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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브 두리틀의 인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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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화 해설2 / 글 선형길

  

 처음 인터넷 상에서 이 작품을 접했을 때 필자에겐 충격이었다세심히 살펴본 후에야 그림인 것을 알았지만이런 사실적인 묘사가 가능할까하는 의문을 좀처럼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예전과는 달리 근자에는 화랑에 가볼 기회가 그리 많지 않지만이 그림을 보고 느낀 소감 몇 줄을 적어본다.

 

첫 번째 작품은 마상에 앉아있는 세 인디언들이 뭔가를 쳐다보고 있는데그 대상이 명확치가 않다언뜻 보면 하늘이나 구름이겠지하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독수리를 응시하고 있다대상을 화폭에 가득 채운 과감한 구도 상독수리를 물에 투영 된 것으로 처리한 것인데이는 물속에 있는 독수리가 그들을 쳐다보는 미묘한 형국이 되어버렸다그런데 새가 자신들이 기른 사냥용 매라면 마땅히 팔뚝 보호용 가죽이 있어야겠지만 그림에는 없다그러므로 새는 야생 조류로 간주해도 좋겠다여하튼 세 인디언이 독수리를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보면 사냥이나 초병의 임무 중일 것이다.

 

그러면 첫 번째 작품의 주제는 뭘까필자에게 첫 작품의 화제를 붙여달라고 하면 정적이라고 칭하고 싶다뭔가를 노리고 있는 독수리는 공중에 정지해 있고 세 인디언의 시선은 독수리로 향하고 있으니 이 작품의 핵심은 세 인디언이나 독수리가 아닌 독수리가 노리고 있는 대상에 맞춰져 있다화가 베브는 인디언의 눈이 아닌 독수리의 눈으로 뭔가를 바라보고 있는데그 대상이 명확치가 않다그런데 베브 두리틀의 암시적 기법을 염두에 두고 추론한다면 독수리가 노리는 대상은 바로 세 인디언이 아닐까필자는 물에 투영된 독수리가 도리어 세 인디언을 쳐다보는(노리는형국이 되어버렸다고 미리 언급한 바 있다이는 결국 17세기 이후불운에 처해질 아메리카 인디언의 운명을 상징적으로 암시한 것은 아닐까하는 것이다.

 

두 번째 작품은 마상에 앉아있는 인디언 용사와 곰인데, 하나는 인디언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환영처럼 처리한 다른 하나는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두 곰들은 전혀 적의를 드러내지 않고 있을 뿐더러 마치 애완견처럼 친밀해보이기까지 한다필자가 첫 번째 해설에 보인어린 소년에게까지 적의를 드러내고 위협하는 장면과는 너무나 다르다이 두 작품 사이의 극적인 차이가 인디언을 소재로 그린 베브 두리틀 작품의 전체적인 메시지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첫 번째 해설에서는 곰과 소년나무 등걸이라는 세 대상간의 갈등과 책임의식이 주제라면 이 두 번째 작품의 주제는 자연과 동화된 인디언백인문화에 함몰되기 전의 보다 순수했던 인디언의 재현인 것이다.

 

세 번째 작품은 무지개에 둘러싸인 인디언의 모습이 너무나 작고 초라해 보인다당당한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면 당연히 인물에 포커스를 맞춰서 좀 더 클로즈업해야 했을 것이다비록 주위 배경에 주력하느라 인물을 작게 그릴 수밖에 없는 구도 상의 특징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마상에 앉아있는 인물은 분명 추장의 복장이다이는 인디언 보호구역 안에 갇혀버린 오늘날의 아메리카 인디언의 비애를 형상화 한 것으로 보아도 좋을 것 같다베브는 성경의 영향을 받아서 추장과 인디언 주거지를 무지개로 둘러서 인디언의 운명이나 미래를 희망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그럼에도 마상에 앉아서 우리를 응시하는 추장의 모습이 너무나 애처롭다이런 안타까운 심정은 그들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는 필자의 선입견 때문은 아닌 것 같다.

 

네 번째 작품은 석산에 올라 밤하늘에 기원하는 모습인데눈여겨 볼 것은 그가 올라서 있는 산정의 형상이다그것은 분명히 첫 번째 그림의 독수리 형상인데 왜 산정을 그런 모습으로 표현한 것일까첫 번째 그림에서 세 인디언의 시선이 독수리로 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 기원의 내용이 무엇인지 추측하기는 어렵지 않다독수리 형상을 그려 넣음으로 그 기원의 성취인야생 독수리 같은 그들의 비상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한마디로 그 염원에 대한 답을 화가 베브두리틀은 자신의 그림 속에 이미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더구나 두 작품에서 뿌리를 훤히 드러내고 고사한 나무를 그림의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그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암시한 것을 보면 그 사실은 더욱 분명해진다.

 

캐나다에 머무는 동안 인디언 보호구역 안에 사는 그 후예들의 비애를 듣기도 하고 본 적도 있었다정부에서 지급되는 생활 보조금에 대해 퍽 상반된 견해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었는데연방 정부 측에서는 보조금 삭감과 동결인디언 측에서는 보조금 인상과 거부 등의 다양한 의견들이 대립하고 있었다보호구역 안으로 몰아넣고 그 반대급부로 지급되는 정부 보조금이 도리어 야성적이던 인디언 정신을 말살시켜 타락케 한다는 견해가 인디언 사회에서도 상당한 호응을 얻은 적도 있었다그런 내용을 주제로 한 영화가 간혹 등장한 것을 보면 보호구역 안으로 내몰린 아메리카 인디언의 현실은 미국이나 캐나다 정부로선 쉽게 풀지 못할 숙제이며 인종차별타파를 부르짖는 미국 정부로서는 풀기 어려운 아이러니로 남아있는 것이다.

 

퍽 오래 전에 서양화를 전공하고 파리로 그림공부를 떠난 한 친구와 대형 그림(18미터와 22미터, 2작업을 같이 한 적이 있었다혜촌 김학수 화백에게서 동양화와 서양화에 대해 수년간 보고 들은 경험과 수십 번 통독한 성경 지식 탓에 그 구도 초안을 내가 잡아준 터라 그 친구와는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고갔다한번은 르느와르나 르노럼브란트가 사용한 색조를 만들어 낼 수 있느냐고 짓 굳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그 후그 친구는 파리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는데 그 일을 계기로 서울대학교 미대 실기가 구도와 표현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각 절반씩의 배점이 주어진다는 것을 알았다근자에는 한국에도 극사실화 기법이 도입되어 문화재 등을 손으로 그려내는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사진과 구분하기도 어려울 만큼 그들의 표현력과 색조를 보고 한국 미술계에도 벌써 개성의 시대로 접어들었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탁구러버 표면을 복원시켜서 회전력을 살리는 영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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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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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탁님의 댓글

no_profile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상을 재현하는 것이라면 사진도 있는데 사람이 그린 것과 차이가 있죠.
잘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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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송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낙엽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고탁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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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ce님의 댓글

princ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4번 작품에서 독수리 외에
들짐승 얼굴이 3개 더보이는 건
착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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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송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낙엽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거참~ 3개씩이나요!!?? 한두개는 보이는 듯한데... 전에 중국화에도 그랬지만 프린스님은 눈, 관찰력이 참 좋은 듯해요. 난 좀더 찾아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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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윤영님의 댓글

no_profile 라윤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두리틀 하면 두리틀 특공대가 생각나는데
죄송합니다 낙엽송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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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송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낙엽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리틀 특공대~ 끝내줬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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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고님의 댓글

no_profile 케이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베브 두리틀 유명한 화가로 윗 댓글에도 나오듯 착시 그림으로 매우 유명하기도 합니다. 찾아보면 동식물 착시 그림이 아주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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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송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낙엽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맞습니다. 12,3년 전만해도 그리 많지가 않았는데, 요즘 검색하면 많이 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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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천재...님의 댓글

no_profile 탁구천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그림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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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송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낙엽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드립니다. 건강히 잘 계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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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청수님의 댓글

no_profile 강청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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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송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낙엽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만이네요. 요즘은 사설에서 탁구를 치니 건강도 기분도 조금씩 회복이 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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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님의 댓글

no_profile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낙영송님께서 오래간만에 좋은글을 올려 주셨네요!
그동안 많이 바쁘셨나 봐요!
좋은 글 올려 주셔서 넘 감사드리며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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