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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 주검의 별리(別離) -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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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의 납치>





여자는 거래처의 갑작스런 수정 요구로 인해 

밤이 늦도록 작업을 하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밤 11시가 훌쩍 넘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수정해 저장하고, 

책상에 놓여 있던 커피잔을 들었다.


"하~이제 이메일만 보내면 끝이네."


커피를 한모금 마신 여자는 

이메일을 작성하고 ‘Send’ 를 클릭했다.


"휴~ 정말 힘든 하루였어."


전송 완료 메시지가 보이자, 

책상 정리도 하지 않고, 

급히 사무실을 나와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지하에 도착하니 

단 2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고,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다.


왠지 모를 으시시함을 느껴, 

급히 차량 문을 열었다. 







막 승차하려는 순간, 

차에 가려져 안보이는 공간에서 복면 괴한이 뛰어 나왔다. 

그는 손에 천을 들고 있었다. 


재빨리 몸을 돌려 달아나려 했지만, 

뒤따라온 괴한이 훨씬 빨랐다. 


괴한은 달아나는 여자의 뒷 머리를 움켜쥐고 

코와 입을 천으로 막았다. 

곧 정신을 잃고 고개를 떨구었다. 


괴한은 여자의 몸을 뒤져 휴대폰을 차안에 던져 버렸다. 


이어 자기 차의 뒷좌석에 여자를 눕히고는 

유유히 차를 몰고 주차장을 빠져 나갔다. 


모든 과정은 물 흐르듯이 유연하게 진행되었고, 

주차장  CCTV 의 카메라 렌즈에는 

검은 스프레이가 뿌려져 있었다. 







차를 몰아 지하 벙커에 도착한 남자는 

여자를 침대로 옮기고 옷을 모두 벗겼다. 


의료 조명을 비추니  

여자의 몸이 눈부시게 빛났다. 


약물을 이용해 깨울 생각도 했지만, 

음악을 들으며 잠시 기다리로 했다. 

남자의 경험에 의하면 10분 내로 깨어날 것이다. 


그는 각성제를 제외한 약을 여자의 혈관에 주사하고, 

밤의 여왕 아리아를 켰다.


그리고는 여자가 누워있는 침대에 걸터 앉았다. 

곧 음악이 실내를 가득 채웠다. 


음악이 흐르는 동안 남자는 천천히 옷을 벗었고, 

어느덧 나체가 되었다. 


이 때 여자가 살짝 몸을 움직였다. 

여자가 깨어날세라, 

남자는 재빨리 여자의 아래로 내려가 엎드렸다. 


남자가 눈을 감소 음악에 심취해 있는 사이

여자의 움직임은 점점 잦아 졌고, 

마침내 눈을 떴다. 


눈을 뜨자 온몸이 공중에 떠다니는 기분이었고, 

야릇한 쾌감이 아래로부터 올라왔다. 

 

고개를 들어 내려다 보니, 

웬 남자가 아래쪽에 있었다. 


약기운으로 인해 황홀한 나머지, 

남자의 머리결을 쓰다듬으며 

허리를 부드럽게 흔들었다. 


리드미컬한 허리 움직임이 느껴지자, 

남자는 위로 올라갔다.


곧 참기 어려운 쾌감을 맞이한 여자의 입에서 

신음과 비명이 섞여 나왔다.


"하~아~악-"


그 와중에도 여자는 감탄의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아~흥~켄타우로스가 나를 납치 했네~으~흥~" 


"미스터 켄타우로스~어서~~"


남자는 여자의 요구를 수용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둘은 땀에 흠뽁 졎었다.







이어 동시에 절정에 도달한 두 사람.


"커허허허헉!"


격정의 순간이 지나가자 

남자가 여자의 몸에서 내려와 돌아 누웠다. 


잠시 정적이 흘렀고,

여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봐요. 우리 가끔 만나야겠어요. 

켄타우로스씨도 내가 맘에 들어서 납치했죠?"


"그랬겠지."


"나도 댁이 마음에 들거든요. 

그러니 자주 보자구요. 

내 이름은 졸리에요."


"..."


남자는 말 없이 미소 지었다.


"그런데 여긴 어디에요? 

그리고 왜 날 잡아 왔죠? 

우연인가요? 아님 계획인가요?"


"오래 전부터 지켜 봤어."


"헐~선택 된거네. 

그럼 내게도 자격이 충분하군요. 

댁을 다시 만날 자격."


남자는 말없이 여자의 머릿결을 쓰다듬었다. 


부드러운 손길에 기분이 좋아지는 여자. 

눈을 감고 그의 손길을 즐겼다. 


남자는 소리없이 

옆 테이블의 마취제가 듬뿍 묻은 천을 집어 들어, 

여자의 코 앞에 내려 놓았다. 


여자는 곧 깊이 잠들고 말았다. 


잠시후 남자는 잠든 여자의 혈관에 약물을 주사했다.


"졸리, 내 이름은 앤디야. 

또한 스킬쏘라고도 불리지. 

Sweet dreams."


남자가 오디오 스위치를 켜자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 흘러 나왔다. 

그는 지휘하듯 허공에 팔을 저으며 음악을 감상했다. 


서서히 소리가 줄고 음악이 끝나자 여자의 호흡을 체크했다.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한 남자가 말했다. 


"당신의 마지막 오르가즘이 내 것이 되어 버렸군."


그는 시신을 냉동 보관 캐비넷에 넣고 벙커를 떠났다. 







<의심>





오늘은 남편이 늦게 귀가할 것이다. 

거래처 사람과 약속이 잡혔다고 했다. 


이런 종류의 약속이 잦았지만, 

보통은 그리 늦지 않게 집에 도착하곤 한다.


그런데 언제 부터인가 

종종 새벽녘이 되어서야 귀가하기 시작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유달리 늦은 날들을 꼽아 보았다. 


남편은 대략 3개월에 한 번 씩 늦곤 했다. 

문득, 몇 해 전부터 이어져 오는 연쇄 살인 범행이 

3-4개월 마다 발생 된다는 언론 보도가 떠올랐다.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손은 어느새 사건을 검색하고 있었다. 


다행히 남편의 늦은 귀가 일과 범행  

발생 일이 일치하지 않았다. 


한숨을 내쉬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화면을 닫으려는 순간, 

문득 눈에 들어오는 날짜들 - 바로 행방 불명 날짜였다. 


그것 들과의 비교 결과는 놀라웠다. 

남편의 늦은 귀가 일과 행방 불명일이 모두 일치했다.


의심이 극에 달한 그녀는 남편의 취미 공간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남편은 결혼 초부터 아니 결혼 전부터 이어오는 취미가 있었다. 


혼자만의 밀실에서 LP 음반으로 조용히 음악을 들으며 

고전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이다. 


그의 고급스럽지만 별난 취미를 위해, 

결혼초에 저택의 뒷켠에 적당한 크기의 목조 건물을 신축해 주었다. 


그녀는 남편의 공간에 처음으로 혼자 들어 왔다. 

몇 번 남편을 따라 들어왔었지만, 

함께 음악을 들으며 색다른 관계를 즐기기 위해서 였다. 


그 곳에 비치된 물건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그녀였다.


먼저 책 들을 살펴 보았다. 

이 공간에 머물렀던 시간을 감안하면, 

수 십 권의 책을 읽었어야 마땅하다. 


허나 책꽂이의 처음 3 권 정도만 손 댄 흔적이 있고, 

나머지 책은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게다가 음반도 손이 닿은 것은 5장도 되지 않아 보였다. 


그녀는 생각했다. 

도대체 남편은 이 곳에서 무얼했단 말인가? 


서랍을 뒤지던 그녀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서랍 하나가 밖에서 보는 높이와 실제 공간의 높이의 차이가 심했다. 


안 쪽의 물건을 모두 들어 내니, 

교묘하게 바닥에 칸막이가 설치 되어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칸막이를 들어냈다. 

그 곳에는 신문, 잡지의 스크랩이 있었다. 


이런 비밀 공간에서 찾은 것도 이상 했지만, 

기사의 내용은 더욱 놀라웠다. 


남편은 요즘 세간의 관심 거리인 

연쇄 살인에 관한 기사를 남 몰래 모으고 있었다. 


그녀는 애써 남편을 정당화 했다. 

피곤에 지쳐 이 곳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잠으로 보낼 수도 있고, 

워낙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니 스크랩을 할 수도 있다. 


이런 기사를 모으는 것을 남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으니, 

몰래 모을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게다가 여자 관계가 의심스럽지만

남편은 아직도 그녀를 뜨겁게 사랑해 준다. 

결혼 이후 한번도 육체적으로 그녀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 


그녀는 지금도 남편을 최고의 남자로 여겼다. 

그러나, 솟아 오르는 의심은 

그녀로 하여금 남편을 뒷조사하게 만들었다. 


물론 가문의 명예 때문에 이런 사실은 가능한 한 비밀로 해야했다.









<발각의 인지>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밀실로 향했다. 

오늘은 아내의 퇴근이 많이 늦을거라는 연락이 왔다. 


아내가 늦는 날은 항상 이 곳에서 취미 생활에 전념 했다. 

그런데 방 안의 풍경이 바뀌었다. 


서랍을 잠궈 두지는 않지만, 

항상 눈에 띄지 않을 정도의 가는 실을 묶어둔다. 


그런데 실이 끊겨있다. 

누군가 서랍을 뒤졌음이 틀림없다. 


메이드들은 이 곳에 절대 들어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가장 의심되는 것은 아내이다. 

하지만 아내는 이 곳에 전혀 관심이 없다. 







저택으로 돌아간 그는 아내의 컴퓨터를 뒤졌다. 

검색 기록을 살펴보니 ‘연쇄 살인’, ‘날짜’ 등이 남아 있었다. 


다시 밀실로 간 그는 의자에 앉아 골똘히 생각했다. 

아내가 어째서 의심했을까? 

아내가 그의 정체를 알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여기까지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왔다. 


그저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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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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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ce님의 댓글

princ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주검의 별리(別離) - 예고편 ===

폭우가 쏟아지던 날,
벙커를 찾은 남자는 해동 장치에서 장난감을 하나 꺼냈다.

어제 잠깐 들러,
캐시를 해동 장치에 넣어 두었다.
장난감을 꺼내며 절로 노래가 나왔다.

"오늘은 재활용하는 날~ 룰루루~"

캐시는 숲 속에서 주워온 장난감이다.

캐시를 욕조에 누이고 찬찬히 살펴보니,
미모가 예전만  못해 보였다.

"뭐든 냉장고에 넣어두면 좋을 것 없어.
화장이라도 해주고 시작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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