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 기록과 인간의 육체적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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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은 1989년, 91년, 93년 그러니까 6년 동안 연속으로
탁구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 당시 스웨덴의 인구는 약 6백만 명으로 중국 인구에 200분에 1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스웨덴의 전체 인구가 중국의 탁구 선수 인구에도 못 미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탁구 말고도 스웨덴에는 유명한 스포츠 스타들이 즐비합니다.
프랑스 오픈에서 6번 우승했고, 윔블던을 5회 연속 우승한 후 26살에 은퇴한 테니스 슈퍼스타 비외른 보리(Bjorn Borg),
축구의 즐라탄 그리고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 정도가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스웨덴 출신 스포츠 스타이지만,
실제로 스웨덴 출신 스포츠 슈퍼스타는 육상, 수영, 스키, 탁구 등 비인기 종목에서 훨씬 더 많습니다.
1980년대의 슈퍼스타인 패트릭 스요베리(Patrik Sjoberg)를 비롯해서
스웨덴은 세계적인 높이뛰기 선수를 많이 배출했습니다.
그런데 제게 정말 좋아하는 스웨덴 출신 높이뛰기 선수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2.37m의 기록)인 스테판 홈(Stefan Holm)입니다.
스테판 홈은 특이하게도 신장이 180㎝에 불과하여 높이뛰기 선수로는 최단신 급이지만
몸을 휘는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그의 몸은 최고 높이에 도달할 때 완전히 ∩자 모양이 되어 2.37m의 바를 넘을 때
무게중심은 그보다 훨씬 낮은 높이로 지나갑니다.
2005년에 스테판 홈이 2.40m를 넘는 영상을 위에 첨부합니다.
인간의 높이뛰기 기록은 (약물 복용으로 2001년에 은퇴한) 쿠바의 하비에르 소토마요르가
1993년 수립한 2.45m로 23년 동안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작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캐나다의 데릭 드로윈 선수가 2.38m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높이뛰기 경기는 사람이 실제로 높이 뛰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올림픽 높이뛰기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1968년 멕시코올림픽에서 일어났습니다.
그 당시 세계 수준의 선수들은 가슴이 바(bar)를 향하도록 자세를 취하는 방식으로 높이뛰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오리건 주립대 학생이던 21살의 딕 포스베리(Dick Fosbury)는
몸을 뒤로 뉘어 바를 넘는 배면뛰기를 선보이며 올림픽 신기록 2.24m를 세워 금메달을 획득하였습니다.
포스베리의 기술을 쓰면 몸을 휘어서 바를 넘으면서도 몸의 무게중심을 바(bar)보다 훨씬 낮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배면뛰기를 통해 바를 넘을 경우 ∩자형 공간 속에 무게중심이 위치하는데
이는 다른 자세보다 10㎝가량 아래에 무게중심이 위치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무게중심이 낮으면 그만큼 적은 에너지로 높이 뛸 수 있기에,
그 이후 포스베리의 방법은 곧 높이뛰기의 정석으로 자리 잡았고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동물 중에서 높이뛰기에 최적화 된 것으로 유명한 것은 퓨마(puma)입니다.
퓨마는 나무에 오를 때 한번에 거의 6m까지 뛰어오를 수 있습니다.
인간이 가장 빨리 달린 경우는 우사인 볼트의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 대회의 기록으로
100m를 9.58초에 달린 것입니다. 이것을 시속으로 환산하면 37.58km이고,
이는 여태껏 육상 공식기록에서 인간이 얻은 가장 빠른 기록입니다.
인간이 기록한 가장 빠른 순간속도 역시 2009년 베를린 대회 100m 결승에서 볼트가 기록했습니다.
그 경기에서 볼트가 70m를 통과하는 시점의 순간속도는 시속 45km에 육박했고, 60m~80m 사이의 평균속도는
시속 44.72km를 기록했습니다.
인간이 두 번째로 빨리 달린 경우 역시 우사인 볼트의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 대회의 기록으로
200m를 19.19초에 달린 것입니다. 하지만 스포츠 과학자들은 장기적으로 200m 경기에서 인간(남성)이
가장 빠른 평균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사람이 정지 상태에서 최고속도를 내기까지는 5초 이상이 걸려서
100m에서는 최고속도로 달리는 시간이 짧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운동선수라도 200m를 전속력으로 달리면 그 이후에는 크게 체력저하가 옵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이 전속력으로 달릴 때에는
호흡에 의해 얻어진 산소만으로 충분한 에너지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근육에 저장된 산소를 사용하는데,
이 산소에 양은 한정되어 있어 단거리 선수라도 17~18초를 최고속도로 달리는 것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세계 수준의 남자 선수들이 내는 평균속도가 제일 빠른 경기가 200m인 것입니다.
작년 리우 올림픽 400m에서 남아공의 반 니커크는
마이클 존슨의 세계 기록을 갈아치우며 43.03초로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반 니커크의 400m 세계기록은 시속 33.3km로 우사인 볼트의 100m 기록인 시속 37.58km에 크게 뒤집니다.
400m 선수가 가장 빠른 평균기록을 내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육상 동물 중에서 순간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치타(cheetah)로 순간속도 시속 120km가 관찰된 적이 있습니다.
치타는 가속 능력도 뛰어나 정지 상태에서 3.5초 이내에 시속 100km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볼트보다 빨리 달리는 동물을 이야기하자면 굳이 치타까지 갈 필요도 없습니다.
몸길이 60cm의 토끼도 100m를 6초 안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인체는 인간으로 살아가기 편리하도록 맞춰져 있는 것이지
치타와 같은 야생동물 사냥꾼으로 살도록 진화하지 않았습니다.
인간은 빨리 달리지 않아도 살아남을 수 있었기에 생존을 위해 100m 달리기 기록은 필요하지 않은 것입니다.
치타는 육상 동물 중에서 500m를 가장 빠르게 달릴 수 있지만 그 직후에는 체력이 급격히 저하됩니다.
육상 동물 중에서 1km를 가장 빨리 달릴 수 있는 것은 치타가 아니라 프롱혼(pronghorn, 북미의 영양)으로
1km를 평균속도 시속 85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습니다.
톰슨가젤과 날지 못하는 새 타조도 1km를 평균속도 시속 80km 가량으로 달릴 수 있는 동물입니다.
인간을 제외한 거의 모든 동물은 장거리 달리기에서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빠른 속도를 내지 못합니다.
동물과 비교하면 단거리 달리기는 인간이 맥을 못 추지만 장거리로 갈수록 동물을 압도합니다.
육상 동물 중에서 가장 빠른 치타는 42km를 달리는 마라톤에서 인간을 이기지 못합니다.
우리에게 빨리 달리는 동물로 유명한 말(horse)도 인간 마라톤 선수를 이기지 못합니다.
인간은 마라톤보다 더 멀리 달릴수록 모든 동물 중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지킵니다.
그리스의 울트라마라톤 세계 챔피언 야니스 쿠로스는 160km를 11시간 46분에 달렸는데,
이와 같은 기록을 낼 수 있는 육상 동물은 없습니다.
야니스 쿠로스는 24시간 동안 무려 290.221㎞를 달린 기록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마이클 펠프스는 수영에서 역대 올림픽 금메달을 무려 23개나 땄습니다.
마이클 펠프스의 기록 중에서 가장 빠른 것은 베이징 올림픽 100m 자유형에서 그가 세운 47.51초입니다.
펠프스의 기록을 시속으로 환산하면 8km가 안되며 같은 거리를 달린 육상 기록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 같은 기록은 인간의 몸이 물속이 아니라 땅 위에서 두 발로 살도록 설계되었음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아무리 마이클 펠프스라고 해도 일정시간 이상 물속에 머무를 수조차 없습니다.
그리고 세계에서 수영의 공식 기록으로 제일 빠른 사람은 펠프스가 아니라 5
0m 자유형 세계기록 보유자인 브라질의 세자르 시엘루 필류로 50m를 20.91초에 주파해
그의 기록은 시속 8.25km에 해당됩니다.
참고로 지구의 동물 중에서 가장 빨리 헤엄칠 수 있는 것은 돛새치(sailfish)로
순간속도 시속 110㎞ 를 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돛새치가 100m 를 주파하는 시간은 펠프스의 1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돛새치의 최대 헤엄 속도를 측정하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돛새치의 속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돛새치가 배에 충돌했을 때
뾰족한 주둥이가 얼마나 깊이 박혀 있나로 운동에너지를 측정함으로써 이뤄집니다.
관련링크
-
https://youtu.be/by3lsm-6dd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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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페지오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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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팝그룹 ABBA의 전성기때 ABBA의 매출이 볼보자동차의 매출을 넘기도했었다는
설(?)도 있었드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