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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최고 지성들 사이에 벌어진 기상천외한 러브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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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글은 프랑스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와 문학가이사 사상가인 시몬 드 보부아르가 평생동안 펼친 특이한 로맨스에 대한 것입니다.

 
한때 프랑스가 낳은 20세기 세계 최고의 지성으로까지 불리던 장 폴 사르트르는 1905년 6월 파리에서 태어났습니다. 두 살 때 그는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외조부 칼 슈바이처의 집에서 자랐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의료 활동으로 평생을 바쳤고 노벨평화상을 받은 알베르트 슈바이처는 사르트르 어머니의 사촌입니다. 왜소한 사팔뜨기 소년이었던 사르트르는 친구들과 못 어울렸고, 그에게 유일한 피난처였던 아파트의 한구석에 처박혀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사르트르는 당시 최상의 교육을 받으며 자랐고 결국 파리의 최고 명문대학인 고등사범학교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에 입학했는데, 저명한 철학자이며 사상가인 메를로 퐁티와 레이몽 아롱 등이 그의 동급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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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는 어려서부터 해마다 300권의 책을 읽는 습관을 길러서 평생 동안 그 습관을 유지했습니다. 고등사범학교에서 그는 철학, 사회학, 심리학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철학교사 자격시험에서 첫해에는 떨어졌으나 이듬해에는 1등이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합격했습니다. 그보다 3살 아래였던 시몬 드 보부아르가 2등이었습니다. 당시 가장 우수한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사르트르는 1929년 6월에 교사가 되었습니다.


보부아르는 몰락해가는 귀족 집안의 장녀로 태어나 19살 때 소르본 대학에서 문학사 학위를 받고, 1929년 21살 때 철학 교사 자격시험에 2등이자 최연소로 합격했습니다. 이때부터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상대의 지성과 매력에 끌렸으나, 11월에 사르트르가 군에 입대해야 했기 때문에 서로의 입장을 정리해야 했습니다. 상대방과 자신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한 후 사르트르는 보부아르에게 계약결혼을 제안했고, 보부아르는 그에 동의했습니다. 보부아르가 사르트르와 맺은 계약결혼은 당시 기준으로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파격이었습니다. 이들의 계약이란 몇 가지 약속을 지키는 것이었는데 알려진 것들만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서로 남이 되지 말고 한쪽이 상대방을 찾을 때는 반드시 응한다.
둘째, 상대방이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것을 허락하며 외적인 속박과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다.
셋째, 상대방에게 거짓말을 안 할 뿐 아니라 어느 것도 숨기지 않는다.
넷째, 가급적 서로 같은 공간을 사용하지 않으며, 경제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완전히 독립한다.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계약은 원래는 2년 동안만 유효한 약속이었으나, 그 후 무려 51년 동안 둘 사이 관계에서 헌법처럼 지속되었습니다. 이 계약을 바탕으로 한 두 사람의 관계는 당시의 기준은 물론이고, 87년이 지난 현재 개방적이고 탈보수적인 유럽인의 기준으로 보더라도 일반인이 수용할 범위를 훨씬 벗어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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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부아르에게 사르트르는 첫사랑이었지만, 사르트르에게는 학부 2학년 때 만났던 시몬 졸리베라는 첫사랑이 있었습니다. 졸리베 앞에서 보부아르는 심리적으로 위축되었는데, 사르트르의 첫 번째 소설에서부터 10년 뒤에 발표되는 대표작 「구토」까지 졸리베의 그림자는 사르트르의 작품 속 주인공과 관련되어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보부아르는 사르트르의 애인들을 결코 태연하게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사르트르는 보부아르에게 자신은 많은 여자들과 자고 싶다는 욕망을 솔직히 말했고, ‘일부다처’는 ‘투명성’과 함께 자신의 신조라고 털어놓았습니다. 사르트르의 투명성은 보부아르에게 대화와 편지로 그가 새로 사귄 여자들에 대한 상세한(외모, 냄새, 체모의 색깔과 길이 등) 정보와 사랑을 나눴을 때 느낌을 자세히 알려주는 방식으로 실현되었습니다. 아무리 계약조건대로라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런 설명을 듣고 싶어 할 여자가 있겠습니까?


그밖에도 사르트르는 보부아르의 제자이자 동성 연인인 17세의 올가 코사키에비치와도 관계를 맺었고, 올가의 동생인 완다와도 관계했습니다. 그에 대한 반격으로 보부아르는 올가의 남자친구인 보스트에게 성관계를 제안했고, 올가가 보스트와 결혼한 후에도 한참동안 둘과 함께 가깝게 지냈습니다. 보부아르는 그녀가 몰리에르 고등학교로 옮긴 후에 새로운 여학생 폴란드 출신 비앙카 비에넨펠트와 사랑에 빠졌는데, 사르트르 역시 비앙카에게 한눈에 반하여 두 사람은 애인이 되었습니다. 사르트르는 그 외에도 보부아르의 제자이자 애인이던 나탈리 소로킨과 관계를 맺었고, 보부아르가 17살 연하인 클로드 란츠만과 사귀자 사르트르는 란츠만의 여동생 에블린을 유혹했습니다.


사르트르는 나이 들수록 상대하는 여자들의 나이가 18세, 17세로 어려졌습니다.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기상천외한 애정행각은 일일이 서술하기에 벅찰 정도로 많습니다. 아마도 그들이 복잡하고 미묘한 상대방의 연애 행각을 낱낱이 알면서 질투와 심지어 살인충동을 느꼈음에도 51년 동안이나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둘이 한 공간을 쓰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짧은 기간 동거를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가깝게 살 뿐이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상대가 밤늦도록 서재에 혼자 틀어박혀 있는 것도 괜찮았고, 상대가 다른 사람과 여행하며 연애를 해도 자신의 침대엔 체온을 기다리는 옆자리 같은 것이 애초부터 없었습니다.


사르트르는 1939년에 2차 대전에 참전하였다가 이듬해에 독일군의 포로가 되었으나 수용소를 탈출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때 보부아르는 "그가 살아 있다는 한 가닥의 희망이 있는 한 자살을 할 수도 없다."는 애절한 사랑을 토로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서로 만난 지 30년이 지났을 때 보부아르는 "나의 인생에는 확실한 성공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나와 사르트르와의 관계이다. 30년 이상 우리는 서로를 생각하지 않고 잠든 밤이 없었다." 고 회고했습니다. 보부아르가 사르트르와 오랜 관계를 가지면서 느꼈던 분노와 질투 그리고 상실감을 감안하면 이 말은 지성의 가면 뒤에 숨은 허세와 가식이거나 그게 아니면 제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레벨의 그 무엇일 겁니다.

 

보부아르는 사르트르보다 3센티 정도 컸고, 그보다 훨씬 매력적인 외모와 함께 당대 최고 수준의 지성을 갖췄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 사르트르는 그녀가 도저히 저항할 수 없을 정도의 방대한 지식으로 보부아르를 압도했습니다. 그녀에 대한 그의 지배권은 분명히 외형적인 매력이 아니라 지적인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보부아르는 20세기에 대표적인 여성 사상가, 여성 작가이자 원조 페미니스트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센 영민함과 페미니즘은 사르트르에겐 전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제 관점에서는 철학사를 뒤져봤을 때 남자가 여성 배우자에게 이토록 못되게 군 예는 루소가 테레즈를 대한 방식뿐일 겁니다.

 

사르트르는 바이마르 제국 말기인 1933년에 베를린으로 1년간 유학 가서 현상학의 창시자인 후설의 사상을 연구하고 하이데거의 현상학적 실존주의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태어난 것이 그의 ‘자아 극복’과 ‘상상력’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사르트르의 사상은 일반적으로 하이데거에 많이 의존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는 하이데거의 단순한 추종자가 아니며 하이데거 자신도 사르트르의 사상에 대해서 자신이 책임질 수 없음을 명백히 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사르트르는 잘 알려진 대로 현대의 가장 중요한 사조 중의 하나인 실존주의를 완성시킨 철학자입니다. 그의 만년과 사후에 사르트르의 영향력은 많이 퇴색되었지만 1960년대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그의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 는 명제를 이해하지 못하면 지성인 대열에 끼지 못했을 정도로 사르트르의 인기와 영향력은 막강했습니다.

 
1940년대 초부터 약 20년 동안 사르트르는 그야말로 제철을 만난 사상가였습니다. 그의 강연장은 현재 아이돌 공연장 못지않은 열광의 분위기였고, 강연을 듣고 혼절하는 여성들과 표를 구하지 못하고 밖에서 기를 쓰는 시민들로 인해 난리였습니다. 많은 신문들은 용지 부족에 시달리던 때였음에도 사르트르의 강연원고를 수천단어씩 게재했습니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이렇게 대중들로부터 폭발적 인기를 누렸던 철학자는 전무후무할 것입니다.


사르트르의 사상을 꿰뚫고 있는 단 하나의 이념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무한하고도 절대적인 자유'입​니다.  그는 인간의 이 자유를 저주받은 것이라고 극언을 한 적이 있는데, 이 절대적인 자유로 인하여 인간은 절대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존재이며 따라서 고독과 고뇌와 공포와 절망을 스스로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르트르는 우선 모든 인식이 대상에 대한 인식임과 동시에 그 인식을 의식하는 자기 자신의 인식이기도 하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여기서 그는 인간의 경우 '자기의 본질이 곧 실존인 존재'임을 다시 말해서 다른 모든 존재와 달리 인간에게는 그 본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 스스로 만들어지는 존재임을 선언하며 그런 뜻으로 인간의 존재 방식인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와 같이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는 것은 결국 인간은 반드시 세계 안에 존재하며 그 다음에야 비로소 자기 자신을 규정할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사르트르가 인간을 자유 외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 이유는 원래 인간은 아무것도 아닌 채 태어났으며 뒤에 가서야 비로소 무엇이 되는 것이고, 그것은 자기 스스로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사르트르는 수많은 저작과 강연을 통해 1940년대 후반부터 60년대까지 엄청난 돈을 벌었습니다. 사르트르는 벌어들은 돈의 일부를 써서 자신이 관계했던 수많은 여인들의 생활비를 제공했습니다. 그의 첫사랑 시몬 졸리베가 버림받고 병들어 경제적인 곤란에 놓였을 때, 그는 그녀를 임종 때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왔습니다. 사르트르는 1956년부터 유대인 아를렛 엘카임과 긴 사랑에 빠졌습니다. 엘카임이 임신했을 때 사르트르는 그녀와 결혼하려고 했지만 보부아르는 그를 간곡히 만류하고 1964년에 사르트르가 엘카임을 입양하도록 주선했습니다. 1980년 4월 15일 사르트르가 사망했을 때, 엘카임은 그의 재산과 저작권 그리고 사르트르의 원고를 사후에 출판할 권리까지 모두 물려받았습니다. 사르트르는 보부아르에게 어떤 유산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보부아르는 6년 후인 1986년 4월 14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 문명 전체가 수컷과 거세체와의 중간 산물을 만들어내어 여성이라는 이름을 붙였을 뿐이다. 여자 아이가 성인이 되기 전부터, 또 때로는 유년기부터 이미 성적으로 우리들 눈에 별개의 것으로 비쳐지는 일이 있더라도, 그것은 이해할 수 없는 본능이 여자 아이를 태어날 때부터 수동성, 교태, 모성애에 어울리게 해버렸기 때문이 아니라, 아이의 생활에 타인의 개입이 거의 당초부터 존재하며, 아이는 처음부터 강제적으로 그 인생의 직분을 떠맡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보부아르가 1949년에 출간한 「제2의 성」에 나오는 글입니다. 20세기 페미니즘의 가장 중요한 책으로 불리는 작품입니다. 사망 후 보부아르는 파리 시내 번잡한 한복판에 있는 몽파르나스 묘지에 사르트르와 함께 묻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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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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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스리님의 댓글

no_profile 부르스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등학교 시절 국민윤리시간에 들어봤던 철학자 샤르트르의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게되었네요.
보부아르와 현대에서도 상상하기 힘든 정말 독특한 로멘스입니다.
갑자기 궁금해서 그러는데,
'장자량님께서도 해마다 300권의 책을 읽었다!'에 제 라켓가방 안에 있는 엑시옴폴리볼 ,넥시 폴리볼 각한개씩 두개를 겁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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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량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장자량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탁구는 어릴적부터 20대 중반까지 정말 많이 했습니다. 책은 예전에 참 많이 읽었는데 나이들면서 책보다는 뉴스(더 빠르고)나 논문(더 깊게)을 통해 제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얻게 되었습니다.

저는 보부아르는 사르트르보다 모든 면에서 성숙하고 일관적인 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두 사람 사이의 진정한 관계를 알 수 없긴 하지만,
어이 없는 불한당에게 한평생을 휘둘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보부아르가 참 딱해보인 적이 많습니다.
그런 삶은 보부아르가 책에서 주장한 삶의 방식과는 너무 동떨어져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분이 딱하다고 생각하는 것조차 보부아르에 대한 모욕일 수 있어서 조심스럽긴 합니다.
하지만 이 커플을 생각할 때마다 의아하고 열받는 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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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님의 댓글

no_profile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캬!
오늘도 고고탁의 보물이신 장자량님께서 좋은글을 올려 주셨네요!
오늘은 특히나 말만 들어도 좋은 러브스토리를 올려 주셨네요!
저도 애써서 올려 주신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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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량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장자량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맙습니다. 좋은 주말 맞이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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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청수님의 댓글

no_profile 강청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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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탁님의 댓글

no_profile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 젊었을때 한번씩 언급했던 분들 함자들이 나오니 좋습니다.
저도 저 실존주의 영향을 받은 편이죠.
"세상에 우연히 나와 아무것도 아닌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요"
샤르트르의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는 말은
"내가 살아있기 때문에 살기 위해서 별짓을 다한다"라는 아주 형이하학적인
의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냥 내가 태어났고 그래서 살아야만 하고 그래서 내가 중요하다라는 의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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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탁님의 댓글

no_profile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게 요즈음 세상에서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는데,
초연결사회가 되면서 많은 인간관계를 맺고 살지만 영양가가 없죠.
샤르트르의 실존주의 사상을 생각해보면 간단하게 정리됩니다.
영양가가 없으면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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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퐁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즐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진리는 단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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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송님의 댓글

no_profile 낙엽송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본문 인용 : ".... 보부아르가 사르트르와 오랜 관계를 가지면서 느꼈던 분노와 질투 그리고 상실감을 감안하면 이 말은 지성의 가면 뒤에 숨은 허세와 가식이거나 그게 아니면 제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레벨의 그 무엇일 겁니다. ..... 제 관점에서는 철학사를 뒤져봤을 때 남자가 여성 배우자에게 이토록 못되게 군 예는 루소가 테레즈를 대한 방식뿐일 겁니다. ...."

요즘 제가 이따금 고고탁에 들리면 장자량님의 글을 찾게 되는 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동양철학에서 서양 철학서를 읽어가면서 제가 퍽 어렵다 느껴지는 것은 하이데거나 샤르트르, 니체, 키에르 케고르의 실존철학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후설의 현상학이 쉽다는 뜻은 아닙니다만.... 공통 분모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존재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전개방식의 차가 크더군요. 그래서 하이데거가 샤르트르 철학을 자신의 철학사상에서 배제하려 했던 것 아닐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댓글을 달고 장자량님의 본문글을 인용한 이유는 샤르트르와 보부와르의 이해하기 힘든 애정행각에 대한 해명이거나 제 생각 때문입니다. 몇 세대를 앞서간 그들의 사고는, 사랑은 곧 소유라는 일반인의 상식과는 거리가 멀고 사랑을 소유와 동거로 동일시할 경우에 현실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불편한 감정적 괴리감을 두려워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익히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몸은 가까이 있으되 감정적으론 외인이 되어가는 것보다 몸은 떨어져 있으되 감정적으로는 일체감을 느끼는 정신적 연애 방식을 택한 것이겠지요. 물론 상대방의 연애담을 듣고 괴로워하고 외설적 관계에 빠진 것은 인간의 감정으론 어쩔 수 없는 반대급부이고 얼마간의 보상심리가 작용하지 않았나 싶군요. 그런 점에서 보면 두 사람 간의 계약조건이나 침실에서 있었던 외설적 내용의 공유도 그들의 입장에서 유추해보면 이해 가능하지 않을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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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탁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낙엽송님이 왜 댓글을 안다실까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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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둘의 생각과 사고이니 참견할 부분은 아니지만, 머리가 좋은 사람들 특징이 그런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상한 생각 사이코패스적인 생각하면서 남들한테는 고상하게 보일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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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는 효자이기도 했고(눈이 사시였고 외모는 평균이하였다고 합니다.
-이에 관한 정말 좋은 에피소드와 사진이 있지만 여기서는 안되므로 패스)
그래서 어떡해서든 별로 좋지 않은 조건에서 여자를 꼬실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가륵할수도 있어요.
그러니 자신을 아는 주변 여자들 하고만 관계가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보봐르는 그런 좀 사이코적인 그리고 정말 지성적인 샤르트르를 보면서,
현명하게 인정을 해주면서,
그 당시 여자가 가질수 없는 진정한 자유를 누렸죠.
(우월한 사람만이 가질수 있는 여유입니다.)

"제2의 성"과 같은 페미니스트 대표자가 되기도 했고,
그 당시 여성이 누릴수 없는 이성-동성간의 자유스러운 성적(?-여기에 대해서는 잘몰라요)인 만남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최근 프랑스 여성들의 모습의 원조이기도 하죠.
특권에는 댓가와 책임이 따르는 것,
지금 프랑스 여성들은 그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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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gas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Vega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호우!!! 드디어 낙옆송님이~~~
본문의 ``지성의 가면 뒤에 숨은 허세와 가식이거나 ``
고고탁님의 ``이상한 생각 사이코패스적인 생각하면서 남들한테는 고상하게 보일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두분의 생각은 너무나 한국적인 문화의 틀안에 갇힌 생각들이 아닌가 합니다.
(조심스런 표현이지만 이해하시리라 믿고)

달리 표현 할 능력이 없어서 댓글을 자제하고 있었는데 낙옆송님이 대신 시원하게 풀어 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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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탁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당근 이해가 옵니다..ㅎㅎ.
잘지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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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량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장자량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말씀 감사합니다. 몸은 떨어져 있으되 감정적으로는 일체감을 느끼는 정신적 사랑은 제가 어릴적부터 평생을 동경해온 사랑법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겁니다. 중학교 시절에 앙드레 지드의 좁은문을 읽고 여주인공의 사랑법에 깊은 공감을 느꼈습니다. 작가가 그것에 대한 비판으로 책을 썼다는 말을 듣고도 그 동경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사랑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높은 차원의 감정교감이 와닿기보다는 그 반대로 고상함과 거리가 있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이것은 저의 생각이고 제가 그 두분의 진심을 제대로 이해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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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송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낙엽송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높은 차원의 감정교감...” 이기보다는 현실적이고 철저한 계산속에서 비롯된 그 선택이 그들로선 최선이었을 겁니다. 가까이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고 설령 안다고 해도 감사할 줄 모르는 게 인간이죠. 그들은 인간의 속성을 간파했을 뿐만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내면까지 관조하지 않고서야 어찌 철학자가 되고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겠습니까? 사랑은 하되 결혼해서 같이 사는 것은 애정, 혹은 감정의 파산으로 귀결될 거라는 것을 그들은 익히 내다보고 있었을 겁니다. 설령 동거가 유지된다고 해도 열정이 식어버리면 서로에게 구속과 방해자로 전락하는 것만큼은 피하고 싶었겠지요. 어떤 영화에서도 사랑하기에 떠난다는 말이 있더군요.

더구나 철학자로서, 저명인사로서 일반인들이 요구하는 그에 걸 맞는 수준의 도덕률은 개성이 강할뿐더러 인간 자체, 혹은 인간의 한계에 대해 깊이 통찰해온 그들에겐 대단찮은 것이었을 겁니다. 그러니 꽤나 지순했던 지드 작, 좁은문의 두 주인공의 사랑을 그들의 사랑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계약 조건을 봐도 그들은 인간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철저히 계산속에서 그런 계약 조건을 작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타락이든 성적 왜곡이든 어느 정도는 계산된 수순 속에서 전개된 행태였다고 간주하고 싶군요. 물론 외설로 흐른 그들의 성생활은 상대방에 대한 그리움의 왜곡된 표현일 수도 있고 관심을 지속시키기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겠지요. 
 
인간의 내면을 고찰해보면 우주만큼이나 신비한 것이 인간이고 그 마음이죠. 칸트의 선의지나 맹자의 성선설, 순자의 성악설에 영향을 받은 한비의 법가사상이나 진제국의 기틀을 세운 상앙의 변법은 또 어떻습니까? 그러니 선과 악, 빛과 어둠이 혼재하는 깊은 물속처럼 신묘막측한 것이 사람의 마음인데요, 철학자나 유명인사라 해도 범인과 크게 다를 게 없죠. 더구나 깊은 철학적 사고나 수양이 사람의 가치관에 얼마큼 영향이야 주겠지만 인간의 본성까지 바꿀 수 있을까요? 인간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었다면 예수께서 구세주로서 이 땅에 오실 이유도 없었겠죠. 
                       
그런데 좁은문의 여주인공의 사랑에 감명 깊으셨다면, 우리 역사에도 그 이상의 이야기들이 있죠. 세월이 흘러오면서 얼마큼 각색이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온달과 평강공주, 그리고 도미 설화의 주인공들은 지드의 여주인공 이상으로 보입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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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탁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우리 시대의 선구자 또는 철학자들을 만났었는데 우리와 다를바 없데요.
누구라고 애기하면 누구나 아는 분이니 인정하실겁니다.
인간은 인간입니다.
글은 고상해도 하는 행동은 나와 같았습니다.

낙엽송님은 많이 배우셔서 다른 세상의 세계도 보시는 것 같은데요.


혹시 11월 중에 서울 신촌에서 탁구 한번 치자고 초정하면 오실 수 있겠습니까?

탁구비는 제가 내겠습니다.
아 치맥도 제가 쏘겠습니다.

신촌은 저한테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거든요.
제 추억이 어린 곳이어서 그렇습니다.
올해 벌써 버킷 리스트 2개를 없앴습니다.
1)성산포에서 바다와 대작한 것.
2)별보러 저 멀리 섬진강 압록에 간 것.
3)신촌에 가볼려고 한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과거 추억을 머리에 되새김질 할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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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송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낙엽송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맞습니다. 그들의 진면목을 알고 나면 더 실망이 클 수도 있죠. 그래서인지 요즘은 유명 인사 혹은 교육자 성직자라해도 수준 높은 인격이나 인품은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저 동시대를 사는 한 인간으로서 상식적이고 평균치 정도면, 괜찮어! 하고 넘어가야죠.

올봄부터 5년 전에 만들어 지도하던 팀을 다시 맡았는데, 회원이 많아져서 주말에도 하다보니, 실제론 탁구다운 탁구는 더 못하게 되더군요. 5,6부야 아직도 6-7점 핸디로도 어렵지가 않지만 제대로 된 1부 고수 만나면 아마 발도 안 떨어질 겁니다. 경기 운영이나 순발력이야 바닥이겠지만...^^ 여건만 된다면야 만나서 한겜하는 것 좋죠. 광주에서 올라오는데 치맥 정도야 못사겠습니까만....문제는 제가 술을 못하니 참 난감합니다.ㅠ~ 안양 인근에도 음식 잘 하는데야 참 많습니다만, 광주의 식당 인심만 하겠습니까? 여튼 그때쯤 미리 문자 주세요. 여건만 되면 달려가서 죽자 사자 뛰어보는 것도 훗날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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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탁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이들면 센티해지는가 봐요.
남녀 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알만큼 아는 나이인데도 님을 그리고, 보고 싶어하는
정신적인 사랑을 꿈꿉니다.
그런 것 없는지 알면서도요.
샤르트르가 나이가 들면서 어린 소녀들에게 집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샤르트르는 개인적으로 행복은 했을 것 같습니다.
인습에 구애받지 않고 살았으니까요.
그러나 한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자로서는 "행동하는 지성인"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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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centyoun님의 댓글

no_profile vincentyou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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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청수님의 댓글

no_profile 강청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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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수사관님의 댓글

no_profile 명수사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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