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 남는 사람 개발자 만들기 -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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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50%의 실화와 50%의 픽션으로 구성되었습니다.
### 등장 인물은 모두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출근길에 들은 채영의 말인 즉 이렇습니다.
[첫째, 부모님은 사장의 지인 들이다.
둘째, 그러므로 전산팀이 매우 바쁘다는 것을 알 수도 있다.
셋째, 매일 일찍 퇴근하면 부모님이 이상하게 생각해 잔소리를 할 것이다.
넷째, 그래서 독립한 언니집에서 생활하겠다고 우겨 집을 나왔다.
다섯째, 언니집이 불광동이다.]
그 후로는 아침에 우연히 마주치는 날은 없었고
며칠 지나지 않아 -당시에는 누구나 반기던- 팀회식날이 다가왔습니다.
물에 기름처럼 겉돌던 채영에게는 과히 달갑지 않은 날이죠.
회식장소는 예약하면 승합차를 보내주는 숲속의 맛집.
그곳에서 1차 하고 2차는 호프를 할 예정이었으나,
이동중 흥이 깨질까봐, 그 곳에서 끝까지 부어라 마셔라 했습니다.
채영은 마지 못해 따라오는 모습이 역력했고,
언제나 처럼 잘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회식을 마무리하고 돌아가는 길.
때마침 도착하는 버스를 탔습니다.
차안은 그리 혼잡하지 않았고,
몇몇은 뒤로 달려가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저와 채영 그리고 서버 관리자인 태석은 서서 가기로 했습니다.
버스 중간쯤에 서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며 가던 중
앞쪽 좌석에 앉아있는 젊은 2인조가
짓궂은 장난을 시작했습니다.
서있던 여성분의 무거운 가방을
2인조가 받아주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내리려던 정거장이 다가와도
돌려주지 않고 장난을 하더군요.
폰번호를 알려주면 돌려준다는 둥…
약간 소란스러워졌습니다.
설마 저러다 끝에 돌려주겠거니 하고 있었는데,
태석이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더니
그 쪽으로 움직였습니다.
순간, 엄습하는 불안한 예감!
말리고 싶었지만, 이걸 막아서면
의로운 행동을 막는 꼰대가 되어버립니다.
“태…태석아~”
머뭇거리는 순간 태석이 2인조에게 다가가 말했습니다.
“저기요. 그냥 돌려주시죠. 곧 내리시는 것 같은데.”
2인조는 멍 쪄서 슬며시 가방을 돌려줬고,
태석은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는 우리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차안은 웬지 모를 긴장감에 조용해졌고
가방을 돌려받은 젊은 여성분은
우리쪽으로 고개를 끄덕여 고마움을 표하고는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고, 두어 정거장을 더 간 2인조가
내리려고 문 앞에 섰습니다.
우리를 힐끔힐끔 쳐다보다 문이 열리자 조용히 내렸습니다.
이윽고 차는 문을 닫고 출발 했습니다.
그러자 2인조는 기다렸다는 듯이
차를 따라 달리면서 온갖 쌍 욕을 날렸습니다.
“야~ 심한욕! 상스러운욕! 더러운욕! 이다. 이것들아!”
그러자, 의로운 태석이 소리쳤습니다.
“기사님, 차 세워주세요!!!”
그 때 제심정은 ‘아아~ 기사님. 제발 그냥 가주세요.’
그러나, 태석의 기세에 기사님은 차를 세우고 말았습니다.
[끼-긱~]
[덜-컹~]
문이 열리자 태석은 냅다 뛰어 내렸습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저도 따라 내리고 말았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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