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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 올림픽 출전 티켓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차세대 유망주들이 뜻밖의 낭보를 전해왔다. 이제 갓 19살 동갑내기인 김민석-정영식이 남자복식 4강에 올라 동메달을 확보한 것이다. 

대회 닷새째인 13일(한국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복식 8강전에서 김민석-정영식 조는 카즈히로-마쓰다 이라켄지(일본) 조를 4-1(12-10 11-9 4-11 11-9 11-2)로 물리쳤다. 2003년 프랑스 파리 대회 김택수-오상은 조 이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복식 출전 사상 8년 만에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뤄낸 것이다. 

한국 남자 탁구는 '신세대 3인방' 서현덕-김민석-정영식이 서로 때로는 견제하며 때로는 의지하며 동반 성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를 내고 있는 것이 김민석-정영식이 짝을 이룬 남자복식조다. 유남규 대표팀 감독은 이들을 한국을 대표하는 남자복식조로 키워가겠다는 의지를 일찌감치 드러낸 바 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의 동메달 획득으로 이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번 세계선수권에서의 선전은 기대 이상이다. 

김민석은 단·복식은 물론이고 양하은과 혼합복식에도 출전하는 반면 정영식은 남자복식에만 나서면서 올림픽보다 한 차원 더 수준 높은 세계선수권 무대를 느끼고 있다. 

"처음 나가는 거라 긴장되고 어느 때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요. 복식만 준비해서인지 자신감이 더 생겨요. 목표요? 4강이에요. 중국도 꼭 이겨보고 싶어요." 

지난 3일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만난 정영식은 첫 세계선수권 참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단식 출전이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최근 들어 연이어 하락한 자신의 세계랭킹에 대해 언급했다. 

"작년에 30위권 초반까지 갔던 랭킹이 사실 제 실력이 아니라 운이었던 거죠. 올해는 실력 그대로 성적으로 나오고 있는 거 같고, 제 실력에 딱 맞는 랭킹인 거 같아요." 

현재 63위인 정영식은 라이벌 김민석(35위) 서현덕(42위)에게 뒤처져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정영식은 자신의 복식 파트너 김민석에 대해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저랑 (김)민석이는 스타일이 완전 다르죠. 민석이는 파워 있고 시원하게 내지르는 공격형인데 반해 저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선호하죠. 각자 장단점이 확실히 다르기 때문에 배울 수 있어 좋아요. 그런데 민석이도 제게 배울 게 있다고 생각할까요? 저기... 한 번 물어봐 주세요." 

갑자기 파트너의 속내가 궁금했는지 정영식은 김민석이 있는 쪽으로 기자를 이끌었다. 

"연습 파트너로 나가본 적은 있지만 직접 대회를 뛰러 (세계선수권에) 가는 건 처음이에요. 아무래도 단·복식에 혼복까지 나가니까 체력적인 면이 걱정인데요, 솔직히 단체전이 아닌 개인전이라 부담감은 없어 좋아요. 그냥 제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고 돌아올 생각입니다. (정)영식이요? 좋죠. 제가 갖고 있지 않은 꾸준함, 지구력, 연결력, 침착한 성격 등 다 닮고 싶죠. 제가 갖고 있지 못한 걸 다 갖고 있어요." 

파트너의 장점에 대해 술술 풀어놓은 김민석은 4강 진출을 이뤄 다음 대회에서는 더 좋은 시드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대회 목표를 밝히고 떠났다. 

생김새만큼이나 판이하게 다른 성격과 성향을 지닌 둘이 완벽한 호흡을 그려내며 중국의 높은 벽까지 뚫을 수 있을까? 김민석-정영식 조는 14일 오후 5시(한국시간) 중국 차세대 에이스 두오마룽(5위)-쉬신(6위) 조와 한판 승부를 통해 결승진출을 다툰다. 일단 목표치는 해냈다. 이제 형들이 떨쳐내지 못했던 중국에 대한 패배의식을 씻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부담 없이 마음껏 제 실력만 펼쳐주길 바란다.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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