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리는 탁구와 이기는 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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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학동탁구교실에서 퍼왔습니다(http://cafe.daum.net/hakdongpingp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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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는 탁구와 이기는 탁구
안녕하세요?
탁구를 하시는 분들 중엔 크게 두 가지 부류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건강과 오락, 여흥을 위해 탁구를 하시는 분들과 좀 더 탁구를 잘 치고 대회에도 나가고 싶어서 나오시는 분들이 그것입니다.
사교 탁구와 전투 탁구, 즐탁과 실탁, 엄밀히 따져 나가다 보면 물론 그 경계가 모호하여 분명히 선을 갈라 딱 잘라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만, 각기 근본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상이합니다. 제 경우는 전자에 속합니다. 그래서 탁구를 칠 때면 어떻게든 편하고 기분 좋게 함께 탁구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힘쓰면서 저 또한 그 가운데서 즐거움과 기쁨을 누리며 더불어 땀 흘리고자 노력합니다.
시합으로서의 탁구란 경기는 일견 참 간단합니다. 상대보다 하나 더 공을 넘기면 이기는 것이지요. 다만, 전 그 '하나 더'가 이기기 위함이 아니고 즐기기 위한 것이기를 바랍니다.
여가와 건강을 위한 생활 체육으로서의 탁구에서, 어떻게든 힘들고 어려운 공으로 상대가 받지 못 하게 하여 득점을 하고 우열을 가리는 탁구 경기에 저는 약간의 거부감을 느낍니다.
저는 체육인도 아니거니와 프로 선수도 아니며 단지 건강과 여흥 그리고 친교를 위해 탁구를 하기 때문입니다.
상대를 이기고서 혼내줬다며 은근히 자기 과시와 우월을 표시하는 분들에게 거부감을 느낍니다. 즐거운 가운데 서로 멋진 플레이를 나누며 상대를 칭찬해주고 격려하는 것에 더 큰 기쁨을 느낍니다. 상대의 멋진 플레이에는 꼭 한 마디의 찬사를 여러분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탁구를 치시다보면 상대가 잘 받을 수 있도록 리듬을 맞춰가면서 일정한 자리에 공을 살려 보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자기 탁구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정중한 예를 갖추고 상대를 배려하며 하나 더 살려 나가는 탁구를 하시면 기쁨과 함께 실력 또한 늘어가리라 생각됩니다.
술을 잘 마신다는 것은 많이 마시는 것이 아니라 자기 주량껏 기분 좋게 마시고 정겨운 자리를 만드는 것이 듯, 탁구 또한 잘 친다는 것은 상대를 부셔 버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멋진 플레이로 땀 흘리며 즐거울 수 있으면 된다는 것이 저의 지론입니다.
지나친 비약입니다만, 강한 승부욕은 정신 세계에 그리 이롭지는 않을 둣 합니다. 상대를 이기고자 하는 경쟁적인 마음은 투쟁심에 기초하고, 이기고 겸손했다 하더라도 남모르는 조그만 우월감을 가지게 되며, 지는 것은 어쨌거나 아주 조금이라도 우울한 일입니다.
물론 시합에 출전한다면 별개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이기려 기를 쓰는 탁구보다 하나 더 멋진 플레이로 살려가는 탁구를 추천해 보고 싶습니다.
탁구공은 테이블 위에 있을 때는 생기 있게 살아 움직이지만 떨어져 바닥에 구르는 공은 다만 누군가 주으러 가야 할 뿐입니다.
이 글은 전적으로 개인적 견해이며 얼마든지 다른 생각과 관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견해들 또한 저는 존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