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후우울증이더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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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령층에서 일을 계속 하고 있는 사람에 비해 은퇴한 사람이 우울증을 겪을 위험이 훨씬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19일, '중고령층 근로활동이 인지기능 및 정신건강에 미치는 효과'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국내에서 정년 퇴직을 하는 나이는 공무원을 기준으로 만 60세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1960년 기준 52.4세에서 2014년 기준 82.2세(남성 79세, 여성 85.5세)로 대폭 증가했다. 은퇴 후 노년 생활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 2월 대법원에서는 일반 육체노동자 경험칙상 가동연한(법적으로 육체노동 등 일을 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나이)을 만 60세에서 만 65세라고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와 마찬가지로 정년도 65세로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아영 부연구위원과 고경표 연구원은 한국노동연구원이 2006년부터 진행한 고령화연구패널조사 분석결과를 토대로 50~75세인 중고령자가 은퇴 후 정신건강과 인지기능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은퇴 후 정신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을 계속하는 사람(근로자)은 나이가 들어도 정신과 진단 경험이 거의 증가하지 않았고, 우울증도 60세 이후에 조금씩 증가했다. 하지만 은퇴한 사람은 정신과 진단 경험 비율과 우울증 발생률이 훨씬 많게 나타났다. 근로자와 은퇴한 사람의 우울증 발생률 격차가 가장 큰 나이대는 50대 초반이었다.
반면 인지기능은 근로자나 은퇴한 사람이나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나이 영향이 컸다. 인지기능 중에서도 이해 및 판단은 변화가 거의 없었고, 기억력이나 주의집중 및 계산, 기억회상 등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급감했다. 특히 50대 중반 이후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특히 50~65세 연령대에 속한 남성, 그리고 저학력일수록 정신건강과 인지기능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도 분석했다. 그 원인을 소득과 소비 수준이 낮아지면서 사회활동 참여에 제한이 생기고, 대인관계 범위가 점점 좁아지기 때문으로 봤다.
연구팀은 보고서를 통해 "은퇴 후 사회활동을 이어나가면 사회적 소속감을 지속하게 돼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사회적으로 재근로활동을 장려하는 등 고령화사회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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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아 기자
- zzung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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