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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 주검의 별리(別離)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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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낸시는 ,

엘사 가문의 핵심 회사인 ‘퓨처 텔레콤’의 비서실에서 

가장 능력을 인정받는 팀장이었다. 


어느날 대표였던 엘사의 추천으로 낙하산 입사한 남자가 그녀 앞에 나타났다. 


앤드류스였다.


요직 중의 요직인 비서실에서 단번에 일하게 된 사건으로 인해, 

그가 보통 사람이 아닌 것은 누구나 추측할 수 있었다. 


회사 대표인 엘사의 연인임에 틀림 없다는 소문이 사내에 파다했다.


엘사는 낸시에게 일대일 트레이닝을 실시해, 

그에게 모든 경영 관련 업무를 지도하라고 지시했다. 


앤드류스에게 첫 눈에 호감을 느낀 낸시는, 

성심껏 그를 지도했다.


앤드류스는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 듯 경영 지식을 익혀나갔고, 

낸시는 수려한 외모에 스마트함까지 겸비한 그에게 점점 빠져 들었다.







한동안 낸시는 심한 속앓이를 했다. 

감히 넘볼 수 없는 남자를 사랑하게 된 죄과였다. 


하지만 천성이 얌전하고 착했던 낸시는, 

오래지 않아 마음을 정리했고, 

사랑하는 이를 그저 뒤에서 돕기로 했다.


낸시의 예상대로 앤드류스는 초고속 승진을 했으며, 

불과 2년만에 엘사와 결혼하며 대표직을 물려 받았다. 

엘사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회장직을 맡는 모양새였다.


앤드류스의 결혼으로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졌지만, 

낸시는 그의 앞날을 축복해 주었고, 

항상 가까이에서 그를 지켜줄 수 있음에 감사했다. 


낸시는 그런 여자였다.







앤드류스가 대표가 된 후, 

낸시는 더욱 적극적으로 그를 도왔다. 


때로는 연인 처럼, 

때로는 누이 처럼. 

흡사 그를 위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인 듯 보였다. 


대부분 즐거운 마음으로 도와 주었지만, 

이런 순애보가 늘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일 년에 한 두 차례 열병 처럼 가슴앓이를 하곤 했다. 

그럴 때면 출근 조차 할 수 없었다. 


너무 힘들어 다른 남자를 만나기도 했지만, 

앤드류스와 비교 되어 오래 사귈 수가 없었다. 


앤드류스도 낸시의 속마음을 진작에 짐작했다. 

평범한 직원으로 회사에 기여하는 정도를 훨씬 넘게 

열정적으로 일하는 것이나, 

대표인 자신을 대하는 태도도 일반적이지 않았다. 


앤드류스 또한 유능함의 결정체인 낸시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회사대표이며 엘사의 남편의 신분으로  

낸시에게 먼저 접근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적당한 선을 지켜야 했다. 







그렇게 몇년이 흘렀다. 


유난히 무더웠던 한 여름, 낸시는 가슴앓이가 도졌다. 

꽤 오래 병가를 내고 몸져 누웠다. 


며칠 후 앤드류스가 낸시를 찾아갔다. 

앤드류스는 낸시의 아파트 문 앞에 도착해 전화를 했다.


[벨 음악소리~~~~]


식사도 하지 못한 채, 

겨우 몸만 씻고 침대에 누워있던 낸시는 

온몸이 천근만근 무거워 휴대폰 받기도 귀찮았다. 


하지만, 

지금 흘러나오는 휴대폰 벨 소리는? 

앤드류스였다. 


지금의 나를 이렇게 아프게 하는 바로 그 인간, 앤드류스였다. 


하지만 왜 이리 반가운가, 

혹시라도 끊어질세라 번개처럼 날아가 받았다. 


어디서 이런 기운이 났는지! 


"네, 대표님."


[낸시, 앤드류스에요. 몸은 좀 어때?]


그의 목소리가 들리자, 낸시는 왈칵 눈물이 났다.


"괜찮아요. 훌쩍-"


[어? 우는거에요? 많이 아픈가보네.]


우는 모습이 부끄러웠던 낸시.


"아니요, 그냥 콧물이."


[아-, 그렇군요. 나 지금 문 앞인데.]







순간 당황해 아무 말도 머리에 떠오르지 않았다. 

이렇게 앤드류스가 직접 찾아 오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멍하니 흐르는 시간... 

앤드류스가 다시 말했다.


[낸시? 많이 아파서 말도 못 할 지경인가요?]


퍼뜩 정신을 차린 낸시는 

소리없는 환호성을 지르며 한 손을 불끈 쥐었다.


‘아악! 예스, 오-케이’


"아니요, 잠시만요. 문 열께요."


[그래, 천천히 해요.]


통화를 종료하고, 

낸시는 후다닥 거울 앞으로 달려가 

머리와 얼굴을 손보며 가글을 했다. 


마음이 급했다. 

기다리다 그냥 돌아가면 어쩔건가? 


화장이 너무 깔끔하면 안된다. 

약간의 병색은 남겨야 했다. 


그렇다고 더럽거나 못나 보여서도 안된다. 

집정리도 해야하는데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면 안된다. 


이런저런 생각에 머리가 복잡하다 못해 하얘졌다. 


뭘 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뭔가 잔뜩 하고는 손잡이를 잡았다. 


헛기침을 두어번 하고 문을 열었다. 

앤드류스는 두 손에 과일과 먹을 것을 잔뜩 들고 있었다.


"하이~, 낸시. 몸도 안좋은데 잠깐만 있다 갈께요."


"네, 집이 엉망이에요. "


"누워있던 모습인데, 

힘들면 다시 누워요. 

그런데 뭘 좀 먹고는 있나?"


"아뇨, 식욕이 없어 물만 먹고 있어요."


"그럼 어서 누워요. 과일이라도 깍아줄께."


"그래요. 미안하지만 좀 누울께요."


긴장이 풀린 낸시는 힘없이 침대로 올라가 

반쯤 몸을 세우고 앉았다. 


앤드류스는 주방에서 과일 몇 개를 깍아 접시에 들고 왔다. 


그리고는 

침대에 걸터앉아 

과일 한 조각을 찍어 낸시 손에 쥐어 줬다. 


"대표님께서 찾아오실 줄은 몰랐어요. 

혼자 앓다 회복되면 출근할 생각이었는데..."


"내가 올 수도 있지 뭘, 하하" 


과일을 한 입 베어먹은 낸시가 

문득 한조각을 찍어 앤드류스에게 내밀었다.


"함께 먹어요 대표님. 

혼자 먹으려니 부끄럽네요."


"그래요 함께 먹어요. 함께"


"맞아요. 우린 늘 함께 했었죠. 

비록 업무적 관계이지만"


"그래, 여기까지 오는데 수많은 역경이 있었지. 

낸시가 없었으면 좌절할 수도 있었죠. 

친구처럼 누이처럼 항상 날 지켜주었어 낸시는, 

정말 늘 고마워요. 게다가 말이죠..."







그랬다. 


사내에 앤드류스를 시기하고 음해하는 세력이 있었고, 

위기에 처할 때면 낸시의 도움으로 극복하곤 했다. 


둘은 시간 가는줄 모르고 어려웠던 이야기, 

즐거웠던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수 많은 이야기 끝에 호칭에 관한 대화도 하게 되었다.


"하하..........안그래요? 

그런 일도 있었잖아요?"


"호호, 맞아요 맞아, 그랬었죠. 

그리고 처음에는 제가 보스여서 앤드류스라 불렀었죠. 

기억하죠?"


"하하하, 그랬죠. 지금도 앤드류스라 해도 상관없어요. 

아니면, 더 친근하게 앤디라고 하던지."


"오~ 그럴까요?"


앤드류스가 가지고 온 과일과 음식을 함께 먹던 낸시는 

지금 일이 꿈만 같았다. 


자신의 집에서, 

게다가 한 침대에 앉아서,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날이 올 줄이야. 

꿈이면 제발 깨지 않기를 소망했다. 


하지만, 창 밖은 서서히 어둠이 내리고 있었고, 

이를 본 앤드류스가 예의 다정한 음성으로 말했다.


"아, 푹 쉬어야 할 사람 집에 너무 오래 머물렀다. 

이제 가 볼께요."


"과일 먹어서 이제 힘들지 않은데...

더 있다 가셔도 되는데..."


가겠다는 말에 자기도 모르게 본심을 말해버린 낸시. 


얼굴이 붉어졌다. 







하지만, 앤드류스는 미소를 띄우며 몸을 돌려 문으로 향했다. 

앤드류스의 한걸음 한걸음에 낸시는 가슴을 짓밟히는 것 같았다. 


지금 잡지 못하면 평생 후회할 거란 생각이 낸시의 뇌리를 스쳤다. 

앤드류스가 손잡이를 잡는 순간, 

기어코 낸시는 용기를 내고야 말았다.


"앤드류스"


앤드류스가 고개를 돌려 낸시를 바라 보았고, 

눈이 마주친 낸시가 다시 말했다.


"앤드류스, 커피 한 잔 마시고 가요."


앤드류스는 손잡이를 놓고 

침대에 앉아있는 낸시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낸시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덮었다. 

이윽고 서로의 옷을 벗기는 두 사람. 


곧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 된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침대에 쓰러졌다.


앤드류스의 혀가 낸시의 입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그녀의 혀를 감싸 안으며 자신의 입 안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길다면 길고 잛다면 잛았을 열정의 시간이 지났고,

얼마간 움직이지 않던 두 사람 중 

먼저 말을 꺼낸 것은 낸시였다.


"앤드루스, 믿어지지 않아. 

이렇게 함께 누워 있다는 걸 도저히 믿을 수 없어. 

꿈이라면 영영 잠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아. 

내일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겠지. 

하지만 이 것 만은 잊지 말아줘. 

난 언제나 어디서나 당신 편 일거야."


"오- 낸시, 내 입장을 이해해주니 정말 고마워. 

낸시의 나를 향한 마음은 절대 잊지 않을게."


두 사람은 함께 몸을 씻었다. 


욕실에서 다시 욕구가 발동했고, 

샤워기 아래서 물을 맞으며 

다시 한번 절정의 쾌락으로 타오르는 두 사람. 







잠시후 앤드류스는 아쉬움을 달래며 집을 나섰고, 

문 앞에서 작별 키스를 나눈 낸시가 

앤드류스의 귀에 달콤하게 속삭였다.


"대표님, 커피 한 잔 생각나면 언제든지 오세요."


앤드류스는 환한 미소로 대답을 대신하고는 

주차장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탁구러버 표면을 복원시켜서 회전력을 살리는 영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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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ce님의 댓글

princ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주검의 별리(別離) - 예고편 ===

쿠바의 수도 하바나의 빈민 거주지역.

한 허름한 주택의 작은 방,
나무 침대 위에서 사내 아이 하나가 뒤척이며 잠을 청하고 있다.

밖의 거실에는 아이의 부모인 듯 한 사람 들이 다투고 있었다.

"허구헌날 술에 취해 살고, 돈벌이는 없으면, 우리는 뭘 먹고 살아!
 너는 밖에서 술먹고 흥청망청 살면 그만이지만,
불쌍한 아이 배 곯는 건 누구 책임이냐?
술 퍼먹고도 집에는 꼬박꼬박 들어오냐?
그냥 들어오지 말아!"

"뭐가 어쩌고 어째?
요즘 오냐오냐 하니 눈이 뒤집어졌네!
한번 맞아야 정신이 들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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