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자탁구의 암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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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탁구가 세계무대에 등장한 이후 여자팀에게는 암흑기라고 불릴만한 시기가 딱이 없었지만
중국 남자 탁구팀은 6년 동안의 암흑기가 있었습니다.
그 시기에 두 번의 올림픽과 세 번의 세계선수권 대회가 열렸습니다.
그 암흑기의 한 가운데인 1991년 5월 일본의 지바에서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렸습니다.
당시는 개인전과 단체전이 같은 곳에서 며칠 간격으로 함께 열리던 시절이었습니다.
단체전에서 일찌감치 탈락함으로 인해 입상권에 벗어난 중국 남자탁구는
개인전 단식에서 심기일전해서 무려 6명을 16강에 올렸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 다섯명이 16강전에서 탈락하고 마원거(Ma Wenge, 马文革) 홀로 8강에 올랐습니다.
반면에 한국 팀에서는 3명이 8강에 올랐습니다.
다행히(?) 중국의 마원거는 8강전에서 한국의 유남규를 만났습니다.
유남규는 1991년 말고는 세계선수권대회 16강에 오른 적이 없는 선수였습니다.
풀 세트 접전끝에 유남규를 이긴 마원거는 4강전에서 세계 최강이던 발트너에게 패했습니다.
당시는 스웨덴의 페르손과 발트너가 엎치락뒤치락 세계 1위를 주고 받던 시절이었습니다.
페르손과 발트너는 89년 도르트문트 세계대회에 이어 2회 연속으로 결승에서 만났습니다.
89년 결승에서 발트너에 패한 페르손이 91년에는 발트너를 3-0으로 완파하고 우승해 세계 1위를 탈환했습니다.
하지만 페르손의 세계 1위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1991년 10월에 세계랭킹 기준이 크게 바뀌어서 국제대회 성적에 가중치를 매긴 누적 점수로
매달 세계랭킹을 발표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현대식 랭킹 시스템의 기초가 이뤄진 게 바로 1991년 10월입니다.
새로운 랭킹 시스템 아래에서 1992년 초에 발트너가 세계 1위로 복귀했습니다.
발트너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결승에서 중국의 마원거를 프랑스의 가티엥을 이기고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말썽많던 1988년 올림픽 직후 전 세계 탑랭커들이 한국을 극딜하던 때에 발트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중국 선수가 우승한 거 보다는 남한의 선수가 우승하는 편이 훨씬 낫다."
몇년간 세계 최강이었던 중국의 장자량과 천롱찬(Chen Longcan)은 서울 올림픽 이후 급격히 몰락했습니다.
반대로 그들과 동년배인 발트너는 진정한 전성기를 맞기 시작했습니다.
발트너가 두려워하던 중국 선수는 장자량과 천롱찬밖에 없었습니다.
일본식 펜홀더인 두 선수의 은퇴 이후 중국에 유럽식 셰이크핸드 스타일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장자량과 천롱찬을 대체하는 중국의 에이스는 텡이(Teng Yi)와 마원거였습니다.
그들은 발트너의 상대가 되지 못했습니다.
발트너는 동년배인 장자량, 천롱찬과 각각 통산 상대전적 4승 8패, 7승 10패로 열세였습니다
하지만 텡이, 마원거와의 통산 상대전적은 19승 5패 그리고 23승 7패로 발트너가 거의 주워먹는 수준이었습니다.
1993년 스웨덴의 예테보리(구텐베르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은 단체전에서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스웨덴에 이어 2위 자리를 탈환했습니다.
개인전 단식 8강에도 마원거를 포함해서 2명의 선수를 진출시켰습니다.
둘 다 8강에서 탈락했습니다. 1993년 남자 단식 4강 진출자는 모두 유럽 선수였습니다.
아래는 1991년 10월 현대식 랭킹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세계 1위에 오른 적이 있는 유럽 선수의 명단입니다.
Jan-Ove Waldner SWE (28 months)
Vladimir Samsonov BLR (21 months)
Jean-Michel Saive BEL (17 months)
Timo Boll (10 months)
Jorgen Persson SWE (9 months)
Jean-Philippe Gatien FRA (2 months)
Werner Schlager AUT (1 month)
발트너는 89년부터 세계 랭킹 1위였습니다.
마롱을 비롯한 현대 선수들과 비교하려면 발트너의 랭킹 1위 기간은 43~48 months 정도일 것입니다.
이상은 올드팬의 주저리였습니다.
댓글목록
pstime님의 댓글
pstim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발트너는 이듬해 바르셀로나 올림픽 결승에서 중국의 마원거를 이기고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이건 아닌거 같은데...
dpedrosa님의 댓글
dpedros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발트너의 위상을 가늠해볼 수 있겠네요. 다만 현대 탁구에 있어선 훈련법 등이 선진화되어 탑랭커에게 좀 더 불리한 조건임은 맞는 것 같습니다.
Grrr...님의 댓글
Grr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바로셀로나 올림픽 결승전 상대는 가티엥입니다. 그리고 마웬거의 상대 전적이 저정도로 압도적이었나요?
장자량님의 댓글의 댓글
장자량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일하면서 글을 쓰다보니 중요한 부분에서 실수가 나왔습니다. 92년 올림픽에서 발트너의 결승 상대는 가티엥이 맞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발트너와 마원거의 상대전적은 본문에 나온 내용이 맞습니다.
마라마라탕탕님의 댓글
마라마라탕탕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왜 2000년 이전의 세계랭킹 기록은 찾아볼 수가 없는걸까요 ittf에서 좀 올려주면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