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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번주도 주말 새벽에 눈이 내리고 한파가 음 열심히 탁구를 치라는 하늘의 계시인듯 싶습니다.^^

"깨똑"

새벽부터 카톡이 옵니다. " 초보 사장 잘지내시나"

음 사장 관둔지가 언제인디 이 친구는 아직도 사장이라 부릅니다.

"모 평일엔 탁구치고 주말엔 자전거 여행하고, 충청도 지나 전라도 갈 참인데 하늘이 나를 안돕는 구먼"

"열심이네 화이팅 하시게"

짧은 대화 뒤에 사진이 한장 오네요..

{이미지:0} 

김훈 선생의 글을 보믄서 두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째는 그러게 중고로 쓸만한 놈으로 사시지 왜 조은놈으로 새거를 할부로 

사셔 가지고.. 모 지금은 돈을 잘버시니 할부는 다 갚았겠지요..

둘째는 제 자장구에도 이름을 지어주어야 겠다 입니다. 음 흰색이니까 흰둥이.. 너무 강아지 이름 같습니다. 그러다 고심하여

구름이로 정하였습니다. 역시 한글이름이 정감도 가고 좋습니다. 인자 저의 자장구는 구름이 입니다. 요 몇주째 집안에서 출두 하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일주일내 탁구를 칩니다. 월화수목금 그리고 토요일도 토요일 오전에 탁구야서 탁구를 치고 사람들이 좀 빠져 나가서 밖에서 커피 한잔 하는데 말끔하신 신사분이 저에게 인사를 하시네요.. 얼떨결에 네 안녕하세요.. 음 누구시더라..

쉬는 타임인지 아까 같이 게임하고 연습하던 분들은 집으로 혼자 서브연습이나 할까 하고 있는데 아까 신사분이 같이 치실까요 하십니다. 마스크를 벗으시는데 음 나 탁구 잘침이라고 얼굴에 써져 있네요..간결한 동작만으로도 날카롭데 들어오는 랠리에 진땀을 흘립니다. 그러시면서 제 잘못된 자세나 스윙등을 하나 하나 설명해 주시네요.. 랠리는 요래 요래 간결해야 한다 스윙이 너무 크다 준비 동작을 빨리해라 그게 습관이 되어야 한다 등등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하나 하나 짚어 주시면서 저의 잘못된 부분을 하나 하나 찝어 주시니 머리에 쏙쏙 들어 옵니다. 

이내 옆에분에게 말씀 하십니다. 전에 이친구한테 음료수를 얻어 먹어서 음료수 값으로 한번 같이 쳐야 겠다 했는데 오늘이 그날이라고 하시네요.. 음 음료수의 힘은 대단합니다. 나중에 들었지만 이분의 별명이 탁구 박사라고 하시네요.. 어쩐지 디게 이해 되기 쉽게 설명하시더라는..^^

그렇게 탁구박사님께 또 한수 배우고 2차 탁구를 치러 갈 준비를 합니다. 음 이번에 가는 곳은 자양 탁구 클럽 이라는 곳인데요.. 요기가 탁구교실 관장님이 운영하는 곳인데 음 제가 잘못 알고 있었네요..쩝 우찌 9개월째 레슨받은 관장님이 운영하는 탁구장을 잘못 알고 있었는지 참 제가 생각해도 저는 허점이 참 많은 놈입니다.^^

요기는 사실 전에 탁구야에 방문할때 먼저 들리려고 했는데요.. 가기전에 관장님께 여쭈어 보았지요.. 실력도 그닥이라 가서 로봇하고 열심히 연습하리라는 생각에 " 관장님 이번주 토요일에 탁구장에 들려 볼까 하는데요.. 혹시 로봇이 있나요?''

관장님이 물끄러미 보시더니..

"음 로봇은 없지만 사람이 있지, 탁구는 로봇이랑 치는게 아니여, 사람이랑 치는 것이지. 사람이랑 로봇이랑 탁구 치는게 다르니께"

음 역시 탁구 철학이 있으신 분입니다. 늘 진중하시고, 공 하나 하나에도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의 관장님이신지라..

우짰건 로봇이 없다는 관장님의 말씀에 죄송하지만, 아직은 제가 여러모로 부족하여 다음을 기약 하였는데요..

그래도 요 근래 몇군데 탁구장을 다녀본 결과 생각보다 훨씬 사람들은 친절하고, 혼자 가더라도 오히려 많이 배우고, 또 재미나게 탁구를 칠 수 있더라구요.. 이에 용기를 내어 자양 탁구 클럽으로 향합니다.

자양 탁구 클럽은 광진구에서 가장 오래된 탁구장인데요.. 무려 20년이 넘은 탁구장 입니다. 오래된 구장이라 최신의 구장처럼 신식은 아니지만 그 전통과 실력을 자랑하는데요.. 사진에 보는 바와 같이 탁구대는 총 5대 이며, 시설은 새것이 아니지만 깨끗합니다.

{이미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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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으로 보이는 레슨 다이와 생활 체육 탁구 주말 리그전을 개최한다는 현수막이 보이네요.. 모든 것들이 오랜 역사를 자랑하듯

손때가 묻어 있는 모습이 도심속의 색다른 문화 공간 같습니다.

{이미지:3} 

 

.들어가자 마자 보이는 좌측 벽면에는 부수 알림판 같은게 붙어 있습니다. 칠판에 적거나 프린트해서 붙여놓은게 아니라 나무판에 이름표를 각인하여 걸어 놓는 거네요.. 저 이름표가 밑에서는 8부로 시작하여 그대로 1부 2부까지 올라가는것 같습니다.

음 1부 치시는 분이 무려 11명 이군요..제가 알고 있기로는 1부는 모든 생체 탁구인의 꿈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요 부수판을 보니 1부 그까이꺼 대충 훅 확 치믄 되는거 아니여.. 하는거 같네요..^^

{이미지:4} 

정문을 들어서자 마자 우측으로 보이는 벽면에는 하나 가득 상장과 대회에서 찍은 듯한 기념사진들이 도배 되어 있습니다. 상장이 무지 많기도 하네요.. 요것들을 보고 있자니 관장님의 말씀이 머리속에 떠오릅니다. 

"로봇이 모임? 묵는거임?.. 우걱 우걱.. 그렇지 탁구는 사람하고 치는 것이제..."

관장님이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요 무수히 많은 상장을 보고있자니 바로 이해가 되는 군요..^^

이미 탁구대가 꽉차게 사람들이 탁구를 치고 있는데요.. 모습이 사뭇 다들 진지하고 보통 구장에 낯선이가 들어서면 흘깃 흘깃 눈길을 줄만도 한데.. 아무런 미동도 없습니다. 모두를 공 하나 하나 한타 한타에 집중하고 있네요.. 사뭇 모두 진지한 것이 탁구야 구장 분위기와는 또 다르네요.. 거기는 왁자지껄 화기 애애한 분위기 인데요.

예를 들면

" 아 멋있으니까 2점 심판 맘이여!!' 한다 던가

"지금건 멋있었는데 2점짜리 아닌가" 심판에게 물어본다 던가

" 지금 신입 회원하고 얘기 하고 있는데 왜그랴" 하고는 심판 보던분이 신입 회원분하고 수다 삼매경에 빠직거나..

 신규 회원이 오면 관심을 가지고 요고 조고 물어 보기도 하고 시합을 할때도 왁자지껄 좀 시끄러운 분위기 인데요..

음 요기는 모두 서로의 경기에 집중하고 심판 보는 사람도 행여나 실수할라 둟어지게 경기 모습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누가 오건 지나가건 그건 그냥 탁구장에 원래 있던 사물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라 경기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모습들이네요..

음 역시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관장님도 두분이 많이 다른데요.. 

탁구야 관장님은 회원들과 내기탁구를 즐겨 치시기도 하고 탁구 치는데 냉장고의 소주를 꺼내 와서는 

"한잔씩들 들고 사실라우" 하시거나,

제가 처음 등록한 날 탁구화는 어디 놓으면 될까요 여쭤 봤더니 

"조기 젤 높은데 놓으면 되요, 내가 키가 안닿으면 건들지 못하거든"

하시며 옆에서 까치발로 깡총 깡총 뛰십니다.

" 봐~ 봐~ 안닿지..  "

요렇게 장난기와 개그감이 충만하신 분입니다.

그에 반해 탁구교실 관장님이자 요기 자양 탁구 클럽 관장님은 레슨을 할때도 상대방이 실력이 어떻던 간에 자세 하나 하나 흐트러짐 없이 한타 한타에 최선을 다하시는 데요.. 진중하게 탁구를 치는 스타일이고 가끔 농담도 하시지만 음 보기에 조금 부자연 스러울 정도로 농담과는 그렇게 가까운 분은 아니지만 나름의 탁구 철학이 확고하신 분이지요..

우짯건 요리 조리 구장을 구경하고 있는데 관장님이 부르 십니다.

" 이분 서로 안면이 있으시던가?"

아 전에 탁구 교실서 뵜던 분입니다.

"이 분 레슨 끝나면 둘이서 같이 치면 되겠네" 하시며 자리를 만들어 주십니다. 

그렇게 레슨을 하시는데 레슨다이 옆쪽으로 무언가가 있네요 가서 유심히 봅니다.

{이미지:5} 

관장님이 말씀 하시네요.. 

" 그거 옛날 자료들이라 모두 펜홀더 관계된거니 도움이 많이 될것이여 찬찬히 읽어보라고"

아 그렇습니다. 이것은 먼 옛날 선배님들께서 후대에는 도가 지배할 것이라 예상 하시어 훗날 이곳에 검을 지닌 후배가 이곳을 방문하리가 생각하시어 남겨 놓은 검의 근본과 그 이치에 대하여 소상히 적은 것들입니다.(보통 도를 쉐이크, 검을 펜홀더에 비유하지요) 이미 빛이 바래 누렇게 되었지만 그 하나하나가 주옥같은 글들 입니다. 

"기본 타법을 철저히 익혀두자"

왜 지금껏 모든 탁구인들이 포핸드를 그렇게 중시하고 지금도 그렇게 연습을 하는지 바로 여기에 답이 있었네요..

그렇게 이생각 저생각 하다보니 어느덧 레슨도 끝나고 전에 탁구교실서 알던분하고 포핸드 랠리도 하고 백핸드 랠리도 하다가 왔네요.. 요근래 매일 탁구도 치고, 여러군데 다니면서 고수분들께 한수 두수 지도 받다보니 어느새 탁구실력이 쬐끔 는거 같습니다. 전에 이분하고 랠리 할때는 제가 좀 밀렸던거 같던데 왠지 오늘은 그렇지가 않는거 같네요..

어쩌면 선배님들의 오랜 바램이 전해졌는 지도..^^

자양 탁구클럽은 최신에 생긴 구장이 아니라 오래된 구장이라 시설이 새것은 아니지만, 오랜 세월의 손때외 땀으로 지금까지 만들어져온 구장이구나 하는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오랜 전통이 있는 구장답게 늘 고수분들이 상주해 계신다고 하네요..

집으로 오면서 생각을 합니다. 광진구에는 탁구장이 많기도 하지만, 그만큼 탁구 고수분들도 많으시구나..참 좋은 동네에 살고 있구나 하는걸 새삼 느끼네요..

마음속 선배님들이 오래 새겨두었던 레슨실 벽에서 보았던 가르침들을 깊이 새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