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를 그리워하다 죽은 귀신이 백호 임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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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를 그리워하다 죽은 귀신이 백호 임제이다.
평생 황진이를 못내 그리워하고 동경하던 그는 마침 평안도사가 되어 가는 길에 송도에 들렀으나
황진이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절망한 그는 그길로 술과 잔을 들고 무덤을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다음의 시조를 지어 황진이를 애도했다.
청초(靑草) 우거진 골에 자는다 누웠는다
홍안(紅顔)은 어디 두고 백골만 묻혔나니
잔(盞) 잡아 권할 이 없으니 그를 슬허하노라
조정의 벼슬아치로서 체통을 돌보지 않고 한낱 기생을 추모했다 하여
백호는 결국 파면을 당하며 얼마 지나지 않아 임종을 맞게 된다.
나도 황진이를 그리워하고 사모했는데
백호 임제와 같은 이유는 아니고
장자량님의 황진이의 夜思何(야사하) 글을 읽으면서
와 어떻게 6백년전 사람이 현대적인 감성이 나보다도 더 풍부할까라는 의문에서
애모의 마음을 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사실이 아니었단다.
이재운 소설가가 "주간조선"에 연재한 그의 소설 "청사홍사"에서 황진이 다운 이별의 시구를 물색하던중에
평소 친분이 투터웠던 양인자로부터 그녀가 작사한 "알고 싶어요" 가사를 그의 소설에 인용하게 된다.
소설가 이재운은 "소설 토정비결", "연암 박지원"등을 집필한 역사 소설가이다.
한학에 밝은 김승종 시인과 함께 운율도 맞추고 어휘도 아름다운 것으로 골라 한시를 만들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황진이의 시를 양인자가 번역한 걸로 오해하고 있다.
이재운 작가가 직접 말미에 이런 내용을 넣었는데도 말이지.
어떻게 6백년전 사람이 이런 감성의 시를 지을수 있단 말인가?
夜思何(야사하-밤에 무엇을 생각하나요?)
簫寥月夜思何事(소요월야사하사) 소슬한 달밤에 그대 무슨 생각하시오는지
寢宵轉轉夢似樣(침소전전몽사양) 뒤채는 잠 자리는 꿈인 듯 생시인 듯
問君有時錄妾言(문군유시녹망언) 님이시여, 제가 드린 말씀도 기억하시는지
此世緣分果信良(차세연분과신량) 이승에서 맺은 연분 믿어도 좋을까요
悠悠憶君疑未盡(유유억군의미진) 멀리 계신 님 생각은 끝없어도 모자란 듯
日日念我幾許量(일일염아기허량) 하루 하루 이 몸을 그리워하시나요
忙中要顧煩惑喜(망중요고번혹희) 바쁠 때 생각해도 그리움일까, 괴로움일까
喧喧如雀情如常(훤훤여작정여상) (제가) 참새처럼 떠들어도 여전히 정겨운가요
어제 사출업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첨단 도로에서 무등산 자락을 보니 운해가 일어나는게 보이던데
세상이 일각도 쉬지 않고 변한다.
단지 크게 변하지 않으면 우리가 모른치키 할뿐이지.
댓글목록
아프리카님의 댓글
아프리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 하면 다시오기 어렵나니
명월이 만공산 하니 쉬어간들 어떠하리~~~생각나네욤
길위에서님의 댓글
길위에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나 그럴듯하여 여전히 그런 것으로 생각되고, 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더 아름다운 듯도 합니다^^
이선희의 노래는 언제 들어도 좋네요.
Mumu님의 댓글
Mumu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젊은 시절에 이선희씨의 저 노래를 조금 싫어했었답니다. 지금은 그저 그렇게 느껴지지만 그 당시엔 비루한 집착심리라고 여겨졌었거던요. 지금도 감성적이란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임제는 정말로 멋진 남자라고 생각합니다. 마음 가는 사람에 대해 귀천을 따지지 않고 사람 자체를 본 것은 위대한 마음이라고 봅니다.
저는 애틋한 마음을 전해주는 옛날의 시로 다음을 추천합니다. 감성은 시대를 초월하여 심금을 울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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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이 아버지께 사뢰어 올립니다.
당신이 늘 나에게 말씀하시되 ‘둘이 머리가 세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 하시더니, 어찌하여 나를 두고 당신은 먼저 가십니까? 나하고 자식은 누가 거두어 어떻게 살라하고 다 던지고 당신만 먼저 가십니까? 당신이 나를 향해 마음을 어찌 가지며 나는 당신을 향해 마음을 어찌 가졌습니까?
매양 당신에게 내가 말씀드리기를 한 데 누워서 ‘이 보소, 남도 우리같이 서로 어여삐 여겨 사랑할까요? 남도 우리와 같을까요?’ 하며 당신에게 말씀드리더니 어찌 그런 일을 생각지 아니하여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십니까?
당신을 여의고 아무래도 내가 살 힘이 없어 수이 당신에게 가고저 하니 나를 데리고 가소.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 세상에서는 잊을 수가 없어 아무래도 서러운 뜻이 끝이 없으니, 이 내 마음을 어디에다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며 살까요? 이 내 편지를 보시고 내 꿈에 자세히 와서 말씀하소. 내가 꿈에 이 보신 말씀 자세히 듣고저 하여 이리 써서 넣습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씀하소.
당신, 내가 밴 자식 나거든 보고 말씀하실 일을 두고 그리 가시되 밴 자식 나거든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 하십니까?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을까요? 이런 천지 아득한 일이 하늘 아래 또 있을까요? 당신은 한갓 그리 가 계실 뿐이거니와 아무리 한들 내 마음같이 서러울까요? 그지그지 가이 없어 다 못 써서 대강만 적습니다.
이 나의 편지를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자세히 와서 보이시고 자세히 말씀하소. 나는 꿈에서 당신을 보리라 믿고 있습니다. 몰래 보이소서. 하도 그지그지 없어 이만 적습니다.
병술년 유월 초하룻날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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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이 아버지께 보내는 이 편지는 ‘이응태공 부인의 언간’이라 불리는 편지입니다.
고고탁님의 댓글의 댓글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하고는 많이 다르시네요.
저 언문은 4백년전의 사랑으로 신문에 나왔던 글이네요.
저도 그 때 보고 많이 감동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사정이 있으면 어느 누구의 사정이든지 알고나면 가깝고 아련하죠.
일찍 사별한 아내가 남편에게 보내는 저 편지 내용 구구절절하지만
다시 읽어보니 더 구구절절하지만 꿈처럼 아름답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내용은 구구절절한 감동있지만 문학적인 아름다움은 다른 것 같네요.
아래 처럼요.
● 相思夢 (상사몽) 꿈 <황진이>
相思相見只憑夢 (상사상견지빙몽) 그리워라, 만날 길은 꿈길밖에 없는데
?訪歡時歡訪? (농방환시환방농) 내가 님 찾아 떠났을 때 님은 나를 찾아왔네
願使遙遙他夜夢 (원사요요타야몽) 바라거니, 언제일까 다음날 밤 꿈에는
一時同作路中逢 (일시동작로중봉) 같이 떠나 오가는 길에서 만나기를
정다운님의 댓글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간만에 고고탁님께서 탁구아닌 좋은글로 저희들에게 힐링힐 수 있는 좋은 글과 멋진 영상을 올려 주셨네요!
넘 감사드리오며 저도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