며 단숨에 2천443점으로 포인트를 끌어올려 순위가 바뀌고 말았다. 사실상 주세혁과 함께 런던 올림픽에 직행할 것으로 내다봤던 유승민으로선 뜻밖의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포인트 간격의 폭은 작지만 오상은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 껄끄럽다.
하지만 유승민은 국내 선수들과의 경쟁보다는 스스로가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출사표를 전했다. 2007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3위에 오른 것이 자신의 역대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 당시만큼 좋은 컨디션은 아니지만 생애 마지막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이라고 내다보고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유승민은 늘 그렇듯 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3위를 기록했을 때를 제외하고 번번이 64강에서 탈락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1, 2라운드에서만 잘 버티면 되는데 그렇지 못했다. 만약 1, 2회전만 이기면 그 이후엔 탄력을 받아 잘 할 자신이 있다. 징크스를 뚫고 내 최고의 성적에 도전해보겠다."
'부담 느끼지 말고 즐기고 돌아오라'며 자신을 향한 절대적인 믿음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예비신부의 당부가 힘이 되긴 하지만, 스스로 가슴 한켠에 안고 있는 부담감만은 떨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기자가 '신부의 얼굴을 떠올리며 파이팅 하라'고 하자 유승민은 배시시 웃으며 "생각하면 가슴이 떨려 집중할 수 없다"며 잠시 신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접어두고 다녀오겠다는 다짐을 뒤로 한 채 비행기에 올랐다.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왜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지급한 가방을 안 들고 왔냐'는 유남규 감독의 질문에 유승민(29. 삼성생명)은 당황스러워했다. 잠깐 헷갈렸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던 유남규 감독은 '어? 넌 안 갔었지?'라고 말하며 웃었다. 유승민도 겸연쩍은 미소를 머금었지만, 붉어진 얼굴은 좀처럼 제색깔로 돌아오지 않았다.
2012 런던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세계탁구 선수권대회에 나서는 탁구 대표팀이 지난 3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했다. 남자대표의 경우 두 장의 본선 직행 티켓에 근접한 선수는 베테랑 3인방, 주세혁-오상은-유승민. 근소한 세계랭킹 포인트 차이를 보이며 나란히 10위, 11위, 13위에 올라 있어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런던행 티켓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결혼 전 마지막 국제대회인 만큼 개인적으로 의미가 큰 대회다. 나름대로 열심히 해왔는데 무릎 부상이 재발된 상태라 걱정이다. 한두 번 아픈 것도 아니고...(웃음) 최대한 몸 컨디션을 잘 살펴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고 돌아오겠다."
특히 유승민은 주세혁(10위. 2천468점)에 이어 국내 2위권(2천426점)의 랭킹 포인트를 지키고 있었지만 오상은이 앞선 스페인 오픈에서 단식과 복식 우승을 하며 단숨에 2천443점으로 포인트를 끌어올려 순위가 바뀌고 말았다. 사실상 주세혁과 함께 런던 올림픽에 직행할 것으로 내다봤던 유승민으로선 뜻밖의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포인트 간격의 폭은 작지만 오상은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 껄끄럽다.
하지만 유승민은 국내 선수들과의 경쟁보다는 스스로가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출사표를 전했다. 2007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3위에 오른 것이 자신의 역대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 당시만큼 좋은 컨디션은 아니지만 생애 마지막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이라고 내다보고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1, 2라운드에서만 잘 버티면 되는데 그렇지 못했다. 만약 1, 2회전만 이기면 그 이후엔 탄력을 받아 잘 할 자신이 있다. 징크스를 뚫고 내 최고의 성적에 도전해보겠다."
'부담 느끼지 말고 즐기고 돌아오라'며 자신을 향한 절대적인 믿음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예비신부의 당부가 힘이 되긴 하지만, 스스로 가슴 한켠에 안고 있는 부담감만은 떨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기자가 '신부의 얼굴을 떠올리며 파이팅 하라'고 하자 유승민은 배시시 웃으며 "생각하면 가슴이 떨려 집중할 수 없다"며 잠시 신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접어두고 다녀오겠다는 다짐을 뒤로 한 채 비행기에 올랐다.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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