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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것...? 아름다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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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탁구장 가기 싫다. 왜냐구?

레슨 배워도 실제로 게임하면 제대로 되는것이 하나도 없다.

레슨때만 해도 폼이 되는것 같지만, 게임만 하면 오른손은 왼손 몰라라... 왼손도 오른손 몰라라...

상체와 하체의 절묘한 부조합에 공을 찾는 눈과 목의 어긋남은 총체적 난국이 뭔지를 깨닫게 한다.

남이 볼때 나는 한판의 멋진 춤사위를 벌인듯하니... 이 답답한 마음은 안당해본 사람은 모른다.

그렇다고 집에만 있을수 없으니 탁구장은 가야겠는데...

오랜만에 간 탁구장은 역시 활기가 있다. 코치도 반갑게 맞아주는데 대뜸 한 사람과 치랜다.

얼굴을 보니 넙대대~~~ 하게 생겼다. 몸집도 얼굴만큼 펑퍼~짐 하다. 아마도 베트남사람같은데...

-대략 알겠다. 왜 탁구장에 왔는지...

-그럼. 탁구 열심히 쳐도 살은 빠지지... 내가 책임지고 2kg 빼줄께..

자신만만하게 같이 치기 시작했는데...

세상일. 생각대로 안돼는때가 왕왕 있더라.

-이건,... 말이 안됀다. 어떻게 저 몸집으로 저렇게 움직일수있나...?

때려도, 걸어도, 옆으로 빼봐도 바람처럼 다가와서 툭... 넘겨온다.

-와... 이건 말그대로 날으는 돈가스 로구만..

계속 치다보니 이마에 맺힌 땀이 눈가로 까지 내려오고 심장은 터질것 같이 뛰고있다.

날아오는 공이 두개로 겹쳐보이는가 싶더니 다리힘까지 빠지며 비틀댄다.

이러다가는 내가 먼저 뻗겠다.

그순간 이녀석이 갑자기 소리친다.

"Stop, Stop..."

-뭐야 벌써 지쳤어? 빨리 와. 난 아직 하루종일이라도 할수있어----(간지넘치는 캡틴의 대사)

이러고 싶었지만 정작 내 입에서 나온건

"흐어.. 흐어... 흐어..."

어디사는지 모를 괴물의 신음소리뿐이다.

그런데 이녀석 나에게 다가오더니 라켓좀 보잔다.

-뭐야. 이라켓 비싸진 않지만 진품이야 뭐가 어떠서..

이녀석 내 라켓을 자세히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Wow... it's so...so.."

갑자기 짜증이 확 몰려온다.

"So what--?"

내가 빽 소리를 질러도 이녀석 둔하긴 둔하다. 까딱도 하지 않는다. 그러더니..

"So colorful..."

이녀석 내 라켓이 화려해서 뭘 어쨌단거야. 기분이 나쁘다.

다음 내목소리가 마치 지하 18층 밑에서 솟아나듯이 음산해진다.

"So~~~~?"

그제서야 이녀석 화들짝 놀라더니

"So pretty. Yah, pretty..."

하더니 허둥지둥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싱거운 녀석...

그런데 이녀석, 미국인이 아니고 베트남 사람이라서 "pretty" 라는 단어를 썼나보다.

미국인이라면 "beautiful" 이라는 단어를 썼을거다. 그러고 보니 미국에온지 얼마안됐던 때가 생각난다.

 

어느날인가 목이말라서 맥도널드 매장에 들어선적이있었다.

줄이 좀 있었지만 음료수를 사기위해 그냥줄 섰는데 줄이 잘 줄지 않는다.

왜그러나 해서 카운터를 바라보니 왠 백인아저씨가 종업원에게 열심히 불평을 늘어놓고있다.

그러다가 오른손을 쑥- 내밀었는데 보니 맥도널드의 명물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들려있었다.

그때 아마 39센트 였던가...?

어쨌든 이때나는 몇해전에 있었다는 한 사건이 떠올랐다.

어느 할머니가 맥도널드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잘못해서 쏟았는데 그때문에 데어서 맥도널드를 고소했다지..?

그런데 법원은 손님의 안전을 무시한 온도였다고 해서 100만불정도 배상 판결을 내렸다고하던데...

 

와... 그럼 난 지금 또다른 사건의 현장에 있는것 아닌가..?

귀추가 어떻게 될지 눈이 빠져라 쳐다보는데. 매니저가 다가오더니 손님의 말을 조용히 듣더라.

그러더니 그 백인아저씨의 손에서 아이스크림을 받아서 (어.. 그거 주면 안돼잖아 증거물인데...) 기계앞에 가더니 아이스크림을 두바퀴를 더 얹어서 주는거다. 그랬더니 이 아저씨왈...

"Wonderful!   Beautiul!   Beautiful!"

.

.

.

난 그 아저씨가 의기양양, 혓바닥으로 날름날름 아이스크림을 핥아가며 문밖으로 나갈때 까지 내가 입을 벌리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뒤의 사람이 앞으로 가라고 나를 툭 칠때 겨우 정신이 들어서 "딱" 소리와 함께 입을 다물고보니

갑자기 울화통이 치민다.

-아니 그래 겨우 아이스크림 적게 줬다고 불평 하느라 이 줄을 만들어? 그런데 아이스크림 두바퀴 더 얹어주니까  원더풀에  뷰티풀에... 고무풀에... 순간접착제냐...?

- 네놈의 그 삐뚤어진 심뽀가 삐유띠뿌리다...

 

언제부터 뷰티풀이라는 단어가 하나의 감탄사가 됐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안다. 아름다운것이란 그저 한 단어를 지칭하는게 아니라는것을...

주위를 둘러보자.

탁구장 사람들 먹으라고 음식과 과일을 장만해오시는 할머님들...

외국인에게도 같이 먹자고 권하는 할아버님들...

하수에게 10분, 15분 시간내서 같이 쳐주시는 고수님들...

 

이 모든 풍경에 담긴 마음이 바로 아름다움 아니겠는가..

그러고 보니 나와 함께 쳐주고 있는 이 넙대대.... 한 친구가 참으로 아름답게보인다.

"Thank you. Beautiful"

"What--?"

"Never mind."

자.. 오늘 2kg 확실히 빼고가자.

 

 

 

윗글은 1년 반정도 전에 컴퓨터에 저장해놓았던 글입니다. 제목을 깊게생각하지 않고 서둘러 저장했더니 찾을수가 없었습니다만, 이번에 파일정리하다가 발견해서 올려봅니다. 

    탁구러버 표면을 복원시켜서 회전력을 살리는 영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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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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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불이님의 댓글

no_profile 바람불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재미있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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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친구님의 댓글

탁구친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끄러운 글 보는것보다는 편안한 글입니다.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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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천재...님의 댓글

no_profile 탁구천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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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님의 댓글

no_profile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잼 있는 글 올려 주셔서 넘 감사드리며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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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5님의 댓글

no_profile 나름대로5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탁구를 치고 있는 제 모습도 beautiful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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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오늘 아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그 모습 보고싶네요. 즐탁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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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오늘 아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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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fighter님의 댓글

no_profile mfighter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Vietnam 에 계셨던가요 ?
잘읽었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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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오늘 아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니요. 미국에 살고있습니다.  Vietnam  사람들도  탁구를 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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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미원님의 댓글

no_profile 자미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레슨폼. 시합폼 따로따로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또한    거대한 몸과 빠르기가 절대로 비례하지  않다는 것에도  공감합니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즐탁하시면서  건강하시길 빌면서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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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를통한건강을님의 댓글

no_profile 탁구를통한건강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솜씨가 문단에 데뷰해도 모자람이 없으십니다.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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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청수님의 댓글

no_profile 강청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재미있게 글을 쓰주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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