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타타라타] 91년생 김아영은 울보 탁구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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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입니다.
읽어보세요. 헤럴드 유병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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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여중 탁구부의 김아영 코치. 91년 생, 우리나이로 29살이다.
# 인간은 감정에 의해 눈물을 흘리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한다. 다른 동물은 소리나 동작으로 감정을 표현하지만, 인간은 여기에 눈물이라는 생체작용을 더 이용하는 것이다. 생화학자인 윌리엄 프레이의 연구에 의하면 자극물(양파)로 인한 눈물과 감정으로 인한 눈물은 다르다. 후자의 경우 단백질 농도가 24% 더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감정팔이’라고 못되게 묘사하는 경우도 있지만, 눈물의 미학이 지극히 인간적인 것만은 확실하다.
# 생뚱맞게 눈물 이야기를 한 것은 지방도시에서 탁구를 가르치는 20대 여자 코치(김아영)가 얼굴도 모르는 기자와 전화인터뷰를 하면서 두 번이나 울었기 때문이다. 전화기 너머로 울먹이며 말을 잊지 못하는 상황. 낮에 좋은 성적을 냈고, 늦은 밤 지인들과 즐겁게 맥주를 먹다가 한 인터뷰였다. 그것도 30분 넘게 이것저것 나름 기분 좋게 얘기하다가 나온 ‘갑툭튀’ 울음이었다. 생각해보면 인터뷰의 계기도 특이했다. 전날 김 코치의 대성여중에게 패한 팀의 지도자가 먼저 연락을 해왔다. “우리가 졌는데 기분이 아주 좋아요. 대성여중과 김아영 코치 이야기는 꼭 좀 기사로 써주세요.”
# 팩트는 간단하다. ‘어려운 환경에서 딴 소년체전 은메달’이다. 청주 대성여중은 지난 27일 군산에서 열린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 탁구 여중부 단체전에서 울산화엄중에게 게임스코어 1-4로 져 2위를 차지했다. 은메달인데도, 체육관의 탁구인들은 대성여중 선수들과 김아영 코치를 진심으로 축하했다. 또 축하를 받을 때마다 김 코치와 선수들이 울먹였다. 이런 분위기는 대성여중이 8강에서 경북선발을 이기고, 전날 강호 문성중(서울)을 4-3으로 이기면서 시작됐다. 대회 최대 이슈였던 것이다.
지난 27일 소년체전 탁구 여중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딴 대성여중 선수들. 맨 왼쪽이 김아영 코치. [사진=월간탁구/더핑퐁]
# 대성여중-대성여상을 졸업하고, 실업과 대학에서 선수생활을 한 김 코치는 2016년 초 사석에서 “니네 학교가 전국 최약체야. 심각해”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선수 은퇴 후 분당지역에서 생활체육 레슨으로 돈도 제법 벌고, 살 만했던 김아영은 오기가 발동했다. ‘모교에 가서 후배들을 가르치자’라고. 수소문을 하니 마침 탁구부에 문제가 생겨 코치를 새로 뽑는다고 해서 그해 3월 새 학기 시작과 함께 모교로 내려왔다. 그런데 놀라고 말았다. “학교에 왔는데 선수가 딱 2명이었요. 전임 코치가 관두면서 선수들을 죄다 다른 학교들로 전학시킨 것이었죠. 정말 황당했어요.” 전국 꼴찌라는 것은 알았지만, 가르칠 선수가 부족할 줄을 몰랐던 것이다. 남아 있는 2명의 경기력도 말할 필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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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홍책님의 댓글
홍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 읽었네요. 감동적인 것 같습니다.
초심 잃지 않고 계속 좋은 성적 내기를 기대합니다.
많은 경우 좋은 선수를 대려오기 위해서 코치들간에 분쟁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다른 코치를 찾아간 선수에게 악담하는 경우나 떠난 선수의 앞길를 망쳐 놓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어렵지만 코치는 잘 하는 선수를 더 잘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있고 가능성이 있는 선수에게 동기를 부여해서 노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