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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돌파] 기차길 옆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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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이 작은 도시를 대표해 일반부 선수로 전국체전에 출전했다. 가녀린 몸매에 포니 테일(pony tail)로 질끈 묵은 머리. 검은색 반바지에 보라색 상의 유니폼을 갖추어 입은 그녀는 소녀 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망령을 떨쳐내고 정말 오래간만에 가진 기량을 마음껏 펼쳐 보였다. 과거 그녀의 선수 시절 강적들을 이기고도 갑자기 허망한 패배를 당했던 징크스를 완전히 극복했다. 이제 나이 서른이 된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빠른 몸놀림. 공격적인 리시브. 강력한 백핸드에 이은 포핸드 마무리. 상대의 공격을 철저히 막아내는 수비능력.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몇 살이나 어린 실업선수들을 하나 둘 이겨가며 결승까지 가는 그녀의 모습은 그야말로 전신(戰神)의 모습이었다. 간결하며 단호한 플레이. 관중과 대회 관계자는 그런 그녀를 보며 왜 이런 선수가 지금까지 무명이었는지 그것을 의아하게 생각했다. 혹시 누구라도 그녀가 중국을 넘을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던 때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지도 모를 일.

 

시상식이 끝난 후, 그녀는 획득한 메달을 짝꿍에게 걸어주었다. 그 사이 짝꿍은 훤칠한 청년으로 성장해 있었다. 둘을 보노라니 시종일관 초등학생일 때처럼 사이좋게, 그녀가 짝꿍을 돌보는 그런 모습이었다. 그녀는 양부모님에게 그녀를 괴롭히던 징크스의 정체가 무엇인지 간략히 설명해 드렸다. 중학교 2학년 때인가, 모두 잠든 밤, 문득 잠에서 깨어 물을 마시려는데 부모님께서 소곤소곤 나누던 대화를 듣게 된 소녀. 당신들 사후 누가 짝꿍을 돌볼 것인지 걱정하시던 부모님. 그때 소녀는 짝꿍을 자신이 돌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그날 이후 대회에 출전하면 잘 나가다가 갑자기 머리가 텅 빈 느낌이 되며 경기를 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 자신을 키워주신 할머니가 갑자기 떠나시고 혼자 남았을 때의 충격이 짝꿍이 이 세상에 혼자 남게 되는 상황과 겹쳐지면서 충격이 증폭되어 몸서리 처지며 경기에 집중할 수 없었다는.

 

그녀는 양지바른 곳에 자리 잡고 있는 할머니의 산소를 찾아갔다. 그녀가 젖먹이일 때부터 초등학교 5학년이 될 때까지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 저절로 눈물이 북받쳤다. 그녀는 준비해 온 대로 할머니 앞에 조촐하게 술잔을 올렸다. 술잔 옆에는 전국체전에 출전해서 획득한 메달을 가지런히 놓았다. 그리고 단정하게 절을 올렸다. 20여 년 만에 찾아온 할머니의 품. 그녀가 탁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말없이 웃어주시던 할머니. 몸도 약한 그녀를 무던히도 걱정하시던 할머니. 그 할머니의 품에 그녀가 안겼다.

돌이켜보면 긴 시간이었다. 그녀가 초등학생일 때 지병을 치료하러 따님이 사는 도시로 떠나신 할머니의 행방을 알아낸 것은 그녀가 대학을 졸업하고 다른 공부를 할 무렵이었다. 수소문해서 주소를 찾아내고, 할머니가 계시다는 도시를 찾아갔지만, 할머니를 뵐 수 없었다. 다만, 먼발치서 할머니의 따님이 운영하는 가게를 살펴보는 것이 전부였다. 그녀는 후일을 기약하며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 당시 그녀는 하루하루가 너무나 바쁜 날들이었다.

 

서울의 탁구 클럽에서 코치로 순항 중이던 그녀가 이 작은 도시로 와달라는 청을 받았을 때 그녀는 어떤 운명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차피 때가 되면 그 작은 도시에 갈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녀는 주변 분들과 충분히 상의한 후,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이 도시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그렇게 해서 다시 이 도시를 찾아온 그녀. 두어 번 할머니의 따님이 운영하는 가게를 살펴보며 조만간 인사를 드리러 가야겠다고 생각하던 그녀는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할머니의 따님이 운영하는 가게가 위치한 시장이 재개발 문제로 대단히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소식이 그녀의 귀에 들어왔다. 시장의 영세한 상인들은 재개발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리모델링을 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반찬가게도 마찬가지였다.

그 상황에서 그녀는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장 재개발을 둘러싸고 재개발을 찬성하는 쪽과 반대쪽이 서로 소송을 하며 대립하고 있던 차, 재개발보다는 리모델링을 하자는 재개발 반대쪽을 대리하던 변호사님께서 갑자기 세상을 떠나시게 되었다. 변호사님이 워낙 고령이시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재재발을 하려는 쪽이 변호사님에게 어떤 위해를 가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수군거렸다. 그러나 사인은 과로에 의한 돌연사로 판명되었다. 이 사건 이후, 리모델링을 하려는 시장분들이 새로운 변호사를 선임하려고 했으나 나서는 이가 드물었다. 소송의 결론은 재개발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결심을 굳힌 그녀는 할머니의 따님 가게에 들렀다. 떡볶이 1인분은 2000. 튀김은 5개에 2000. 물론 덤으로 새우 하나 포함. 고추튀김은 하나에 700. 튀김 주문하면 떡볶이 국물 얹어줌. 당연히 어묵 국물은 물론 김말이도 하나 더 줌. 그녀는 떡볶이 1인분과 튀김을 주문하고 출사표를 던지는듯한 결연한 자세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것들을 먹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마치 지나간 시간을 반추하듯 천천히 기억과 추억의 저편으로 여행하듯 삶의 태엽을 감았다. 그리고 할머니의 따님에게 자신의 계획을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다. 그녀가 대리인이 되겠노라고.

 

법정에 선 그녀는 너무나 당차 보였다. 빈틈없는 논리. 현실적인 대안 제시. 좌중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설득력. 진솔하고 진지한 태도. 검은색 스커트에 흰색 블라우스 위로 갖춰 입은 짙은 감색 재킷. 영락없는 변호사의 복장이었다. 법정 참관인석에 앉아 있던 시장 상인들이며 시장에서 장사하거나 관련이 있어 와 본 몇몇 허름한 탁구장 회원들은 놀라움 그 자체를 경험했다. 지금 변호인석에서 변론하고 있는 변호사가 너무나 눈에 익었다. 옷차림이 이렇게 사람을 다르게 보이게 하는 것인지, 아니면 역할이 사람을 그토록 다르게 보이도록 하는 것인지.

소송은 원만히 진행되었다. 재판부는 변호사 측이 제시한 대안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듯했다. 그쪽으로 결론을 유도하는 느낌이랄까. 리모델링 쪽을 대리하는 변호사 측에서는 자신들이 제시하는 대안이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이라는 주장을 했다. 이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결론적으로 먼저 시장 공용 화장실을 리모델링해서 그 결과를 보고 나서 논의를 계속하자는 쪽으로 일단락 지었다. 이 소식에 시장의 영세 상인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들은 재개발 비용을 부담하기에는 버거웠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상인 처지에서는 가뭄 끝의 단비와 같은 묘책이었다.

 

시장 화장실에 가림막이 설치되었다. 한 달 동안 대대적으로 리모델링 작업을 수행하게 되었다. 그녀는 짝꿍과 양부모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양부모님께서는 짝꿍과 함께 그 분야 전문가들을 초빙했다. 면밀한 진단이 이루어졌다. 이 도시의 전통과 문화가 고려되었다. 이 도시 사람들의 취향, 소비 패턴, 생활 문화, 시장에서의 동선, 주차장과의 거리, 이용자 분석 등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분석이 선행되었다. 짝꿍의 역할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공용 화장실이 리모델링을 마치고 시민에게 공개되었다. 겉모습은 한옥의 형상이었다. 멋스러운 처마가 뭐랄까 한복 입은 처녀의 치맛자락 같은 느낌이랄까. 단아하며 약간은 섹시해보이는 우리 한옥의 처마 곡선 하며. 이렇게 외관을 꾸민 이유를 들어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옥은 우리에겐 친숙하나 점점 사라져가는 추세이니 우리 것을 되살리는 의미가 있는 것이고. 다음, 외국 관광객이 보아도 괜찮을 우리 문화의 기념비라는 의미로 한옥을 선택했다는 것인데. 사람들의 반응은 대단히 호의적이었다.

내부는 마치 숲 속에 있는 듯한 느낌으로 디자인되었다. 편백 나무를 절묘하게 배치 시켜서 잘 가꿔진 산 중에 온 듯한 느낌을 주려는 의도라는데. 이용객이 내부로 들어가자마자 느낄 수 있는 신선한 공기와 숲 냄새. 그 향이 뭐랄까 사람을 매우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이, 소수의 아는 사람은 그것이 피톤치드(phytoncide)라는 것을 느낀다는. 현대적 감각과 우리 숲을 느낌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실내 인테리어가 단연 많은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사람들의 시선과 발걸음을 묶어둔 압권은 화장실 벽면 상층부에 자리 잡은 자연 채광 창문이었다. 자연 채광을 이용해서 이용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려는 한편, 그 창을 마치 중세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stained glass) 형태로 만들되, 그 그림이 재미있는 우리 민화를 접목한 형태. 여기 사용된 민화를 짝꿍이 그렸다는.

 

사람들은 감탄했다.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공용 화장실의 탄생을 축하하고 기뻐했다. 우리의 오래된 전통을 현대적 감각에 접목하여 근사한 공용 화장실이 탄생하였음을 인정했다. 시장의 명물로 자리매김 될 것이라는 덕담을 잊지 않았다. 외국인을 대상을 한 조사에서도 뷰우티블(beautiful) 혹은 어메이징(amazing)하다는 반응이 대세였다. 성공이었다. 이 성공으로 시장 상인들은 재개발을 포기하고 리모델링 작업을 선택했다. 상인들과 지역사회, 전문가들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좋은 아이디어를 논의했다. 물론 짝꿍과 양부모님도 이 논의에 참여했다. 기본적으로 시장 상가를 재정비하면서, 치과, 가정의학과, 이비인후과 등과 같은 작은 병원이 유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병원이 있으면 사람들이 모이게 되므로 이들을 자연스럽게 시장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가장 중요한 부분은 중 하나는 냉난방인데, 냉방 부분은 시장 곳곳에 물이 안개처럼 분무 되는 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할 듯. 난방은 에어커튼을 적절히 배치하여 적당한 온기를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시장이 주는 이미지, 즉 인테리어 주제는 우리 민화에 바탕을 두기로 했다.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시장, 시장 자체가 하나의 민화와 같은 작품으로 탄생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에 충분했다. 세부적인 계획과 예산 등이 정해지는 대로 시장을 대대적으로 재단장하기로 했다.

 

때론 한마디 말이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일이 있다던가. 언젠가 그녀가 아주 어렸을 때 들었던 말. 짝꿍을 부탁한다는 말. 그 말. 그 부탁을 그녀는 늘 변함없이 간직하고 있었다. 그동안 그녀는 자신의 계획을 하나씩 실행에 옮겼다. 대학에 진학해서 탁구 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다. 그녀에게는 대학 이후의 계획이 있었다. 대학을 마치고 법학대학원에 진학하면서 그녀는 자신의 구체적인 계획을 부모님에게 말씀드렸다. 그녀가 변호사가 되는 것이 짝꿍을 지키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더 놀라운 계획을 말씀드렸다. 파양(罷養). 그녀는 부모님에게 자신의 파양에 대해 진지하게 말씀드렸다. 부모님은 그렇게 부모에서 시부모로 바뀌는 관계에 대해 말없이 동의하셨다.

 

소나기가 한바탕 이 작은 도시를 스치고 지나갔다. 푸른 하늘이 세상을 내려보고 있었다. 이 푸른 하늘이 사람들의 머리 위에서 자태를 뽐낸 날이 언제였던가. 세상을 뒤덮던 먼지가 사라지고 난 후 보이는 세상은 또 다른 느낌으로 보였다. 모든 것이 있어야 할 제자리로 돌아온 선명한 배경 그림.

시장 골목은 새 단장을 하느라 분주해졌다. 허름한 탁구장에는 새로운 회원들이 늘어났고 활기가 넘쳐났다. 탁구장 사람들은 그녀에게 언제 날을 잡느냐며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잠시의 분주함을 뒤로하고 탁구장은 언제나 그렇듯이 여전한 모습이다. 평온한 일상, 나른한 오후. 그곳 사람들은 행복해 보였다. 가지고 싶은 것이 없으니 내 것 아닌 것이 없다 했던가.

 

한가한 오후의 정적을 깨며 공사 중인 시장 골목 저 너머에서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탁구러버 표면을 복원시켜서 회전력을 살리는 영양제


추천5 비추천0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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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에이스님의 댓글

no_profile 서브에이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평온한 일상, 나른한 오후. 그곳 사람들은 행복해 보였다. 가지고 싶은 것이 없으니 내 것 아닌 것이 없다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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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마무리입니다.
항시 저렇게 살고 싶습니다만 저는 하루하루가 전투입니다.

걍벽 작가님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고고탁의 콘텐츠에 품격을 더해주었습니다.

다음에 나올 책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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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님의 댓글

no_profile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벽님께서 올려 주신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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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파천님의 댓글

no_profile 만능파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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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가님의 댓글

no_profile 시냇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멋진, 따뜻하고 아름다운  엔딩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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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님의 댓글

no_profile 고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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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초님의 댓글

no_profile 행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읽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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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네님의 댓글

no_profile 윤슬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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