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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를기다리며] 갈림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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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챙겨 먹고 좀 이른 시간에 탁구장에 도착했다. 어라, 전에 보았던 그 펜홀더 고수가 한가로이 벤치를 지키고 있는 모습. 오호 이 무슨 횡재인가 싶어 얼른 게임을 청하고 몸을 푼다.

들리는 말로는 이 선수 직업이 의사라던데. 성이 구씨라서 탁구장 어르신들이 구닥(doctor)이라고 부르기로 했다던가. 아무튼, 나타나자마자 이곳 허름한 탁구장의 고수들을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여준 이 신비로운 중년 친구와 게임 할 생각을 하니 즐겁기 그지없는데.

게임에 들어가니 역시 펜홀더 고수다운 경기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지난번 경기와 달리 나도 연구한 바가 있으니. 상대의 서비스를 분석했으므로 리시브를 좀 더 공격적으로 할 것이라는 점. 상대는 아마도 포핸드 플릭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하지 못해 보이므로 상대 포핸드 쪽으로 짧은 서비스를 구사한 후 공격을 하는 방법으로 상대를 괴롭힐 수 있다는 점. 상대와 경기를 해보았으니 상대의 플레이 패턴 중에 공식처럼 이어지는 플레이를 읽고 대처할 수 있다는 점.

그러니까 상대가 포핸드 쇼트 후 돌아서는 때, 그 징후를 미리 포착해서 상대 포핸드 쪽으로 공을 밀어버리면 꼼짝 마라 상황이 된다는 것인데.

나름대로 열심히 경기에 몰입했으나 지난번 경기보다 점수 차를 줄였다는 정도로 만족해야 할 듯.

게임이 마무리되자 나는 구닥을 송 여사에게 인계했다. 오호 이 친구 송 여사 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은 것이. 눈동자에서 뭔가 모를 욕망이 읽히는데. 구닥도 남자는 남자인 모양. 송 여사 미모에 반응을 보이는 눈치.

 

그러고 보니 이 친구가 싱글이라고 했던가. 오호 이거 핑크빛 분위기가 탄생하는 것인가.

구닥과 송 여사의 경기는 그야말로 무림 협객의 경기 양상. 놀라운 풋워크.

구장을 넓게 쓰며 다양한 공격 패턴을 보여주는 구닥. 그에 맞서는 송 여사 또한 빠른 몸놀림에 기회가 오면 터지는 강렬한 스매시.

송 여사의 플레이에 거침이 없다. 송 여사가 3점을 받고 쳐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구닥이 스매시 스타일에 약해서 그런 것인가. 나보다는 송 여사가 구닥 선수에게 더 강해 보인다. 역시 탁구는 상대적인 운동인가.

구닥 선수, 미인이 날리는 스매시에 당할 때마다 알 듯 모를 듯 작은 웃음을 보이는데. 게임이 즐거운 것인가. 송 여사와의 게임이 즐거운 것인가.

한편의 잘 정제된 무협 영화가 저물어 갈 무렵 탁구장 한 쪽 구석 레슨 테이블의 동창 친구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열심히 레슨받고 있는 친구. 그 자세를 보니 이제 두어 달 탁구를 배운 동호인답게 녀석의 탁구 열기가 대단한 듯. 단숨에 고수의 반열에 오르고 말겠다는 신념이 차고 넘쳐 보인다.

그 모습과 함께 과거 허름한 탁구장에 들렀던 초보 동호인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는데. 돌이켜 보자면 탁구를 배우겠노라고 찾아온 초보 동호인 중 몇몇은 몇 달 레슨으로 고수가 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묻곤 했는데. 길어야 1년이면 고수가 되는 거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도 들었는데. 그 짧은 기간으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 한 일이라고 이야기해주었을 때 자신은 가능할 것이라는 눈빛을 내뿜던 분들의 모습이 눈에 선한데.

몇 달, 아니 1년 정도 배워서 고수가 될 것 같으면 지금 탁구장에는 온통 고수들로 가득해야 할 것인데. 적어도 몇 년을 배우고 익히며 수련해야 간신히 초보 딱지를 떼고 중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려나.

고수를 향한 집념이 강한 초보 동호인 중 일부는 고수의 길이 멀고도 험하다는 사실을 깨다는 순간 쉽게 좌절하곤 한다. 또 일부는 단숨에 고수가 되는 비법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이른바 레슨 유랑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누가 좀 잘 지도한다는 소문을 들으면 그 코치에게 가서 몇 달 배우다가 금방 고수로 만들어 주지 않음에 실망하고, 또 다른 코치를 찾아 나서고를 반복한다든가.

또 어떤 분은 용품 방황에 빠지기도 한다. 많은 돈과 시간을 쓴 후 절대 명검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평범한 사실을 배우게 된다는. 적잖은 동호인이 그렇게 저렇게 방랑하며 돌고 돌다가 다시 허름한 탁구장으로 돌아온다는.

그렇게 돌아온 동호인 중 또 누군가는 내게 묻곤 한다. 고수로 가는 빠른 길을 알려달라고. 뭐라 대답해주기가 대략 난감이다. 운동 능력이 뛰어난 분이라면 조금 연습하면 될 것 같다고 희망을 줄 수도 있지만,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분들에게는 뭐라고 설명한단 말인가. 더더군다나 중년의 나이에 탁구를 배우는 처지라면 더더욱 난감이다.

절대 무림 비급을 얻어 단숨에 고수가 되고픈 분들에게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한방 드라이브에 대한 열망이다. 치기만 하면 상대가 받지 못하는 절대무기. 한방 드라이브. 공이 사라진다는 절세신공.

한방 드라이브의 유혹은 초보 동호인을 주화입마로 이끄는 가장 달콤한 덫이라고나 할까. 한방 드라이브의 향기에 취하면 마치 남자가 여성의 미모에 홀리듯 꽂혀서 누가 뭐라고 해도 듣지 않고 오로지 직진 또 직진. 마침내 당도하는 종착역은 신기루를 쫓았다는 허탈과 운이 나쁘면 덤으로 부상까지.

그러나 중년에 탁구에 입문한 동호인 중 극소수가 입문 후 이리저리 공부하고 연구한 후 한가지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이 선각자들은 한방 드라이브를 포기하는 결정을 선택하는 그룹이다. 자신들과 그 무기는 호환이 되지 않아 탑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한방 드라이브를 자신들 무기 리스트에서 삭제한다. 그러나 지우는 것이 바로 새 희망을 싹 틔우는 일이다. 연결 능력이 쌓이고 쌓이면 핵 융합하듯 형질변환이 이루어져 한방이 탄생한다면 적당하려나. 비워야 채울 수 있다고 해야 하나. 한방 드라이브를 포기하는 순간부터 한방 드라이브를 장착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파라독스(paradox).

동창 녀석의 레슨 시간이 마무리되었다. 이제 내게로 올 터. 배움이란 그 토대가 되는 기초가 중요한 것. 친구에게 당분간 필요한 연습은 기본기 중 기본기.

무공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무공의 가장 기본은 보법이라고 말할 것이다. 탁구에서는 풋워크(footwork)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발이 하는 일이다. 속된 표현으로 개고생.

공을 치려면 공을 치는 위치에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버섯 속담에 일 능이 이 송이라 하던가. 탁구에서는 일 보법 이 타법. , 치는 것보다 움직이는 것이 더 먼저라는. 특히 게임 중에 한방 드라이브를 출수하려면 그 정신 없는 와중에 제 위치에 갈 수 있는 움직임 능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놀라운 풋워크 능력이 습관화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라켓이 안 보일만큼 빠른 스윙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인데. 중년 나이에 그것이 가능하겠는가.

그러니 나는 친구와 가장 중요한 기본기를 연습할 것이다. 풋워크를 연습한다는. 습관이라는 것은 처음에 적응하기가 어렵지 본디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며 반복하면 몸에 익는 것.

천천히 공을 주고받되 친구는 타구와 동시에 풋워크를 사용한다. 숨 가쁘지 않게 그저 몸이 익히도록 천천히 천천히. 포핸드로 한 번 백핸드로 한 번. 이리저리 공을 보내고 이리저리 오는 공을 치고. 공을 치면서 반드시 움직이는 것을 연습한다.

설렁설렁 공이 왔다갔다 하지만 중년 나이에 이 또한 힘들 터. 땀을 뚝뚝 떨어뜨린다.

이것만 연습하면 금방 지칠 수 있고 지루할 수도 있으니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며 다른 연습을 한다. 내가 툭 쳐서 서비스하듯 보내는 공을 친구는 포핸드로 공격하는 것. 이것은 리시브의 기본이자 장차 공격적인 리시브를 하려면 필수 항목. 상대의 서비스가 테이블을 벗어나서 길게 오면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고수가 되기 위한 필수 아이템. 이것을 득템하지 않고 고수에 이르는 것은 원숭이가 서커스단에서 한글을 배워 장편 소설을 쓸 확률과 비슷.

이런 연습에 몰두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몇몇이 연습을 마치라고 눈치를 준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보니 송 여사 전집에 가서 막걸리 한잔하자는 이야기인데. 시간을 보니 벌써 열 시가 가까운데. 이미 짐싸서 갈 준비해서 모인 인원이 대여섯. 오호, 오늘도 보람찬 하루가 되는 것인가.

그래서 친구와 구닥과 또 허름한 탁구장의 은자 형님들과 함께 시장 골목 송 여사 전 집으로 고고.

막걸리 한잔 걸치고 호박전 한 입 베어 무니 이 무슨 호사론가. 더더군다나 오늘 술값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구닥 이 친구가 낸다 하니 그야말로 감로주 맛이라고나 할까. 역시 술 중에 가장 맛 좋은 술은 다른 이가 사는 술. 한잔하면서 보니 구닥은 틈틈이 송 여사에게 눈길을 주는 듯한데.

몇 잔 마시면서 어르신들께서 구닥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하시니 그에 답하는 구닥 선수. 들어보니 이 친구 참으로 재미있는 생활을 해온 듯 보이는데. 오호 가장 먼저 구닥 선수가 강조하는 점이 자신이 싱글이라는 이야기. 큰 소리로 마치 누구 들으라는 듯이 대답을 하는 구닥 선수.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되고 이야기는 또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지고. 모두는 조금씩 조금씩 어둠이 짙어가듯 취해가고 밤은 깊어가는데. 혹시 누군가의 애타는 마음도 그렇게 깊어가는 것은 아니었는지.

 

 

 

    탁구러버 표면을 복원시켜서 회전력을 살리는 영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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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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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가님의 댓글

no_profile 시냇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읽었습니다.
송여사님과 구닥님의 러브스토리 기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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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수사관님의 댓글

no_profile 명수사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읽었습니다
송 여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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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님의 댓글

no_profile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벽님 안녕하세요?!
오늘도 좋은 글 (소설) 올려 주심에 무한 감사를 드리며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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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같이님의 댓글

no_profile 바람같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읽었습니다.
재미난 스토리가 이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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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튼너님의 댓글

no_profile 발튼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항상 기승전 - 송여사 전집 막걸리 군요 ㅎㅎ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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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네님의 댓글

no_profile 윤슬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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