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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의 연인 주애보와 선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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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작가 하련생(夏輦生)이 쓴 선월(船月)이라는 소설에는 다음과 같은 백범일지의 내용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내가 남경서 데리고 있던 주애보는 거기를 떠날 때에 제 본향 가흥으로 돌려보냈다. 그후 두고두고 후회되는 것은 그때에 여비 백원만 준 일이다. 그녀는 5년이나 가깝게 나를 광동인으로만 알고 섬겨 왔고 나와는 부부 비슷한 관계도 부지중에 생겨서 실로 내게 대한 공로는 적지 아니한데, 후기(後期)가 있을줄 알고 돈도 넉넉히 돕지 못한 것이 유감천만이었다’


김구 선생은 윤봉길 의사의 폭탄 투척 의거가 감행된 후 일제의 검거를 피해 도피하여 절강성 가흥에까지 가서 중국인 여성 주애보(朱愛寶)와 부부 행세로 위장하면서 은거하였습니다.

중국 국민당의 도움을 통해 김구 선생은 자신을 중국인으로 가장하고 이름까지 장진구라고 가명을 쓰면서 처녀 뱃사공 주애보와 함께 도피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때 김구 선생은 가흥(嘉興)의 남호(南湖)에서 주애보와 함께 배위의 생활을 많이 하게 되었고 그때의 사연을 소재로 하련생이 소설을 썼는데 그 제목이 ‘선월’인 것입니다.


당시 저보성은 김구에게 부부로 위장하여 은신하도록  예쁜 수학선생님을 추천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김구는 "나의 안전을 위해 아릅답고 교양 있는 여인의 삶을 해칠 수 없으니 차라리 글도 모르고 평범한 여인을 추천해 달라"고 했는데 그 여인이 바로 주애보였습니다


주애보는 김구 선생의 신분도 정확히 모른 채 가흥에서 모시기 시작하여 남경까지 같이 가서 5년간을 함께 지내다가 고향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구 선생은 정말 절박했던 시기에 자신과 함께 부부 행세까지 하면서 선상표박(船上漂迫)으로 자신을 도와준 중국인 처녀 주애보를 잊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부인을 잃고 두 자식은 어머니에 맡긴 채 기약없는 독립운동의 고달픈 생활에서 주애보와 보낸 5년이란 적지 않은 세월이 가슴에 깊이 남았을 것입니다.

백범일지에 술회된 김구 선생의 주애보에 대한 언급은 정말 백범다운 진솔한 인간미가 그대로 드러나서 가슴을 울리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당시 돈으로 100원이 얼마만큼의 금액인지는 알 수 없으나 자신을 도운 주애보를 위험한 처지에 계속 동행할 수는 없으니 고향으로 돌려보내면서 100원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물론 돈이 없어 그러했겠지만 100원밖에 주지 못 했던 자신의 행동이 후회가 되었다고 자책하는데 백범의 안타까와 하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나라를 구하는 독립운동에 뛰어든 열혈 대장부 백범이었지만 모든 것을 바쳐 자신을 도와준 주애보와의 사연은 가슴이 아팠을 것입니다


소설 선월은 배와 달이라는 뜻인데 20살의 처녀 주애보가 배이고 57살의 장년 백범이 달이어서 배가 달을 싣고 강물 위를 저어간다는 아름다운 뜻이 담겨진 제목입니다.

소설의 한국어판 서문에도 작가는 인생여선 수연득월(人生如船 隨緣得月, 인생은 배와 같아 인연에 따라 달을 얻고)라는 구절을 쓰면서 선월의 아름다운 사연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소설 선월은 배와 달의 아름다운 사연을 그려내었지만 그러나 배와 달은 다시 만나지 못하는 슬픈 인연으로 안타깝게 끝나고 말았습니다.

백범일지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김구 선생은 남경에서 주애보와 헤어진 이후 해방되어 귀국하여 암살을 당할 때까지 재회를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백범일지에는 김구 선생이 주애보와 다시 만나게 되리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이어지는2차대전과 해방 정국의 숨가쁜 세월속에 만나기가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결국 김구 선생과 주애보의 인연은 김구 선생이 품안에 지녀서 가지고 왔다는 주애보의 낡은 흑백 사진 한 장으로만 남게 되었습니다.


훗날 김구 선생의 후손들이 중국으로 건너가 주애보를 수소문하여 찾았다고 하는데 결국은 찾지 못하여 아쉬워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격동의 시대에 배와 달로서 기연으로 맺어진 남녀의 운명이 소설보다 더한 곡절을 겪으면서 역사속에 묻혀지는 안타까움으로 귀결되고 만 것입니다.


사실 우리 주위에는 비단 김구 선생만의 사연이 아니라 특히 1970-80년대의 민주화 운동기에도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와 비슷한 사연들이 드물게 있었습니다.

시국사범 수배자가 도피를 하는 과정에서 여성의 도움을 받다가 남녀의 인연으로 맺어져 운명을 같이 하게 되는 사연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시국사범들이 학생운동을 하다 수배를 당해 쫓기면서 신분을 위장하고 이름조차 가명으로 써가며

낯선 곳으로 도피하다 새롭게 맺어지는 인간 관계들이 많았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인생에 들어왔다가 마치 꿈을 꾼 듯한 흔적으로만 남아버리고 다시는 이어지지 못하는 체험을 겪어본 사람들이 많았던 것입니다.


김구 선생이 주애보와 부부 행세를 하며 보낸 5년의 도피 생활은 한사람의 일생에서 상당히 긴 시간으로 그 정도면 위장 생활을 넘어 실제 인생의 일부가 되었을 것입니다.

5년의 긴 시간을 부부로 같이 보낸 인연이면 실제 부부와 다름없다고 보아도 될 정도인데 헤어진 이후 다시 만나지 못 했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가흥의 남호에는 그날 밤에도 휘영청 달이 떠올라 처녀 뱃사공 주애보가 그 달을 싣고 힘차게 강물을 저어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달은 어느새 김구 선생이 되어 처녀 뱃사공이 젓는 조각배에 몸을 싣고 흔들리면서 저멀리 아스라이 물결 따라 사라져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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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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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엘님의 댓글

no_profile 뷰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뭉클한 사연이네요. 김구 선생님과 주애보의 사연을 다룬 소설, 기회가 되면 꼭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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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탁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이글은 제 친형이 적은 글입니다.
작년에 상하이에서 항주까지 임시정부 유적지를 다녀왔다가
그 감회 중에서 하나를 발췌한 글입니다.
이번에 또 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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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기님의 댓글

no_profile 다솔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구 선생님의 진솔한 인간적인 모습 너무 애틋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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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탁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화 밀정에서도 나오죠, 그의 일상중에서 하나가 밀정이
되었으니 정말 파란만장한 삶을 사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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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님의 댓글

no_profile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감동적인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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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청수님의 댓글

no_profile 강청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진솔한 인간적인 모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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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음사랑님의 댓글

no_profile 화음사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새삼  지난 아픈 시절 역사에 대한 조명이 이루어지고 있네요  참 다행스럽고 기쁜 일이라 생각합니다.  상해에 8년 정도 거주하며 옛 임시정부와 홍구공원 (현 루쉰 공원)내 윤봉길 의사기념관을 자주 갔었습니다.  가흥시절 임시정부도 가 보았습니다. 김구선생이 처녀뱃사공과 거주하시던 작은 방은 이층형태의 구조인데  언제 닥칠지 모를 일본놈들의 체포에 대비 초라한 방의 벽마다 망을 보는 구멍이 뚫려 있고, 집 아래 남호 호수로 가파른 사다리가 연결되어 비상 탈출할 수 있는 작은 나룻배 한척이 매어 있는걸 보고 당시의 급박하고 참담했던 상황에 가슴이 먹먹했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상해에서의 김구와 윤봉길의 운명적 만남,  나라 독립을 위해 일본군 전승기념행사에 폭탄을 던진후 체포되어 일본으로 끌려가 온갖 고문고초를 겪고 25살 젊은 나이에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이를 두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위대한 윤봉길 의사와 김구선생을 비롯 임시정부 시절의 위대한 독립운동가들의 일생이 다시 떠오르는 계절입니다  좋은 글을 올려 주시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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