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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새학년 첫등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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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100 일 가까운 집콕을 끝낸 둘째 아들 지훈의 고교 2학년 등교일 이다.

아내는 지난 밤, 자신이 학교 가는 것 같다면서 준비물과 가방의 지참물 등을 챙기랴 부산한 모습이었다.

큰 아이랑 다섯살 터울인 데다가 늦둥이 격 나이에 낳은 아이라 더 마음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한편으로 군 복무 중인 큰 아들 영훈이를 생각하면 오히려 우리 부부의 마음이 편안한 것도 사실이니 아이러니...

2월 까지의 학원강의 빼고는 그 긴 시간 동안 집 밖을 나간 것은 편의점에서 간단한 먹거리 사는 때 외에는 없었으니 안타깝기도 하고 그런 답답한 현실을 참아주는 것이 그저 고마웠다.

등교전날인 지난 밤에, 지훈이가 새 학년 교과서와 학교권장 도서에 자신의 이름을 적다가 아내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 엄마, 나 보다는 글씨체가 예쁘니 써 주세요

아내가 적으려다가 설거지를 마친 내게 다급히 말한다.

"여보, 급하게 도와줄 일이 있어요"

영문도 모르고 방으로 들어간 내게, '당신의 글씨가 더 예쁘니 책에 둘째 이름을 좀 적어주세요.'

하여 책의 이름 써놓기의 미션이 모자의 토스를 받아 내게 주어졌다.

40년 전 고교시절의 책과 달리 사이즈가 모두 A4 크기이다.

두께는 다양하고 책의 형태와 디자인, 색상이 훨씬 자유롭고 한편으로는 화려한 느낌이다.

예전의 음악이나 미술책, 사회과부도 정도만 A4 크기 였고 나머지 과목들의 작은 크기 교과서는 일일이 분책을 하여 1-2개월 수업분량의 책으로 개별커버지를 만들어서 과목별 공책 사이에 끼워 다니던 학창시절이 생각난다.

체구도 작아 그 많은 교과서들을 가방에 담고 다니기 버거워서 내 나름의 지혜를 짜 낸 것이었는 데

아들의 교과서에 이름을 적어주다 보니 그 기억이 떠오른 것이다.

앞으로 다시 이런 일이 있을 까 싶은 지훈이의 고교 1학년 겨울방학과 2학년의 시작은 아들 뿐만이 아니라 지금 2020 년을 살아가는 모든 세대의 기억창고에 결코 잊지 못할 많은 조각들을 남길 것이다.

어느 때 보다 스윗홈에서 아들과 함께 한 시간이 많았기에 사소한 대화와 아들을 챙겨주는 먹거리 장만의 즐거움들은 내게는 큰 선물 같기만 하였다.

아마 실버탁친의 어느 날에 아들과의 그 조심스럽던 2020년 봄날의 동거를 떠올리며 함께 먹던 라면과, 시켜 먹던 음식 종류보다는 같이 앉아서 나눈 사소한 대화에 담긴 그 정과 사랑에 취하며 눈가를 적실 수도 있을 것이다.

대중가요 가사에서 익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듯이, 노년으로의 연착륙은 이처럼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부대끼며 서로 아끼는 시간의 마디를 새겨나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주 작은 한 마디에 귀를 기울여 주고 함께 있어주는 것, 결코 쉽지 않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이러한 노력들이 어느 그 무엇보다 행복한 삶의 마무리를 위한 필수과목 이라 절감하며

    탁구러버 표면을 복원시켜서 회전력을 살리는 영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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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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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탁님의 댓글

no_profile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아들이 올해 졸업하고(졸업식 못감. 졸업식이 열리지 않음)
지금 백수입니다.
집에 가면 아들이 가끔식 밥을 채려주는데 어제는 짜글이를 해주데요.
재미가 쏠쏠합니다..^^
아들이랑 오손도손 식사도 하면서 이야기하는게 정말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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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연일 계속 이어지는 코로나 사태로 불안하고 걱정이 태산인데
그렇게라도 행복을 찾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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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친구님의 댓글의 댓글

탁구친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들이  해주는 라면 한 두번 먹어 보긴 했는데 기분이  묘하긴  하더라는..
코로나19로  많은 변화를 강제당하는 게  아직도 불편합니다.
이제는 경제생활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경지에  온 듯 한데  기약이  아직 없음이  갑갑합니다.
밝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게  건강백신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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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님의 댓글

no_profile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탁구친구님 안녕하세요?!
오래간만에 좋은 글을 올려 주셨네요!
하시는 일에 코로나와의 피해는 없으신지요?!
학생들이 이제 서서히 개학을 하거나 준비중인데
계속 연일 이어지는 코로나 사턔로 학부형으로서 걱정이 많이 되실 겁니다.
학생들이 개학을 해도 걱정이고 안해도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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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친구님의 댓글의 댓글

탁구친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전 아직 무탈합니다.
근4개월을 8시간 이상 마스크  착용하느라  없는게  어색하기도  해요.
그래도  여전히  불편하네요.  특히  선글라스  쓰면  김서림  탓에..
정다운님과  가족 모두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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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넵!  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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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청수님의 댓글

no_profile 강청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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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친구님의 댓글의 댓글

탁구친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건강한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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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친구님의 댓글의 댓글

탁구친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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