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고대 국가의 신화와 종교 - 이스라엘(히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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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고대 국가의 신화와 종교 - 이스라엘(히브리) >
이스라엘의 역사는 아브라함 시대(메소포타미아)부터 이지만
그들의 민족 개념은 모세의 출애굽 사건 이후에 생겨납니다.
40년간의 광야 유랑생활을 거친 끝에
약속의 땅으로 알려진 가나안(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살게 됩니다.
가나안은 그시대의 양대 문명권인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의 연결지였으며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었습니다.
유목민족이었던 히브리인들은
농경 문화권인 가나안으로 들어가면서
가나안 농경 사회의 종교와 접촉하게 되고,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가나안 지역의 여러 신들을
그중에서도 특히 바알을 모시게 됩니다.
정착해 살며 정치, 경제적 발전을 이룬 히브리인들은 이스라엘 왕국을 세우고
사울과 다윗, 그리고 솔로몬에 의해 국가의 기초가 닦이는 듯 하지만,
솔로몬 사후, 남북 두 왕국으로 분열됩니다.
북쪽인 이스라엘은 기원전 722년경에 앗수르 제국에 망하고,
남왕국 유다는 기원전 587년경에 바빌론 제국에 망해
많은 이스라엘인이 바빌론으로 강제 이주 당하는 5-60년간의 '바빌론 유수'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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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민족이 공식적으로 섬기던 신의 이름은 야훼(Yahweh)였습니다.
초창기에 엘(El)이라고 자주 불리우던 이스라엘의 신은
출애굽 이후, 야훼라는 명칭으로 통일되어 갑니다.
(엘과 야훼가 동일신인지 아닌지는 좀 아리송합니다.)
히브리 신화에 의하면
야훼는 자연신이 아니고 자연을 초월한 존재입니다.
자연을 포함한 우주를 주관하고 지배하며
동시에 자연계에 대하여 독립된 신격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히브리인의 기록에 의하면
역사적으로는 히브리 민족만을
구원하는 신으로 한정 묘사됩니다.
그들의 기록물인 히브리 바이블에는 타민족이나 이방인을
혐오,배격,비하,학살하는 내용이 상당부분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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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처음부터 철저하게 야훼만을
자기들의 신으로 숭배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은 주변 세계의 여러 다른 신들을 똑같이 섬겼습니다.
이스라엘의 민족 종교는 야훼 유일신 신앙이었으나,
대중은 다원주의 종교 성향이 강했습니다.
이러한 종교 성향으로 인해 가나안에 정착하면서
풍요와 다산을 추구하던 바알교에 깊숙이 빠져들었습니다.
바알교는 바알과 그의 배우자인 아세라 사이의 성관계가
풍요와 번영을 약속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리하여 신전에 '신전 창기'를 두고서
그들과 성관계를 맺음으로써
둘 사이의 부부 관계를 재현하는 의식이 존재했습니다.
(의식? 제가 보기에는 합법적 매춘을 위한 핑계 정도인 것 같습니다.)
인간의 성 본능에 기초한 바알교의 이러한 매력은
대중에게 큰 유혹으로 작용했으며
이스라엘인이 얼마나 바알교에 심취했는지는
바이블 사사기(판관기)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왕정 시대로 바뀐 후로도
바알교의 교세는 확대되어 갔으며
주변 나라들과 활발한 무역을 하던
다윗-솔로몬 시대의 개방 정책으로 인해
바알을 비롯한 여러 신들을 숭배하는 종교가 한층 확장되었습니다.
(외부와 교류가 증가할 경우, 종교 다원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특히 솔로몬의 정략결혼은
외래 종교의 유입을 가속화 시켰으며
이런 추세는 분열왕국 이후에도 지속되었습니다.
북왕국 이스라엘의 초대 왕 여로보암 1세는
금송아지 단을 쌓고 신생 종교를 만들었으며
이후의 이스라엘 왕들은 이를 계승했습니다.
남왕국 유다에서도 바알교를 비롯한
많은 외래 종교가 폭넓게 포교되었습니다.
당시 강대국인 바빌론 지역의 각종 점성술 및
해,달,별들을 숭배하는, 천체숭배 사상이 널리 퍼져 있기도 했습니다.
바빌론에 의해 망한 후에는
포로로 잡혀간 사람들이 바빌론 종교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인들이 예루살렘 성전 안에서
탐무즈를 위하여 애곡했다는 내용이 바이블에 기록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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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고대 문명들은 다양한 종교 문헌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종교 생활의 규범과 표준이 될 만한 경전은 가지고 있지 못했고,
그저 산발적으로 흩어진 문헌들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은 그들의 종교적인 정체성을 보증해 주는
나름의 경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이블'로 불리는 그것은
히브리어로 기록된 히브리인들의 것인 까닭에
'히브리 바이블'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스라엘에는 기록된 경전 이외에
구두로 야훼의 말을 중재하는 자들이 있었습니다.
제의의 중심축을 담당하고 있는 제사장들과
왕정 시대 이후로 활동을 시작한 예언자들 입니다
제사장들은...
성전 관리, 제사 주관, 율법 교육, 재판 등을 책임지는 자들이었습니다만
한편으로는 야훼의 뜻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중재자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일종의 제비뽑기 수단에 해당하는
'우림과 둠밈'이라는 것은
긍정과 부정의 두 가지 가능성을 놓고서
야훼의 뜻을 묻는 데 자주 사용되는 것들이었습니다.
제비뽑기는 대체적으로 제사장들에 의해서 이루어졌지만,
때로는 일반인들에 의해서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렇듯이 주변 세계의 다양한 점술 중에서
유일하게 제비뽑기를 허용하면서도,
그 외의 다른 모든 점술과 주술은 격렬하게 비판했습니다(왜??).
이스라엘 일반 대중이 가나안 정착 이후
주변 세계의 점술과 주술을 폭넓게 수용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한편, 바이블에는
야훼의 뜻을 아는 일은 점술이나 주술을 통해서가 아니라
예언자들의 중재를 통해서 가능하다는 점이 기록되어있습니다.
예언자들이야말로 야훼와 이스라엘인 사이의 의사소통에 있어서
가장 합법적인 통로임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예언자들은 다양한 소명 체험을 통하여
야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선포함으로써
양자 사이의 대화를 추구합니다.
당시 예언자들이 선포한 메시지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야훼 유일신 신앙을 버리고 주변 세계의 다신론을 수용한
이스라엘인의 종교 다원주의적 성향을 비판하고
삶과 역사 속에서 야훼의 뜻을 실천하면서 살기는 커녕
행함과 진실함이 없이 단순히 예배(제사)만 드리면
모든 것이 야훼에게 용납된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신앙관을 비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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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prince님의 댓글
princ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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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송님의 댓글
낙엽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인더스 티그리스 강을 끼고 형성된 초승달 지역의 역사 문화라는 소재가 참 독특합니다. 야훼 라는 말씀은 공동번역에서 나오는 우리 하나님의 또 다른 호칭이라서, 프린스 님의 서술 관점이 천주교와 무관치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여튼 근래 올리는 고대 문명은 쉽지않은 주제인데,,,, 프린스님의 커리어가 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