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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수스와 자넷 >

자넷은 오늘 뭘하고 하루를 보낼까 고민하고 있었다. 

방송 날짜를 보니 오늘이 감금 3일 째 인데, 

족히 30일은 지난 것 같았다. 

사람 얼굴이라도 좀 봐야 살 것 같았다, 

특히 남자 얼굴. 

일주일에 한두번 온다고 했는데 

오늘 안오면 4일을 더 기다려야 한다. 

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는 

오던지 말던지 관심도 없었다. 

오전 9시가 넘으니 

도착하면 반갑게 맞아 주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변했다. 

그런데 11시가 되어도 오지 않았다. 

그 때는 도착하면 뜨겁게 키스를 해주겠다고 결심했다. 

또 12시 경에는 누구라도 오면 

나의 정렬을 선사하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이미 오후 1시다. 

이제 아무라도 오기만 와라 

바로 엉덩이를 차줄 것이라고 생각한 순간, 

철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철컹-쿵-]

그리고 곧 방문이 열렸다.

[철컥-끼이이익-]

트럼프 가면이 들어왔다. 

그 순간 자넷은 머리가 혼란스러워 졌다. 

엉덩이를 차야하나 아니면 멋진 정렬을 선물해야하나?

그 순간 헤수스 또한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자넷은 나체로 소파에 앉아 있다. 

자신을 유혹하는 것인가 

아니면 빠져 나가기 위해 모종의 술수를 부리는 것인가?

실내에 아무도 없어서 무신경 하다보니, 

자넷은 자신이 알몸인 것을 깜박 잊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 설명이라도 해야만 했다.

"저기요. 옷이 없어요..."

헤수스는 그제서야 알았다. 

그녀에게는 입고 온 옷 밖에 없었고, 

세탁중에는 알몸으로 있어야 했고, 

마침 그시간에 자기가 왔다는 것을. 

그러나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었다.

"으흠, 그러네. 잠깐만 기다려."

헤수스는 황급히 밖으로 나갔다. 

자넷이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저기요. 옷 없어도 되는데..."

[철컹-]

그는 이미 나가 버렸다. 

옷이 있건 없건 그저 사람과 말을 섞고 싶었다. 

게다가 옷 사러 갔다가 안 돌아오면 어쩌나. 

3일 만에 본 사람인데 

말 한마디 못하고 그냥 보내다니,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자넷은 결심했다. 

다시오면 열정을 줘야 하겠다고. 

그런데 그는 너무 빨리 돌아왔다. 

불과 3분 만에 돌아왔다. 

손에 남성 레인 코트 한 벌을 들고. 

"아쉬운대로 이거라도 입지. 

안 추웠는지 모르겠네."

헤수스는 소파로 다가가 자넷의 어깨에 코트를 덮어 주었다. 

자넷이 말했다.

"옷이 커서 두 명이 들어가도 되겠네요. 

어쨌든 몸은 가려지네요."

"약속대로 불편한 건 없는지 보러왔어. 

불편한 점은 뭐든 얘기해."

자넷은 왠지 어리숙해 보이는 트럼프 가면에게 관심이 생겼다.

"며칠전 날 납치했던 그 사람 맞아요? 

그 땐 무척 무서운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안그러네. 다른 사람인가?"

"다른 사람 아니야. 

쓸데없는 얘기 하지 말고 어서 말해."

"그래요 트럼프씨, 

불편한 점은 딱 하나에요. 딱 하나."

"그게 뭔데?"

"남자! 남자가 필요해. 

아아아~밤이 너무 외롭고 적적해."

"그건 안돼. 

사람은 들일 수 없어."

"트럼프씨, 당신이 여기서 살면 안될까요? 

한달만. 그럼 자주 왔다갔다 하지 않아도 되고, 

내가 달아날 염려도 없고, 

우리도 친해질 수 있고 여러모로 좋잖아요."

헤수스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치..친해져? 나와?"

헤수스에게 관심을 가지고 대화해준 여자는 처음이었다. 

여자라고는 돈으로 사거나 성폭행한 여자가 전부였다.

"왜요? 내가 예쁘지 않아요?"

"아니 그게, 예쁘지, 예쁘긴 하지만...왜 나를..."

자넷은 소파를 훌쩍 넘어 헤수스에게 단숨에 접근했다. 

헤수스가 흠칫 물러났다. 

자넷이 코트를 활짝 열어 몸을 보여주며 말했다.

"어서 만져줘요. 

얼굴을 가슴을 허리를 다리를 만져줘요. 

그리고 날 가져요. 

지난번처럼 강제로 취하는게 아니에요. 

서로 원해서 하나가 되어봐요 우리."

"우리? 하나?"

자넷이 코트를 던져버리고는 

헤수스의 품으로 파고 들었다. 

거부할 수 없는 유혹 앞에 벽이 허물어 지는 헤수스, 

기어코 자넷을 품에 안고 말았다. 

"자 트럼프씨, 

이제 나를 들고 침대로 가요."

자넷이 트럼프 가면의 입부분을 들어, 말아 올렸다. 

헤수스 얼굴의 하관이 드러났다. 

자넷의 입술이 헤수스의 입술에 닿았다. 

자넷은 느꼈다. 

디젤 엔진 처럼 힘차게 뛰는 헤수스의 심장 박동을. 

키스를 퍼붓던 자넷이 

그의 귀에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당신 입술이 참 맛있네요~"

드디어 침대 위에 쓰러지는 두 사람. 

뜨겁게 키스하며 서로의 혀를 주고 받았다. 

자넷은 헤수스의 몸을 덮은 옷을 한겹한겹 벗겨냈고, 

곧 그의 구리빛 알몸이 드러났다. 

헤수스는 으스러지게 포옹했다. 

가슴과 가슴이 맞닿고 헤수스의 혀는 

자넷의 입 안에서 휘적휘적 춤추었다. 

자넷이 두 가슴을 모아 얼굴에 들이대자, 

헤수스는 이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골을 느꼈다. 

그리고 둘은 하나의 육신이 되었다.

맘껏 즐긴 자넷은 곧 고양이처럼 잠들었다, 

헤수스의 품안에서. 

그는 잠자는 그녀에게 작은 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자넷, 내이름은 헤수스야. 헤수스."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자넷이 코를 골았다.

[고로롱-고로롱]

"잘도 자네."

그 후에도 헤수스는 종종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