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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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어느날>
천둥소리에 놀란 까투리처럼
푸드득 잠을 털면
살아있다는 건
분명 축복이었다
갈 수 없는 나라로 다리를
놓고
볼 수 없는 세상을 만나게
한다
폐부 깊숙히 들이키는
바람 속에는
색유리 조각을 통해 본
유년의 태양처럼
꽃의 향기가 있고
낭만의 미래가 있고
결실의 풍요와
눈 내리는 밤의 소망이 있다
다시는 세상과 맞서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면
지난 생애의 부끄러움이
취객처럼 비틀거리며
작별의 인사도 없이
제 갈 길을 떠나고
그보다 한 발 앞서
나의 이력서를 든 1월이
2월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친구여
한 잔의술을 권하노니
절망이 넘어지면 희망이었다
분노가 넘어지면 사랑이었다
삶은 한 줄기 바람 만으로도
축복이었다
~ 황 의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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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날나리(wantofly)님의 댓글
날나리(wantofl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혹시 자작시인가요?
뭔지모를 비장함과 희망을 읽었는데 년초에 딱 어울리네요~^^
백하등님의 댓글
백하등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잘 모르는 황의성 시인이 쓴 글인데,
가슴에 딱 와 닿네요.
내 마음을 만져주는 매우 따듯한 손길 이랄까.....
나름대로5님의 댓글
나름대로5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삶은 한줄기 바람만으로도 축복이었다. 얼마전 지인의 영면을 보면서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임을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