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됐습니까? 한 3일 됐나요?" "이틀 됐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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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그런날 있으시죠?
첫째날...
오늘따라 공이 잘 맞습니다. 몸도 가볍고, 허리도 잘 도는것 같고, 스윙도 편합니다.
레슨 받으면서 코치님의 칭찬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렇죠. 오늘 드라이브 참 좋습니다. 거기서 조금더 끌어올려주세요. 그렇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고 하던가요? 코치님의 칭찬은 절 더 신나게 만듭니다.
"이렇게만 들어가면, 김씨고, 이씨고, 박씨고 간에 다 넘을수있어요."
하하... 김씨, 이씨, 박씨가 누구냐고요?
저희 탁구장에서 저보다 쬐끔, 아주 쬐끔 더 잘하시는 고수분들이십니다.(그 쬐끔이 참 따라가기 어렵긴합니다만..)
(늬들 다 죽었쓰....)
속으로 다짐하면서 레슨을 끝마칩니다.
그대로 갈수없죠. 옆에있던 고수님께 부탁해서 랠리를 합니다.
"아! 좋으시네요. 그런데 감지마시고 쳐올린다고 생각하세요."
좋은 팁 까지 배우면서 신나게 드라이브 걸어봅니다.
20분을 쉬지않고 드라이브를 걸어봅니다만 팔도 안아프고 힘도 별로 안듭니다.
허리 회전이 기가막히게 되고있다는 증거겠죠.
그런데...
참 아쉽습니다. 집에가야하네요. 좀더 있고싶은데... 그랬다간 다시는 못올수있죠.
결국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합니다.
잊지말자. 지금의 이 느낌, 몸의 회전 등등...
둘째날...
아... 탁구장에 가야하는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일이 많은지...
시간은 자꾸 가는데 일은 끝나지 않네요...
할수 없네요. 내일로 미룰수 밖에...
하지만 잊지말자. 어제의 그 느낌, 몸의 회전 등등...
세째날...
탁구장에 도착해서 멕시코 할아버지와 함께 랠리를 하게됐습니다.
이분, 시작은 저와 비슷하게 했지만 일주일중 6일을 서너시간씩 치시더니 저를 훌쩍 앞서신 분입니다.
그저께의 느낌 그대로 해보자...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뭔가... 뭔가... 뭔가가 이상합니다.
15분도 안됐는데 팔이 저려옵니다.
(뭐지? 이건...?)
뭐가 안돼는지 생각중인데 갑자기..
"무릎! 무릎 굽혀야죠!"
옆에서 호통이 터집니다.
쳐다보니 코치님께서 다른분 레슨하다말고 소리지르십니다.
(아니.. 저분은 그냥 레슨하시지 왜 갑자기 소리지르시나....)
이렇게 생각하면 안돼죠. 얼마나 고마운 분입니까...
무릎 굽혀서 끌어올리니 네트를 넘어갑니다. 그런데 갑자기..
"뭐하는거야. 공을 때려야지, 밀면 어떻게."
옆에서 치시던 고수님이 한 말씀 하십니다.
"제가 밀고있나요?"
"그럼. 그게 때리는거야? 이렇게 때리란말야.."
시범까지 보여주십니다.
그대로 해보려고 하지만 자꾸 쿠사리 먹다보니 몸이 잘 안움직입니다.
드디어, 상체 따로 하체 따로 움직이는 경지에 이르렀죠.
고수님의 체념어린 얼굴을 보던 나는
"휴식, 휴식, (Break, break)"
외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왜 안돼나...? 곰곰히 생각하면 앉아있는데 코치님 슬쩍 옆을 지나가시면서 한 말씀 하십니다.
"오늘 뭐, 좋은것 들고오셨어요? 완전히 힘이 넘치는지 힘으로만 치데..."
"뭐... 뭘 먹기는요. 햄버거 하나밖에 안먹었는데..."
"아니 갑자기 폼이 왜 그렇게 무너졌나요? 지난 번엔 기가막히게 잘 했잖아요?"
(낸들 압니까..)
"아무리 폼을 잊는다해도 몇일 가쟎습니까..? 몇일 됐습니까? 한 3일 됐나요?"
"....이틀 됐는데요..."
코치님의 따가운 눈총을 옆얼굴에 느끼면서 난 제일 먼곳에서 탁구치시는 두분을 바라봅니다.
아.... 덥다... 오늘 더운 날이네....
여러분, 쉐이크라켓은 부채 대용으로 최고에요.... ㅠㅠ (으이구... 정말... 이놈의 탁구...)
댓글목록
시냇가님의 댓글
시냇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 이야기를 읽는 듯한 기분으로 몰입감 200%로 읽었습니다.
어이구 이 넘의 탁구, 내가 왜 이걸 배워서....
청령님의 댓글
청령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십여년만에 다시 잡은 라켓 몸은 안따르지만 주 오일은 꾸준히 그냥 즐기며 칩니다
어제보단 나아지겠지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