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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만에 다시 잡았던 라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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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 50대 중반입니다. 과거 30대 중반까지 펜홀더 2부를 쳤습니다. 중학교 2학년 시절 정통으로 코치에게 배운 탁구였습니다. 친구들이 탁구 선수들이 많아서 같이 어울리다 배우게 된 거죠.

제가 서비스가 약해서 1부를 못했을 뿐, 포핸드와 백핸드 모두 1부 수준으로 쳤습니다. 화 드라이브는 물론 백 스매시도 정말 파워풀하게 화려하게 쳤구요. 


그후 외국에 나가게 되어 탁구를 못쳤어요. 아시다시피 탁구가 대중화된 나라들이 동아시아와 유럽 외에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저는 탁구를 거의 치지 않은 나라에서 오래 살았는데, 주로 테니스와 축구를 하는 편이었죠.

그러다 한국에 만 50살이 되어 돌아왔는데, 52살에 다시 탁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거의 17년만에 다시 탁구를 시작했어요. 한국에서는 테니스도 좀 여건이 어렵고 축구도 멀리 가야하고 여러 이유로 운동을 멀리하게 되더라구요. 그러다 몸이 점점 안좋아져 위기 의식을 느끼고 무조건 건강을 위해서 결심을 했죠. 탁구를 다시 쳐야겠다고 말이죠.


동네 탁구장을 수색해서 나갔습니다. 당연히 예전에 쓰던 펜홀더 라켓을 들고 갔죠. 여전히 조금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옛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을 불과 30분만에 깨달았습니다.

분명히 저보다 한참 하수인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제가 만방으로 깨지는 겁니다. 옛날에는 그냥 가지고 놀다 살살 봐주며 치는 탁구 수준인데 막상 붙어보니 제가 완전 처참히 박살나는 거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분들이 5부 정도 수준이었어요. 


그렇게 한 보름을 쳐봤습니다.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도저히 이길 수가 없더라구요. 원인 분석에 나섰습니다. 

첫째, 제가 30대 몸이 아니니 당연했습니다. 
둘째, 탁구 용품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습니다. 볼도 바뀌었고, 그리고 라켓이 이젠 거의 다 쉐이크 핸드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세째, 탁구 전술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커트 서비스를 넣으면 상대가 커트로 받고 그러면 3구 드라이브 공격이었습니다. 저는 전진 속공과 드라이브 전형이라 무조건 선공 잡고 들어갔죠.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서비스부터 상대가 밀어제끼고 강한 공격으로 받아치고 들어옵니다. 정말 속수무책이더라구요. 

제가 현실을 깨닫고, 즉시 펜홀더를 버렸습니다. 그리고 쉐이크 핸드로 바꿨습니다. 이유는 제 발이 도저히 좌우로 움직이기란 이제 불가능하게 된 50대 몸이라서 그랬어요. 푸드웍으로 좌우로 빠르게 움직여지지가 않았거든요. 그리고 전술적으로 서비스부터 공략하는 탁구로 변해서 쉐이크 핸드로 쳐야 이게 가능해 이 현실을 받아들인 거죠. 

용품점에 가서 쉐이크 핸드 초보자에게 가장 무난할 라켓을 샀습니다. 그게 블레이드(목판)은 <이그니토>였고, 러버는 <오메가 2> 양면이었습니다. 값도 무난하고 가성비가 뛰어난 라켓과 러버죠. 목판도 매우 잘 나가고 러버도 탄력도 좋고 드라이브도 무난히 잘 감겼습니다.

그걸로 2년 넘게 쉐이크 핸드 탁구를 지금까지 쳐왔네요. 레슨은 전혀 안 받았습니다. 제가 1차로 건강을 위해 치는 탁구라 그렇게 돈을 써가면서 치고 싶진 않았고 내 평생 레슨으로 돈을 써본 적이 없었거든요. 중학교 시절에도 코치가 동네 형이라 그냥 가르쳐줬어요.

오래도록 펜홀더로 탁구를 친 감각이 있기에 눈으로 보고 어떻게 치는지 쉽게 요령을 익혔습니다. 
포핸드 쪽은 펜 홀더와 큰 차이가 없더군요. 이건 오래지 않아 예전 실력을 회복해 스매시와 드라이브 모두 만족스럽습니다. 다만 드라이브의 경우 펜 홀더처럼 손목을 순간적으로 털어서 강한 회전을 못주게 되니 드라이브 파워는 죽었습니다.

대신 스매시의 경우 짧은 걸 플릭으로 쳐내는 기술이 예전보다 나아졌습니다. 이건 쉐이크 핸드라서 포핸드 플릭이 더 용이해진 것이 아니라 제가 꾸준히 연습한 결과에요(오히려 펜 홀더가 포핸드 플릭 기술은 더 잘 구사되죠).


그런데, 다들 아시는대로 쉐이크 핸드의 백 핸드 타법이 완전히 펜 홀더와 달라 정말 시간이 오래 걸리더군요. 지금 백 쇼트(하프 발리라고도 하는 타법)는 펜 홀더 백 쇼트와 큰 차이가 없어 과거 2부 수준으로 올라와 강력하고 빠른 랠리에 맞설 수준입니다.

그런데 백 드라이브와 백 스매쉬는 정말 잘 안늡니다. 여전히 제가 원하는 수준의 60-70% 정도 밖에 되지 않군요. 펜 홀더로 강력히 백 스매쉬를 했던 그 맛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답답하죠.

쉐이크 핸드의 백 스윙의 메커니즘 자체가 펜 홀더와 다르기 때문에 아직 제가 그걸 완성을 못하고 있지요. 아마 레슨을 받았으면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왔겠지만 여전히 독학을 고집 중이에요.

아무튼 그렇게 해서 지금은 3부 정도를 칩니다. 예전 제가 박살난 동네 아줌마들은 제가 4개 정도 잡아 드려야 합니다. 그래도 여유있게 이깁니다. 라켓(블레이드)는 그대로 이그니토를 쓰고 러버는 <오메가 4>로 업그레이드 했네요. 라켓을 굳이 바꿀 이유를 저로서는 지금 느끼질 못하겠습니다. 다른 라켓을 써봐도 큰 차이를 못 느끼니까요.

이제 백 공격만 마음 껏 할 수 있다면, 2부를 금방 가겠는데 정말 시간이 오래 걸리네요...
 

    탁구러버 표면을 복원시켜서 회전력을 살리는 영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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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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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gas님의 댓글

no_profile Vega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7년전에 잃어버렸던 소중한 그 어떤 것을 되찾았네요~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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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님의 댓글

no_profile 배움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이는 정말 어쩔수가 없는가 봅니다.
젊었을 때 저는 다른 사람들이 숨이 가쁘다라고 하는 소릴 도무지 이해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

그런데 50대 중반에 나이타령 ? ^^
이해가 좀 안됩니다. ㅎ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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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탁님의 댓글

no_profile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저도 50대 중반인데 저질 체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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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엘님의 댓글

no_profile 뷰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잠재되어 있던 실력을 무시 봇하네요~ 앞으로도 좋은 성과(백 공격/2부) 있으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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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님의 댓글

no_profile 오늘 아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공감갑니다. 비슷한 나이대에 비슷한 경우에 비슷한 이유에 다시 시작도 비슷...
단지 저는 처음부터 초보를 벗어나지 못한 실력이었다는것 밖에...
님의 열심에 감동했습니다. 응원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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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님의 댓글

no_profile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발튼어님께서 올려 주신 좋은글 넘 감사드리며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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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la님의 댓글

no_profile bul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50대 중반이면 참 좋은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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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님의 댓글

no_profile 고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기는  연륜있으신 분들이 많이계셔서 50대초중반은 아직 한창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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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k59님의 댓글

no_profile hok5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봤습니다..6학년 졸업반임돠..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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