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학교의 졸업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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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생각하면 30년 사회생활을 맞이하는 2019년이다.
1990년 5월 첫날 설레였던 출근 아침.
당시에는 업무용 프로그램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하우스 라고 부르던 30 명 규모의 소기업이었다.
26살 청년에게는 자신이 일을 해서 고정적으로 돈을 번다는 것 만으로도 무척이나 감사했고 좋아하던 프로그래밍 이어서 2년간 취업재수하며 노력했던 공사취업 실패의 낙담감을 씻어내기에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그뒤로도 많은 이직을 거치며 회사부도를 두어 차례 겪고 부산출장 3개월 여 직원들과 직영매장을 마무리하던 기간에 아내의 유산소식 듣고 같이 울어주던 기억도 아련하다..
여직원 둘을 데리고 미국 소프트웨어 전시회를 둘러보고 말문 막혀 쩔쩔매던 시간도 내게는 여전히 며칠전의 일 같기만 하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소프트웨어 유통업체의 영업. 자금관리자 겸직...
중견 패션업체에서 당시 유행하던 순환 보직 트렌드 따라서 자재구입, 영업관리, 기획, 물류담당을 지내고 유통부문 본점의 QC검품팀장으로 보직을 마친 뒤에는 더 많은 이직을 경험하는 격동의 중년기를 보내던 시간들.
한 곳에서 수십년 일하는 동료와 선배들을 한없이 부러워하던 중년의 탁친에게는 탁구와 신앙이 가정과 더불어 당시의 치료제였다.
참 열심히 살고 운동하고 단순하게 달리며 남들보다 적게는 수배에서 많게는 십여 가지 이상의 다양한 직군과 직무를 겪은 뒤 버스기사에 안착한 오늘이다.
청년기에 TV 탤런트를 동경했기도 하다.
참 다양한 삶과 일을 간접 경험하는 그들이 한없이 부러웠다.
연예인에 열광하는 청소년의 팬심이 아니라 많은 경험을 하며 수입을 만든다는 매력이 다가왔던 것이다.
아마 10센티만 키가 컸더라면 도전해보지 않았을 까 혼자 웃음짓는다.
직접경험을 하며 많은 이직 탓에 평범한 사회인보다 월등하게 많은 직무지식과 경험자산이 장년의 탁친에게는 인생의 보물같은 선물임을 이제는 알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다른 면으로는 겪은 만큼 아는 법이다.
월급날 기다리는 직원의 입장..
월급 주는 마음과 중간관리자의 어려움을 모두 아는 이의 생각으로 세상을 보는 여유를 새삼 감사하는 하루.
실버인생을 계획하는 요즘은 하루 수백명의 얼굴과 만나는 여상의 시간이 내게는 더없이 신기할만치 소중하다.
똑같은 삶을 사는 사람을 단 한명도 만날 수 없다는 것과 치열한 삶의 여정에 충실한 시민들을 통해 받는 영감은 돈으로 계산 못하는 일상의 선물이다.
더욱 사랑해야겠다.
내게 주어진 하루와 나와 마주하는 인연들.
스쳐가는 승하차 손님들과 차밖에 보이고 지나치는 많은 장소와 군상들.
이전 직무였더라면 절대 접하지 못했을 엄청난 인간군상을 통해 배우면서
인생학교의 우등졸업장 수령을 기대하면서.
댓글목록
정다운님의 댓글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탁구친구님 안녕하세요?!
탁친님께서 벌써 인생학교를 졸업하신다구요!
제가 보기에는 이제 인생학교를 시작하실 나인데,,,,,
암튼 이렇게 좋은 글을 올려 주셔서 넘 감사드리며 잘 보고 갑니다.
탁구친구님의 댓글의 댓글
탁구친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의 종착지 개념은 아니구요. ㅎ
보통 직장이 인생의 학교라 하기도 해서 제 마지막 직장이 될거란 뜻으로 제목지었습니다.
행복한 오늘 되세요.
탁구친구님의 댓글의 댓글
탁구친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에그. 다른 분들 웃는 소리 들립니다. ㅎ
건강 챙기며 일하시고 즐탁으로도 스트레스 푸세요.
안토시안님의 댓글
안토시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탤런트가 꿈이셨다는 내용이 인상깊네요. 인생에서 맡은 배역을 늘 충실히 하시는 모습.. 멋지십니다^^
탁구친구님의 댓글의 댓글
탁구친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러가지 삶의 양태를 바꿔가며 그렇게 익어가기도 하나 봅니다.
매 상황과 상대에게 충실하는 것이 덜 후회하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어렵습니다. ^^
prince님의 댓글
princ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음~ 썸네일 사진 확대가 안되네요...ㅜㅜ
저는 같은 직종, 다른 직장 37년차 입니다
행운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아직도 하는 일이 재미있습니다만
자의반타의반 새로운 것을 준비하고도 있습니다
탁구친구님의 댓글의 댓글
탁구친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썸네일 사진이 4년 정도 된 듯 합니다.
저 당시만 해도 그나마 덜 망가졌는데 자세히 보면 실망하십니다. ㅎ
프린스님의 인생 터닝킥 성공을 기원합니다.
홍책님의 댓글
홍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위 사진이 참 많은 것을 이야기해 주는 것 같습니다.
치열하게 후회없이 산 인생만큼 값진 것은 없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더 멋진 인생, 행복한 인생 사시기 바랍니다.
날나리(wantofly)님의 댓글
날나리(wantofl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키 10Cm를 줄테니까 얼굴을 나한테 주면 어때요? ㅋ
저번에는 연주회(?)가 막 끝나고 경황이 없어 제대로 통화를 못해 아쉬웠습니다.
능력도 없는게 이것저것 벌려놓아 정신이 없이 몇개월을 보냈네요~
대충 정리할건 정리하고 해야될 일은 자리를 잡아 좀 여유가 생길 듯하니 시간 맞춰보죠~
빨간 신호등이 꼭 나쁜 것만이 아니란걸 요즘 느끼고 있답니다~
탁구친구님의 댓글의 댓글
탁구친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제는 키 욕심은 사라지고 체력욕심 간절해지네요.
운동하려해도 너무 힘에 겨워요.
젊은데도 벌써 이러면.. ㅠ
한컴님의 댓글
한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탁구와 신앙과 가정이 치료제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네요,
마음먹은 대로 살수 없는게 삶이라고도 하지요, 탁구친구님은 그래도 열심히 살아오셨고
지금도 열심히 살고 계시니 평범하지만 대단한 겁니다.
탁구친구님의 댓글의 댓글
탁구친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 세월호 사건 관련 방송사연 중에 "평범한 삶이 행복이다" 란 말이 가슴에 남습니다.
평범하지만 일상의 삶에 진실되이 마주하는 것.. 어렵지만 그렇게 가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강청수님의 댓글
강청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탁구와 신앙과 가정이 치료제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저의 인생 치료제가 신앙과 탁구와 가정입니다. ㅎ
탁구친구님 힘내세요
화이팅입니다. !!
탁구친구님의 댓글의 댓글
탁구친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힘이 되는 온기넘친 댓글 감사드립니다.
더 힘내어서 주변에 밝은 기운 나눠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 습니다.
vincentyoun님의 댓글
vincentyou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봤습니다.
저와는 정반대로 다양한 직장에서 다양한 업무 영역을 경험하셨군요. 저는 대학교 졸업하면서 입사했던 첫직장에서
2개의 업무 영역만 경험하면서 일한지가 25년째 됩니다.(아마도 정년퇴직하더라도 별로 변화는 없을 듯하구요)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회사가 저에게 해외의 몇몇 나라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이문화에 대한 이해를
하는데 도움을 준 점, 애들에게 해외에서 교육받은 경험 등등 여러 모로 고맙게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가려는 1인 입니다.
탁구친구님의 댓글의 댓글
탁구친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가지를 꾸준히 한다는 것은 전문성의 깊이도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만큼 일을 통해서 세상을 보고 받아들이는 여유 또한 있다고 생각합니다.
든든하고 전망있는 일터에서 익어간다는 것은 정말 축복이죠.
부럽고 또한 축하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