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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의 추억 - 마지막 편 "짧은 재회, 긴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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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른다. 정확히 얼만큼인지는 기억이 나질않는다.

잊고 싶은 기억이라서 그럴까..?

15년은 넘은것 같고 20년은 안됀것 같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하긴 강산이 변해도 한번하고도 반번이상 바뀌는 시간이니...

직장도 옮기고, 이사도 하고, 교회도 집근처 교회로 바꿨다.

평생을 함께할 운동으로 축구를 선택해서 10년이상 뛰었고 이제는 원치않는 은퇴를 한때다.

당연히 은퇴 이유는 부상!

풀에 가려진 구덩이를 잘못밟아 무릎이 뽀고닥~~~!

병원 갔더니 (미국에서는 가정주치의를 먼저 찾아야한다) 오래동안 알고지냈던 할머니 의사분이 놀래서 묻는다.

 

--왜그래? 어떻게 다친거야?

-운동하다...

--운동? 축구?

 

쪽집게다. 표정도 한심하다는듯한...

나중에 알고보니 이곳에 멕시칸들이 많이 오는데 애고 어른이고 운동하다 다쳤다하면 축구란다.

부상부위도 골고루라 발가락, 발목, 무릎, 고관절에 엉치뼈까지...

 

--약먹고 쉬어! 그것밖에 없어!

 

아니 너무 간단하잖아..뭐 약을 바른다던가 맛사지를 한다던가... 어이가 없어서 물어봤다.

 

-그거면 돼요? 다른건...

--움직일순있잖아. 그럼 쉬면 낫게돼. 앞으로 계속 그럴꺼야. 지금부터 퇴행성 관절염 시작이니까...

-예~~~? 아니 관절염이라니.. 이 나이에 관절염...?

--그 나이가 어때서? 조심만 하면 평생 살수있는 나이야.

-네~에? 그, 그래.요..?

 

틀린말은 아닌것 같은데... 맞는말 맞아?

그래도 뭔가 근본적인 치료가 있어야하는것 아니야?

게다가 관절염이라니... 당연히 치료가 더 있어야 하는데...

 

-그런데.. 무슨 다른 치료는 안해도 되나요?

--왜? 주사 맞을래?

-주사요?

 

무슨 주사인지 안다. 스테로이드.

같이 축구하는분중에 한분 있다. 가끔 스테로이드 맞아야 하는분이...

이분도 무릎이 아픈분인데 스테로이드 맞으면 관절에 윤활유를 채운것 같단다.

부드럽고, 고통 없고... 단지 효과가 길지 않다. 2~3개월이면 끝난다는데, 아마 축구를 너무 많이 해서 그런거같다.

가격도 꽤 나가지만 이게 대꼬챙이 같은 대바늘을 무릎관절에 찔러넣는건데 무척, 무~척 아프단다.

생각만 해도 후덜덜~~~

 

--아니면 수술할래?

-수..수술요?

 

점점 일이 커지는것 같다.

 

--인공 관절 넣는거야. 보험이 되나 봐야하지만.

-인공..관절 넣으면 괜찮나요?

--뭐... 1년 적응하면 한 10년 쓸수있지.

-10년.. 그 다음에는요?

--또 수술해서 새거 넣어야지

-녱~~~?

 

음....! 10년에 한번씩 수술해야한단 말이지?

그럼 내가 80까지 산다면 적어도 4번, 90까지 산다면 5번을 해야한다는 말인가?

운이 좋으면 한번만 할수 이이있....

아니! 그건 운이 좋은게 아니잖아?

 

--어떡할래?

 

질문은 들어오는데 생각은 끝이 없다.

그래 나도 남자다. 결정을 해야지. 아픈것을 두려워하면 안됀다. 돈도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결정했어?

 

고개들고 굳건한 의지를 담아 대답한다.

 

-네! 그냥 살겠습니다.

 

이 할머니 의사선생님 씨~익! 웃더니

 

--잘 생각했어. 자기몸이 최고지!

 

음...! 아무래도 내가 이 할머니에게 한방 먹은것 같은데.

그래도 쓸데없는데 돈 쓰지않게 배려해주신 마음이 고맙다.

그 이후로 한달은 방에서 움직이지 못했고, 그후 근 두달은 쩔룩이면서 다녔다.

그럼 이쯤에서 축구를 그만뒀어야 하는데...

축구 해보신분은 아시겠지만 이게 담배보다 끊기 힘든운동이다.

아..! 참고로 난 담배펴본 역사가 없다.

무릎이 어느정도 나으니 살금살금 축구를 다시하게됐고..

아니나 달라?

몇개월후에 다른 한쪽 무릎마저 삐가닥~~~!

안해요, 안해~~~

이젠 정말 그만해야한다. 더 계속하다가는 양쪽 무릎에 인공관절 넣게될수도 있다.

이렇게 해서 축구를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하면서 대신할 운동을 찾고있을때 쯤이다.

 

잊혀지지않는 날짜! 2013년 12월 31일.

아시는대로 이날은 송년회 날이다.

우리 교회에서도 송구영신예배가 있는날이라서 각 부서마나 파티를 하게됐다.

우리 부서도 7시에 모여서 저녁식사, 그리고 게임과 노래 하면서 파티를 하기로 했다.

내또래 젊은 집사님 두분과 함께 저녁을 먹는데, 한집사님이 묻는다.

 

--집사님. 탁구아세요?

(걔가 누구야? 제빵왕? 만난적은 없는것 같은데..)

-별로요.

 

그런데 다른 한 집사님이 끼어든다.

 

--아! 좋아해요. 라켓도 하나 샀어요.

--무슨라켓 사셨어요?

--OOO 라켓인데 중고 100불에 샀지요.

 

갑자기 귀가 솔깃해진다.

처음드는 생각은, 이사람도 바가지 썻구만... 하긴 속인다면 안속을 사람이 어디있냐...

나와 동질이라는 그러나 나보다 더 큰 손해를 본 불쌍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아.. 싸게샀내요. 저는 XXX 라켓인데 아는 중국사람에게서 150불에 샀어요.

 

입가로 올라오던 포크가 갑자기 동작그만 상태가 된다. 

그리고 그 끝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있던 스파게티가 주루죽--! 흘러내린다.

 

-(이사람들이 단체로 사기당했나..?

150불이라니, 그돈이면 테니스 라켓도 좋은걸 사... 겨우 판대기 하나에.. 뭐 금테라도 둘렀다면 또 몰라...)

 

어이없어하는 나를 놔두고 둘이서 신나게 이야기한다.

나..? 난 마저 먹어야지.

.

.

.

새벽 1시 반이다.

이제 모든 행사가 다 끝나고 집에 와서 잘준비까지 끝났다.

오늘은 2014년 1월 1일. 새해 새벽이다.

아침에는 친척집으로 가서 새배도 해야하고 떡국도 먹어야하고... 온친척이 다 모이는날이다.

빨리 자야하지만 조금만 쉬다가 자야지.

편안한 마음으로 인터넷을 검색하며 사건사고등을 검색하는중에 아까의 생각이 퍼득 떠오른다.

 

-(라켓이 150불이라고? 게다가 중고가 100불이라고? 무슨 귀신 씨나락까먹는 소리...)

 

인터넷 검색 들어간다. 미국에 유명한 스포츠샾인 스포츠 어쏘리티, 빅5, 딕스 등등...

여러 스포츠샾을 검색해본 결과 역시...

라켓 하나에 대략 10불정도다. 조금 비싸면 15불, 라켓 두개에 공 2개 주는데 20불인 세트상품도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가격은 찾을수가 없다.

쯧쯧... 불쌍하게도 나보다 훨씬 더 바가지 썼다. 그것도 둘씩이나...

그런데 그건 쉐이크라켓이지 펜홀더가 아니다.

그들은 펜홀더 라켓을 말했으니까

미국에서는 쉐이크라켓을 팔지 않는다. 적어도 나는 본적이 없다.

훗날의 이야기지만 나는 백인 아주머니와 탁구를 친적이있다.

이 아주머니가 내 라켓을 보더니 너무 신기해하며 보여달라고 하더라

생전 처음 봤다나...

어떻게 이런걸로 칠수있냐고 그립도 가르쳐달라고 하고 휘둘러도 보더니 자긴 못하겠단다.

손목이 비틀려서... 단 러버값은 적게 들것같다나..

어쨌든 미국에서는 찾을수 없으니까 그럼 한국사이트를 찾아보자.

어찌어찌 찾아보니 닷컴이란곳을 찾아들어갔는데

옳거니--! 라켓이 있다. 맞아 라켓을 블레이드라고도 하지.

어디보자. 블레이드 그리고 그래 미국과 가격차이가 얼마나나 쉐이크 먼저 보자.

그러..니...까...?  일, 십, 백..천...만....십.....만.....?

라켓 하나가 십이만원---???

이게 무슨 소리지? 그 옆에것은 십사만원... 내가 잘못센거 아냐?

응... 그 밑에 사만원짜리도 있긴하군...

그래도 대개가 십만원이 넘네...

아니아니.. 난 펜홀더를 찾아봐야지. 이게 아냐. 그렇지만 미국보다 엄청 비싸네...

펜홀더라..펜홀더.. 응, 여기있군. 가격이...

십-유욱-만원---!

그,그 옆에것은 마,말도 안돼. 이십사만원...

이게 어떻게 됀거지? 내가 미친거냐? 이 가게가 미친거냐?

정말 라켓에 금테 둘렀나? 하긴 색깔이 노르스름한것도 같고...

그런데 러버는? 라켓사면 주는건가?

러버란도 있어서 클릭해 봤더니..

러버가... 사..만원...!

그럼 쉐이크라켓의 경우 양면에 러버 붙이면 적어도 이십만원...!

생각도 못했던 상황이지만 놀랐던 순간이 지나자 좀 진정되면서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이곳저곳 카페도 찾아다니면서 살펴보고있는데...

.

.

.

"오~싹~!"

소름이 돋는다.

.

.

.

누군가..

뒤에 서있다... ㅠㅠ

.

.

.

그후의 이야기는 생략한다.

 

그렇게 그날은 친척집에서 밤까지 모여서 이야기하면서 새해를 보내고,

다음날은 쇼핑데이.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쇼핑센터를 돌아다니고,

그다음날은 집안 대청소 날이다.

아침부터 쓸고닦고... 이리저리 가구 다시 옮기고... 광내고...

밤 10시가 넘어서야 겨우 컴퓨터에 앉을시간이 됐다.

자~~~! 공부다 공부... 재미있는 공부다..

 

지난번에 찾아봤던 카페들을 돌아다니며 여러가지를 알아본다.

그 유~~명했던 카페도 그때 들어봤다. 그렇다. 한때 유명했지만 말도많고 탈도 많았던 그 카페다.

요즘은 실명확인 회원만 받아들이기 때문에 나같은 외국인들은 접근이 금지됐다.

하지만 그때는 정말 새로운 지식으로 많이 배웠는데 

 

첫째. 블레이드의 종류

라켓은 합판과 특수소재 라켓이 있으며 합판은 대개 5겹 또는 7겹의 나무로 되어있다.

(기억이 확실하지는 않다. 여러카페를 돌아다니면서 얻은 지식일것 같다.)

5겹합판의 대표적인 라켓은 버터사의 코르벨과...

7겹합판의 대표적인 라켓은 스티가 클리퍼 CR과...

특수소재 라켓은 카본이 대개 사용되며 3겹합판 + 2겹카본, 또는 5겹합판 + 2겹카본으로 되어있으며

5+2 구조일때 카본이 중심층에 가까우면 이너카본 형태, 바깥 표층에 가까우면 아우터카본 형태라고한다.

.....

둘째. 초보자는 합판으로 시작하는것이 좋다.

(이건 이때가 셀볼시대라서 그런것 같다. 요즘같은 ABS 볼에서는 카본이 더 나은것 같다. 실제로 나에게 물어보면 카본을 권해드린다. 물론 합판이 좋다는분도 많다.)

그 이유는 제대로 된 스윙을 배우기에 합판이 카본보다 좋다는것.

....

세째. 초보자용 라켓이 있다.

1) 스티가 올라운드 우드 NCT

2) 티바 르베송.

.

.

.

등등. 초보자가 사용할 라켓까지 소개가 되어있다. 음... 재밌다. 다음은 러버.

 

러버에는 일반러버와 돌출러버, 특수러버(?) 가 있다.

일반러버는 보통러버와 점착러버로 나뉘며

돌출러버는 숏핌플과 롱핌플이 있으며

특수러버로는 안티스핀 러버가 있다.

 

흠...! 돌출러버란 미국에서 많이 볼수는 요철러버를 말하는것인가?

궁금증에 들어가본다.

대개의 설명은

숏핌플은 짧은대신 컨트롤하기가 쉽고 변화가 조금 약하다.

롱핌플은 핌플이 길고 변화가 심하며 컨트롤이 힘들다.

안티스핀 러버는 상대의 스핀을 무력화 시키는 러버이지만 다루기가 힘들다..

등등...

 

재미있는것을 많이 배운다. 어이쿠~~ 시간이 벌써 11시. 빨리 자야한다.

그런데... 컴퓨터를 끌려고 하니 뭔가..뭔가... 찜찜하다.

뭔가 잊고있는것 같은데... 뭐지...

뭔가를 놓친것 같다. 아까 뭔가 지나친것이 있는것 같다.

컴퓨터 끄기를 멈추고 다시 한번 읽어간다. 뭐를 놓쳤지...?

 

라켓에는 5겹과 7겹....

초보자는 합판이...

초보자용 라켓에는...

러버에는 일반 러버와 돌출러버...

일반러버는 보통 러버와 점착러버...

.

.

.

점...착...러버...!

갑자기 뭔가 머리를 스친다.

 

점착러버란 러버 표면을 화학처리하여 끈적임을 가미한것으로 (끈적임?) 중국선수들이 많이 사용했으며(중국?)

대표적인 러버로는....

후다닥---!!

100미터의 지존 칼 루이스처럼 달려라----

쿵쾅대면서 뛰어든곳은 창고다.

 

-그게~~ 어디~~있~더라~~~

 

그래 아무래도 뭔가 이상했다. 날씨가 더워서 러버가 녹다니...

물론 불량러버라면 그럴수 있지만, 아니라면...

 

그런데 어디있는지 잘 나오질 않는다. 하긴 오랜세월동안 찾아보지도 않았으니..

갑자기 목소리가 들린다.

 

--밤 11시에 뭐하고있어--?

-응... 뭐좀 찾아보고.... 금방갈께...

--.....

--잘됐네. 마침 오늘 창고정리는 못했는데 들어간 김에 정리하고 나와!

(윽--! 밤 11시에...?)

 

이때 대답하면 안됀다. 못들은척...

찾았다.

세월의 흔적인양 먼지가 뽀~오~약 케쌓여있다.

우선 물걸레로 대충 닦아내는데, 정말 땟국물이 주르륵 흐른다. 뭐 할수없지. 그나마 그립이라도 깨긋이...

대충 닦아낸뒤 지퍼를 열어 라켓을 꺼내봤다.

옛날에 집어넣었던 그대로의 모습이다. 

슬쩍슬쩍 돌려보니 처음 라켓을 받았을때 처럼 불빛에 러버 보호필름이 반짝댄다. (이게 보호필름이란것도 이때 알았다.)

 

러버에는 이름이 있고 그이름은 러버 밑단에 적혀있다고 했다.

과연 이러버의 이름은..?

그저 불량러버로 더위에 녹아버린 러버인가? 아니면...

 

쭈-아-악-!

보호필름을 떼고 러버 밑단을 바라보는데 이름이 있다. 헌데 잘 보이지 않는다.

불빛에 비추어가며 바라보니 한자인데 이렇게 써있었다.

 

광...풍...3.

그옆에는 친절하게도 영어로 써있다.

Hurricane 3....

.

.

.

머리가 띵해온다.

이게 허리케인3, "허삼" 이었나?

제대로 읽어보진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러버로 알고있다. 그런데 이러버가...

어떻게 방까지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점착러버에 대해 마저 읽어본다.

 

점착러버는 그 특유의 끈적임때문에 때리는데 적합한 러버는 아니다.

하지만 스핀을 건다면 쉽고 강하게 날아간다.

 

그런건가...?

생각해보니 그때 시합할때 녹아서 안나가는 러버로 공을 넘기느라 힘있게 밀기나 했지 스핀을 걸어본다거나 커트를 할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그런데 이러버는 스핀을 걸어야 넘어가는 러버라...

 

자리에서 일어나 옆방의 아들을 찾는다.

중3인 아들은 나를 닮지 안아서 운동신경이 좋다.

 

-아들아, 우리 탁구좀 치자.

--아빠...! 지금 밤 11시가 넘었어요..

-아! 그런가..?

 

이때 내목소리가 들렸는지 저멀리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창고정리 다 끝났어?

 

아까도 말했지만 이때 똑바로 대답하면 안됀다.

 

-응. 찾았어.

 

나중에 못들은척 어? 그랬어..? 하며 넘어가는것이 바로 천하무림을 석권했던 나의 "오리발 신공" 아닌가..

 

-그럼 내일 아침에 치자..

--네

 

아들녀석의 확답을 받고 방을 나온다.

자! 다음은 오리발 신공이다...

 

아침이 됐다. 어차피 탁구를 치려면 창고를 치워야한다.

탁구대는 옆집 건너 옆집에서 버리려고 내놓은것을 필요로 하는 다름사람에게 주려고 보관해오던것인데 아직 쓸만하다.

설마 내가 이 탁구대를 사용하게될줄은 정말 몰랐다.

우선 처음했던대로 푸쉬와 스트록을 해봤다.

역시 안나간다. 거의 모두 네트행.

자. 스핀을 걸어보자. 잘걸진 못하지만 스윙보다 스핀에 집중해서...

어...어...어...

넘어간다. 그것도 너무나 쉽게.. 저쪽 탁구대 중간쯤에 착! 떨어진다.

이거였어?.. 이거구나... 덴당...

왜 생각못했는지... 

공이 넘어가니 공이 넘어온다.

왔다갔다 랠리가 되니 재미가 있다.

라켓에 맞는 소리는 둔탁하지만 탁구대위에 떨어지는 소리는 정말 경쾌하다.

이소리에 빠져 두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아무래도 내 인생 운동을 찾은느낌이다.

그날부터 이틀동안 그 생각은 거의 확신으로 바뀌어갔고 아들과 치는 탁구는 그 재미가 점점 더해간다.

그런데, 어느순간 공이 이상하게 튄다.

라켓을 바라보니 러버표면에 움푹 패인 자국이 여러개 나타났다.

음...!

대략 짐작이 간다. 한두번 더 쳐보니 우수수... 부수러기도 떨어진다.

표층은 어느정도 버텼지만, 스펀지는 더이상 견딜수 없었나보다. 역시 시간이...

 

방안에서 라켓을 들여다보는데 웬지 이상한 감정이다.

지난날의 일이 또렷이 생각나다. 저녁에 찾아갔던 길, 경비원, 이상한 지역의 이상한집 그리고 오깨 아저씨...

그날의 시합과 처참한 성적, 그리고 21대7...

 

어느 왕자를 배웅하고 기다리며 늙어간, 그리고 왕자가 돌아왔을때 자신의 진심을 알리고 시들어간 어느 꽃처럼...

'허삼' 은 내가 다시 찾아주길 기다리며 여태까지 기다리다 내게 탁구의 재미를 알려주고 떠났구나..

왕자는 그다음에 무슨말을 했는지 나와있지 않지만 나는 왕자가 아니니 한마디 해줘도 되겠지.

 

기다려줘서...

고마워...

 

 

 

 

1년을 집에서 그냥 치다가 2015년에 정식으로 탁구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별로 좋지못한 용품병도 얻어서, 참 많은 라켓과 러버를 사고, 그중 몇개는 사용하고 나머지는 아직도 보관중이다.

러버중에는 점착러버도 있었는데 다른것은 사용해보더라도 지금까지 '허삼' 은 다시 사용해보질 않았다

볼때마다, 내가 다루지 못한러버, 그리고 트라우마 처럼 남아있는 스코어 21대7  때문에 자꾸 생각을 돌렸던 러버다.

하지만 이글을 쓰다보니 '허삼' 에 대한 그리움이랄까.. 다시 사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 사이트에 주문했지만 알다시피 요즘 미중대립이 너무 심한지라...

두달안에 오면 빠른거고, 적어도 세달에서 네달은 기다려야겠지.

과얀 옛 '허삼' 과 다를까? 같을까? 내가 사용할수있을까?

약간 흥분이 된다.

사용하게 되면 느낌을 적어보겠지만...

그건 또 다른 시간의 다른 이야기겠지..

 

 

**에필로그

이제 끝났네요. 별것아닌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을 쓰면서 든 생각은 정말 작가님들 대단합니다. 존경스럽습니다.

경험담 쓰기도 이렇게 힘든데 글을 쓰시는 분들은 얼마나 힘들까 생각해봅니다.

그런데... 그당시에 제가 사용했던 "허삼" 이 과연 진품이었을까요...?

그때 아마 러버 붙이고, 보호필름과 반커버 케이스 까지 받고 18불에서 20불 정도 낸것 같은데...

그당시에 '허삼' 이 3만원대 러버였는지요?

궁굼해지네요.

또하나 궁금한것은 그당시에 "오깨" 아저씨의 "Offense or Defense?" 라는 질문에 "Defense" 라는 답을 했기때문에 "허삼"을 달게됐는데요...

만약 그때 "Offense" 라고 대답했으면 어떤 러버를 붙여주었을까요?

'허삼' 과 비슷한 레벨에 비슷한 가격, 중국러버 이면서 "허삼" 보다는 조금더 공격적인 러버...

과연 어떤 러버였을지 궁금해지네요.

고수님들은 어떠세요? 어떤러버라고 생각되시는지요?

    탁구러버 표면을 복원시켜서 회전력을 살리는 영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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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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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탁님의 댓글

no_profile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아침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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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5님의 댓글

no_profile 나름대로5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예전에 허삼에 부스팅 잔뜩해서 쓰던 시절이 기억나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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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님의 댓글

no_profile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허삼의 추억 마지막편을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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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오늘 아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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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천재...님의 댓글

no_profile 탁구천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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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오늘 아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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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청수님의 댓글

no_profile 강청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읽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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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오늘 아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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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하등님의 댓글

no_profile 백하등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지 재미 있게 읽었습니다.
긴 글 인데도 짧게 느껴지는---
풍요로운 삶의 모습이 그려 집니다.
또 기회가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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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오늘 아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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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centyoun님의 댓글

no_profile vincentyou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3년전에 중국출장 가서 허2, 허3을 사온적이 있습니다. 잠깐 사용해보다가 적응이 안되어서
러버를 1년동안 교체하지않고 사용하시는 회사동료에게 붙여준적이 있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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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오늘 아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금 주문했습니다만 자신이 없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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