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기억하고 있시요~~~"
로 시작되는 이용의 잊혀진계절이 생각나는 시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아.. 저 위의 발음은 저희 외숙모님의 발음이 생각나서 그대로 적어봤습니다.
외숙모님이 저 노래를 엄청 좋아하시는데 사투리를 쓰시는지라... ^^
정말 요즘 글 쓰기 싫습니다.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간단한 이유를 대자면 탁구에 흥미가 사라집니다.
그럼 왜 탁구에 대한 흥미가 사라지는냐...
이 이유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간단한 이유를 대자면 실력이 늘지 않기때문입니다.
탁구는 장비빨이 아니고 실력입니다.... 인데
내 옆에 사람들은 어느새 저렇게...
실력이 느는것이 눈에 보이는데 나는 계속 그대로 인것같아서 드는 자괴감...
넘어서 비참함까지 느껴집니다.
또 다른 이유는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전 오른손잡이면서 왼손 쉐이크를 쓰고있습니다.
몇년전에 일하다가 오른쪽 팔꿈치를 다치는 바람에 왼손으로 전향한것인데요.
몇주전, 일하다가 또 왼쪽 팔꿈치를 다쳤습니다.
이젠 관절이 쉽게 다치는 나이가 됐네요.
조금만 움직여도 팔이 찌릿, 찌릿.
제대로 치기가 힘드니 탁구가 싫어집니다.
그래서 오른손으로 좀 쳐봅니다만 레슨도 받지않았고 친지도 몇년된 오른손으로 제대로 칠수가없네요.
어떤분은 양손 다 사용하니까 얼마나 좋으냐 하시지만
다른 어떤분의 말씀대로 호환이 안되는 기종입니다.
전 왼손 쉐이크, 오른손으로는 펜홀더 거든요.
며칠 빈둥대면 있다가 갑자기 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요. 중펜입니다. 중펜으로 전향한다는것이 아니라 왼손으로 칠때는 쉐이크로,
팔이 아파 오른손으로 칠때는 펜홀더 처럼 치자는 생각이지요.
한동안 묵혀두었던 중펜 한자루를 꺼내봅니다.
러버가 너무...
이왕이면 새것을 달자 해서 약간 벌어진 러버부터 떼어냅니다.
아니! 이런...
떼다보니 이렇게 되네요...
이건 아무래도 싼 중국러버를 사용해서 그런것 같아요.
앞날이 걱정되지만 우선 다른면 러버부터 떼야겠네요.
그런데, 아뿔사! 저런...
다른면의 러버도 이모양이네요.
어찌할꼬....
양면다 이런걸보면 러버탓은 아닌것 같네요. 레드러버는 세번째 사용하지만 이런경우는 없었거든요.
생각해보니 이 라켓에 러버를 붙일때 얼마남지않아서 약간 굳어가는 수성글루에 물을 타서 사용한 기억이납니다.
그때 글루말리는 시간을 평소처럼 10분정도로 했던것 같네요. 완전히 마르도록 더 기다려야할것을...
어쨌거나 우선 이것부터 해결해야겠죠. 그래서
이런걸 준비했습니다. 못쓰는 신용카드와 러버 쪼가리...
원래 기타 픽크를 사용하려고 했는데 아시겠지만 눈에 항상보이던것이 꼭 쓸려고 찾으면 없거든요...
마구 돌아다니던 기타픽크들이 다 어디갔는지. 쯧쯧...
어쨌든 신용카드로 들어올려서 뜯어냅니다.
영차. 영차. 영차...
이거 장난 아니네..
영차, 영차, 영차...
어찌 어찌 끝냈습니다. 그럼 이제 글루 찌꺼기를 제거 해야죠.
러버 쪼가리를 들고 신나게 긁어냅니다.
아다다다다다------
다다다--- 다다다----
아다다다다다-------
헥.헥. 잠시 쉬고....
이거 보통 중노동이 아니구만...
얼마나 비벼댔는지 라켓이 다 뜨끈뜨끈 해지네...
자... 좀 쉬었으면 다시...
아자자자자자-------
자자자---- 자자자-----
아자자자자-----
헥,헥, 그러고 보니 어디서 들은말인데 라켓중에는 자외선 처리 라켓이 있다고 하던데...
이 라켓은 내몸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받은라켓이네.
이름하여
"Human Infra-red coating racket"
"인간 적외선 처리 라켓"
흠....
괜찮은 이름이야.
자, 잠시 쉬었으면 한번더...
아다다다다다------
다다다--- 다다다다---- 닷!
끝!
깨끗해진 라켓을 보며 홀가분한 기분으로 러버를 붙이고보니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역시 새것은 좋은것이여....
사용한 러버 쪼가리들은 두번 사용못할정도가 돼었으니...
러버 쪼가리로 긁어보니 역시 탑시트가 질기고 단단한것이 잘 긁어지네요. (고래가 최고여~~~)
이제 이 라켓으로 다시 탁구의 흥미가 돌아오길 기대해봅니다.
사실 전 실력이 느는것도 좋아하지만, 여러가지 다른 라켓과 러버를 사용해보길 좋아합니다.
이것이 취미죠.
그런데 이 취미생활이 코치님의 엄명에 의해 중단된것이 흥미를 잃게하는 원인중 하나였던것 같네요.
다른 라켓으로 변한 이중펜을 쳐볼생각하니 빨리 탁구장에 가고싶습니다.
여러분들도 좋은 취미 잘 간직하시고요. 즐탁하세요.
(참, 깨끗하게 된 라켓과 잘 붙여놓은 상태의 라켓 사진은 찍어두질 않아서 올리지 못함을 양해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