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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 주검의 별리(別離)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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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






폭우가 쏟아지는 날, 

벙커를 찾은 남자는 해동 장치에서 장난감을 하나 꺼냈다. 


어제 잠깐 들러, 캐시를 해동 장치에 넣어 두었다. 

장난감을 꺼내며 절로 노래가 나왔다.


"오늘은 재활용하는 날~ 룰루루~"


캐시는 숲 속에서 주워온 장난감이다. 


캐시를 욕조에 누이고 찬찬히 살펴보니, 

미모가 예전만  못해 보였다.


"뭐든 냉장고에 넣어두면 좋을 것 없네. 

화장이라도 해주고 시작해야겠네."


분장 도구로 캐시의 얼굴을 

살아생전보다 더 생기있게 손보았다.


"오~캐시 정말 예뻐 보이네. 

이 정도는 되어야 가지고 놀 맛이 나지."


가슴과 하체는 보기에도 좋고 

피부 탄력도 죽기 전과 별 차이 없었다. 







남자는 옷을 모두 벗어 멀찍이 걸어 두고, 

장난감의 사지를 큰 대 자로 벌렸다. 

그리고 작업에 필요한 장비 박스를 들고 왔다. 


그는 박스에서 전기톱을 꺼냈다. 


[웅~웅~웅~]


천천히 전기톱을 캐시의 팔 가까이 가져가니, 

남자가 조금씩 일어섰다. 


팔에 톱날이 닿았다. 


피가 튀었다. 


남자의 얼굴에 붉은 반점이 만들어졌다. 


남자가 더더욱 궐기했다. 


계속 힘을 주어 한쪽 팔을 잘라냈다. 


[윙~윙~윙~ 싹둑-]


순간 쾌감을 참지 못한 남자가 소리를 내지르며, 

다리 하나를 거칠게 떼었다.


"아아악!  퍼크! 아으흑!" 

[웨~~~~~엥, 퍼벅-우두둑-우두둑-퍼벅-뎅겅-]


숨을 헐떡이며 비틀거린다.


"헉-헉-헉-"







자세를 고쳐 잡고 반대쪽으로 돌아갔다. 


다시 나머지 팔에 톱날을 들이댔다. 


사지를 자를 때 마다 쾌감을 느끼는 남자.


"으-허-허-허-허-허-헉"

[윙~윙~윙~싹둑-]


마지막 남은 허벅지에 톱날을 접촉시키자,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웨~~~~~엥, 퍼벅-우두둑-우두둑-퍼벅-뎅겅-]


사지를 모두 자르고는 절정에 닿아버리고 말았다. 


토막난 시신의 흰 피부, 

그 위에 입혀진 붉은 선혈, 

또다시 그 위로 흩뿌려지는 백색액. 


"아아학-가버렸어-으그그그-크아아아악"


남자는 극한 쾌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혼절하고 말았다.







한참 뒤에 깨어난 남자는 생각했다.


’환각을 일으키거나 졸도하는 현상이 점점 잦아지네. 

섬망 현상과 급격한 감정 기복도 종종 보이고. 

흐흐 결국 내가 미쳐가는구나. 

유전이 발현되고 말았네. 퍼크.’


하지만 남자는 계획대로 

캐시의 시신에서 머리까지 떼어냈고, 

여행 가방에 6토막의 시신을 담았다. 


"자, 캐시, 이제 너는 폐기 처분이야. 

드디어 알겠지? 왜 너를 납치했는지. 하하하."


그는 서둘러 실내를 정리하고는, 

여행 가방을 차에 싣고 벙커를 떠났다. 


언제 그칠런지 장대비가 하염없이 이어졌다.









<레이더스(raiders)>






올리버는 몇 달 전에 발생한 토막 살인 사건으로 머리가  복잡하다. 

피해자의 신원만이 겨우 파악되었고, 

더이상 수사에 진전이 없다. 


CCTV 조차 없는 한적한 숲길의 폐가에, 

범인은 시신을 유기하고 사라졌다.  


목격자도 없고, 

폭우로 인해 다녀간 흔적도 남지 않았다. 


단서라고는 6토막이 된 시신 뿐이었다.


언론은 범인을 ’스킬쏘’라고 부르며 공포를 부추기고 있으며, 

모든 비난은 수사팀이 뒤집어 쓰고 있다.


간만에 비번인 그는 아파트 거실 소파에 앉아 담배를 물고, 

TV를 보며 심신을 추스리고 있었다.







마침 TV는 토막 살인 특집 방송중이다. 

한 패널이 심하게 경찰을  비난하고 있었다.


[현재 수사중인 경찰은 시민의 제보를 기다릴 뿐, 

별다른 진전 사항은 없는 걸로 아는데, 맞습니까?]


경찰복 차림의 미녀 패널이 반박했다.


[제보를 기다리는 건 사실이지만, 

진전이 없는 건 아닙니다. 

단지, 수사중인 사안을 발표하기는 어렵습니다. 

범인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까요.]


"흠~역시 루비아다운 대답이군!"


[이거 핑계 아닌가요? 

경찰은 항상 진전이 없으면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하잖아요. 

게다가 범인은 대중으로 부터 ’스킬쏘’라는 닉네임도 부여 받았어요. 

시민들의 공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지요.]


듣고 있던 올리버가 입을 열었다.


"그 새끼 참, 입만 살았네."


TV에서는 패널간 입씨름이 계속되었다. 


이 때, 감겨있던 현관 문이 천천히 열렸고, 

괴한이 소리없이 실내로 들어왔다. 


조심스레 소파로 접근하는 괴한. 


올리버는 방송에 심취해, 

뒤에서 벌어지는 일을 눈치채지  못하고, 

열심히 욕을 날리고 있다.


"지저스, 마더퍼커."


괴한은 드디어 소파 가까이 접근했고, 

팔을 뻗어 올리버의 목을 감아 조였다. 







올리버는 그 순간 목과 괴한의 팔사이에 한손을 끼워 넣었다. 


하지만 괴한은 손과 목을 함께 조여 버렸다.


"억! 켁..켁..잠...잠깐...놓고..."


그러나, 괴한은 더욱 팔에 힘을 주어 조였다.


"케게겍..."


괴한의 팔에 탭을 치는 올리버. 

괴한이 감았던 팔을 풀고 소리쳤다.


"유후~일승 추가."







올리버가 목을 잡고 헛기침을 하며 대답했다.


"쿨럭쿨럭, 아~루비아! 또 당했어. 

잘 잠궜는데, 소리도 없이 열고 들어왔네."


루비아는 올리버와 동거중인 여자친구다. 

방송에 출연한 여자 패널이 루비아였다. 

루비아는 경찰내에서 프로파일러 역할을 하고있다.


"호호호, 문 따는 소리도 듣지 못 할 정도로  열중하다니! 

내가 그렇게 예쁘게 나왔어요?"


"루비아~너무 세게 조여서 목이 꺽어질 뻔 했어.  

경찰이 남자 친구를 살해하려 하다니...그나저나,  

며칠 전에 녹화 다녀온게 저거 인가 보네."


올리버가 TV를 가리키며 말했다.







"근데, 저 자식 뭐하는 놈인데 저리 건방져?"


"저 사람도 프로파일러에요. 

꽤 이름있는 사람인데, 

그 동안 외국에서 활동했다나 봐요."


"프로파일러? 그래서 입만 살아있었군."


"뭐요? 프로파일러를 말뿐인 사람이라 생각하는 거에요?"


"그게 아니고, 저 자식만 그렇다고."


"말투가 그게 아니었는데?"


올리버가 루비아의 허리를 감싸 안고는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며 속삭였다.


"아니야, 내가 자기를 욕되이 말할리가 없잖아."


"좋아요, 그렇다면 이번은 그냥 넘어가 주겠어요."


"고마워~사랑해~"


더욱 강하게 끌어 안으며 키스하는 두 사람.


두 사람의 분위기가 점차 뜨거워졌다.


"오~올리버~어서 침실로 가요~"


"아니, 그냥 소파에서 하자." 


둘은 급히 옷을 벗었다.







옷을 벗자마자 분위기를 깨는 진동이 울렸다.


[링-링-링-링-]


올리버가 휴대폰을 바라보며 루비아에게 말했다. 


"어쩌지? 긴급 출동 연락인데."


그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올리버는 급히 휴대폰을 들었다. 

긴급 출동 문자가 들어와 있었다.


"또, 사체 유기 사건이야. 다녀올게." 


"스킬쏘 사건이면 함께 가야죠."


"아, 수사팀에 합류했어? 지원팀 아니야?"


"나도 오늘부터 수사팀이에요."


올리버와 루비아는 급히 차를 몰고 출발했고, 

곧 둘은 아무 대화없이 생각에 잠겼다. 







한참 동안 골똘히 생각을 정리하던 루비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제는 연쇄 살인 사건이 된거죠?"


"그렇다고 할 수 밖에..."


"루비아는 이미 예견하지 않았어?"


"그랬죠. 연쇄 살인의 징후가 매우 뚜렷 했어요."


"징후라면..."


"네, 범인은 시신을 숨기기 마련인데, 

첫 시신을 경찰이 발견할 수 있게끔 내다 버렸죠, 

그 것도 폐가 앞마당에. 

그리고 시신에 절단 외의 훼손이 없었어요. 

신원 조회가 가능할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었죠."


잠시 쉬었다 말을 이어가는 루비아.


"범인이 시신을 아꼈다는 증거에요.

아마도 스킬쏘는 매스미디어 노출을 즐기는 

‘경찰 성애자’일 가능성이 높아요."


"경찰 성애자...

우리와의 게임을 즐기겠다는 것인가..."


"그래요 게임. 

게다가 경찰이 자신을 잡아 줄 때 까지 

그 게임을 멈추지 않겠죠."


"그 자가 바라는 대로 빨리 잡아야겠군."







"계획범의 성향이 있어서, 

범행이 반복될 수록 더 치밀해 질 거에요."


"아~그건 바람직하지 못한 성향이야."


"시신 목에 절단 상처와 골절 흔적이 있었죠. 

시신을 아끼는 걸 감안하면, 

골절은 실수라고 추측할 수 있어요. 

그걸 보면 아직 초보임에 틀림 없어요. 

하지만 계획범이라면, 

통계상 지능이 높아, 

곧 능숙해 질 가능성이 있어요. 

여기까지가 내가 정리한 내용이에요."


"치밀해 지고, 능숙해 진다...."


여기까지 대화한 두 사람은 다시 무겁게 침묵하며 현장으로 달렸다.


[부~우~우~우~웅~~~]






    탁구러버 표면을 복원시켜서 회전력을 살리는 영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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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ce님의 댓글

princ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주검의 별리(別離) - 예고편 ===

남자는 여자를 꼭 끌어안고 남편 옆에 누워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렇게 달콤한 휴식을 마치고, 남자는 여자를 납치해 집을 떠났다.

남편은 여전히 자고 있었다.
집 앞 우편함에는 ‘더글라스 + 자넷’ 이라고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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