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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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씨의 '알고 싶어요' 는 1986년에 발매되었고, 참 특이한 분위기의 노래였습니다.
훗날 저는 이 노래는 황진이가 소세양에게 전한 시라는 이야기를 듣고 많이 놀랐습니다.
황진이가 사랑한 유일한 남자라는 소세양(蘇世讓, 1489~1562)은 대제학과 판서를 지낸
당대 최고의 지성인 중 한명이었습니다.
송도에서 한달 간 정을 나눈 후 황진이는 소세양과 이별하면서
봉별소판서세양(奉別蘇判書世讓 판서 소세양을 떠나 보내며)라는 명시를 지었습니다.
霜中野菊黃(설중야국황) 서리 맞은 들국화는 노랗게 피었네.
樓高天一尺(누고천일척) 누각은 한 척이 높아저 하늘에 이르고
人醉酒千觴(인취주천상) 천 잔의 술잔은 사람을 취하게 하는구나.
流水和琴冷(유수화금랭) 흐르는 물은 싸늘한 거문고와 어울리고
梅花入笛香(매화입적향) 매화는 피리소리에 젖어 향기로워라.
明朝相別後(명조상별후) 내일 아침 서로 떠나 보낸 뒤에도
情與碧波長(정여벽파장) 사무치는 정은 긴 물결처럼 이어지리.
한편 이선희의 노래 가사의 원작이라는 황진이의 시는 이렇습니다.
황진이가 소세양을 떠나 보낸 후 그를 못잊어서 동선을 시켜 한양의 그에게 전한 시라고 하네요.
蕭寥月夜思何事(소요월야사하사) 달밝은 밤에 그대는 누굴 생각 하나요?
寢宵轉輾夢似樣(침소전전몽사양) 잠이 들면 그대는 무슨 꿈 꾸시나요?
問君有時錄忘言(문군유시녹망언) 때로는 글에 나에 대한 것도 쓰시나요?
此世緣分果信良(차세연분과신량) 나를 만나 즐거우셨나요?
悠悠憶君疑未盡(유유억군의미진) 그대 생각 하다보면 모든게 궁금해요.
日日念我幾許量(일일염아기허량) 하루중에서 내 생각 얼만큼 많이 하나요?
忙中要顧煩或喜(망중요고번혹희) 바쁠때 얘기해도 내 말이 재밌나요?
喧喧如雀情如常(훤훤여작정여상) 참새처럼 떠들어도 여전히 귀여운가요?
이 시는 '알고 싶어요'의 가사와 거의 글자 그대로 대응됩니다.
내용도 품격도 현대적인 느낌입니다.
정말로 그 시대의 황진이가 소요월야사하사 시를 지었는지가 사뭇 의문스러울 정도입니다.
저에게는 황진이를 떠올릴 때마나 남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황진이의 시들은 거의 대부분 풍류를 아는 높은 양반들과의 연애에 대한 것들입니다.
물론 내용이 아주 훌륭합니다. 훌륭하기 때문에 더 아쉽고 궁금한 게 있습니다.
당시에 기생이라는 것은 지배계급의 공인된 성적 노예였고, 자식들에게도 그 신분이 물려졌습니다.
황진이는 그러한 성적 노예제도에 대해 일말의 회의나 의구심도 없었을까요?
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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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rKnZrV18J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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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고고탁님의 댓글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선희를 좋아한지 몇십년이 흘렀네요.
J부터 시작해서 참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알고 싶어요"는 자주 흥얼거리는 노래인데, 이런 배경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소세양이 많이 부럽기도 합니다.
황진이가 이쁜 기생이었든 불우하게 죽었든 그 것보다는
이렇게 사람의 감정을 세밀하게 한문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는게 놀라울 뿐입니다.
황진이는 정말 천재였는가 봅니다.
황진이는 관비는 아니었죠.
조선 전기까지만 해도 성리학이 조선 전체를 지배하던 이념은 아니었고 여자들의 지위도 꽤 높았습니다.
재산을 상속받았고 재가도 할 수 있었습니다.
황진이는 자유러운 삶을 살고 싶어 어느 아녀자처럼 결혼하지 않고
자유의 의지로 기생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러면서 시를 쓰기 시작했고 특히 남녀간에 상사를 쓴 시가 많다고 합니다.
장자량님의 댓글의 댓글
장자량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래 링크는 제가 좋아하는 이선희 노래입니다.
잘 알려진 곡은 아니지만 들어보시면 좋아하실 거 같네요
https://youtu.be/ltwXolp6tdA
정다운님의 댓글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자량님께서는 제가 좋아하는 노래만 올려 주셔서 넘 감사드립니다,,,
저도 이선희 가수를 좋아하고 노래중에 제이에게는 꼬옥 저를 두고 만든 노래 같아서 더욱 정감이 갑니다,,,
제가 성이 정씨라 영어로 제이로 시작하거든요!!! ㅎㅎㅎ,,,,,, (착각입니다요),,,
알고 싶어요 이외에도 아름다운 강산, 인연 등,,,, 다수의 노래들을 넘 좋아합니다,,,
좋은 노래 잘 보고 잘 듣고 갑니다,,,,
강청수님의 댓글
강청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좋은 음악감사합니다. ~~~
탁구치고 와서 피로감을 음악으로 깨끗이 날려 버려요
장자량님 감사합니다. ^^**^^
Vegas님의 댓글
Vega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황진이쯤 되는 인물이 성적 노예제도에 회의가 없을리는 만무하겠죠?
그런 시를 읊을 수도 없고 그런시가 있었다 해도, 그시대의 제도가 블랙리스트 넘버 원으로 도장 찍었을겁니다^^
아직은초보님의 댓글
아직은초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아마도 어느 누구를 사랑하지 않았나 싶네요 진심으로.. 많은 남자를 만나고 그사람과 거짓 사랑을 나누지만 늘 마음속에는 어느 한사람이 있는 제 생각에는 그런게 느껴지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