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기는 도저히 이해가 안감.
제 시선으로는 이은혜가 체격, 실력, 기본기, 심지어는 서비스도 더 좋고
수준도 높음.
그런데 왜 짐!!!

화면상으로 보면 분명히 고고탁님 말씀하신 그대로 보이는데요. 아주 결정적인 패배의 원인이 보이네요.

일단 득실 과정을 보면 거의 대부분의 득과 실이 이은혜로부터 나오고 있어 보여요. 즉, 득점도 이은혜의 강공에 의해 득점이 되고 실점도 이은혜의 미스에 의한 실점 즉, 이은혜가 점수를 주고 잃고 그러고 있는데 결론적으로 실이 더 많다. 이거죠.^^ 왜 그럴까요?

우선 화면상으로 보이는 모습으로 보면요. 이은혜가 사쿠라 보다 공에 대한 반응이 늦습니다. 실점을 자세히 보면 공격을 시도했다가 미스를 해서 나오는 실점도 있지만 의외로 상대가 그닥 어렵지 않은 공을 보내왔는데 그걸 넘기지 못하는 실점이 꽤 많이 보입니다. 또 가끔 충분히 쫓아가서 처리할만한 공인데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보입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저는 그 답을 최근의 일본 선수들의 달라진 점에서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 일본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 확연하게 달라진 부분이 보이는데요. 바로 완급조절 입니다. 지난번 세탁에서 하야타 히나의 경기를 봐도 완급조절이 굉장히 돋보여서 심지어 중국 선수조차도 박자를 잘 맞추지 못해서 지기도 하고 어려워 하기도 하는 모습을 봤었지요.
근데 그저께인가 히라노 미우 선수의 이번 대회 경기를 봤는데 역시 완급조절이 굉장히 좋아진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근데 지금 이 영상의 사쿠라 선수도 분명히 상대적으로 이은혜보다 사쿠라가 완급조절이 좋아 보입니다. 이은혜의 대부분의 미스가 박자 미스로 보여요.
근데 그게 이은혜가 박자를 못 맞췄다기 보다 사쿠라의 완급 조절에 의해 박자가 흔들려버린 그런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아마추어 들이야 평범한 공에도 박자를 못 잡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만 이은혜 정도 수준의 우수한 선수들이 그냥 박자를 놓치겠습니까. 사쿠라의 교묘한 완급 조절에 의해 박자를 뺏기는 거죠.
피지컬이 이은혜가 월등이 앞서는데 오히려 그게 사쿠라에게 더 유리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피지컬이 좋은 선수는 반대로 작은 공을 다루는 탁구에서 순발력과 반응력에서 덩치가 작은 선수보다 밀릴 수도 있거든요.

뭐 저 따위가 탁구를 뭐 얼마나 안다고 영상을 보고 선수들의 경기를 감히 평을 하겠습니까만 일단 이 동영상의 경기를 보면 상대적으로 좀 더 정직하고 우직한 파워 플레이의 이은혜가 교묘한 완급조절로 박자싸움으로 끌고간 사쿠라에게 말린 경기다라고 저 나름대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최근 일본 선수들의 달라진 특징이 있는데요. 바로 침착성 입니다.
일본이 뭔가 코치진의 변화나 탁구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지 아니면 최근 일본의 국대 선수들의 성격이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요.

이상할 정도로 최근 일본 선수들이 완급 조절도 좋고, 특히 침착성이 굉장히 좋아 보입니다. 랠리가 끝난 후 아쉬움을 표현하거나 그런 건 당연히 있지만 신기하게 랠리 중에 흔들려서 무리한 플레이를 시도한다거나 위축된 플레이가 있다거나 이런 게 거의 안 보입니다. 굉장히 플레이가 침착해요.
특별하게 막 기술이 좋아지거나 이런 건 안 보이는데 완급조절과 침착성 이게 최근 일본 선수들이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지금 일본 선수들 성적이 굉장히 좋잖아요.

우리도 무슨 기술이 갑자기 확 좋아지기는 어렵지만 완급조절이나 침착성 같은 건 훈련으로 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은데 많이 아쉽습니다.
그나마 최근 전지희 선수의 포핸드 비중이 높아진 게 하나의 희망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제가 볼 때는 자신보다 어려운 상대와 시합 경험이 많아서인 것 같습니다.
일본이 선수층이 두텁고 수준이 더 높기 때문에 득을 보는 것 같아요.

일단 탁구의 방송 노출 자체가 우리와는 비교가 안 되는 것 같아요.

이건 공식적인 통계인데요.
탁구는 전세계 10대 인기스포츠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e스포츠가 10대 인기 스포츠에 들어가고 탁구는 못들어 갔습니다..
일본에서는 탁구가 당연 10대 스포츠에 들어갑니다.
우리가 아는 후쿠아라 아이, 이시카와 카스미는 일본의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 다음으로 인기짱인 스타라고 합니다.

일본은 원래부터 탁구강국이었고 탁구가 일본인들한테는 중요한 스포츠 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단지 80년대말부터 90년대까지 우리한테 펜홀더 반짝 스타들이 출현하여 특유의 노가다 정신과 체력으로 10여년간 일본을 앞선 적이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의 시선은 당연 탁구로 일본 정도는 눌러줘야 한다는 기대치가 있어서 결과가 그렇지 못하자 탁구인기가 시들해진 것 뿐입니다. 사실 일본은 탁구 정통 강자였고 잠시 한국에 강자에서 밀린 적은 있으나 일본 특유의 절치부심과 기술 연구정신으로 다시 강자 자리를 찾아간 것 뿐입니다. 우리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즉 우리는 쎈놈은 아닌데 눈높이만 높다는 얘기입니다.

옛날부터 버터플라이, 야사카, tsp 등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걸 보면 으아님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