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의 거짓말은 선의(善意), 즉 좋은 의도를 가진 거짓말이야. 우리는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거나 다수에게 유익한 결과를 얻기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하지. 몸이 아프지만 다른 사람을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 “괜찮다.”라고 말하는 것이 그 예야. 의사가 위중한 병에 걸린 환자에게 “큰 병이 아니다. 금방 나을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도 선의의 거짓말 가운데 하나야.

이와 비슷한 사례로 ‘플라세보 효과’가 있어. 플라세보 효과란 환자가 약효가 없는 약을 효과가 있는 약으로 알고 복용했을 때 병세가 호전되는 효과를 의미해. 이는 의학적으로도 인정받은 만큼 그 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지.

찬성 측에서는 타인을 위해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실제로 사람들은 불편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수단으로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해. 선의의 거짓말은 이처럼 자신을 위한 거짓말을 포장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위험이 높지.

플라세보 효과를 지나치게 높이 평가하는 것도 문제야. 실제로 플라세보 효과의 유효율은 30%에 불과하다고 해.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야.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도덕규범이야. 하지만 상황에 따라 거짓말이 필요할 때도 있어. 예를 들어 성폭행을 당할 위험에 처한 여성이 상대방에게 자신이 에이즈 환자라고 거짓말을 해 위기를 모면했다면, 이 여성의 행위가 윤리적이지 않다고 할 수 있을까? 이처럼 도덕규범을 넘어서는 예외적인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해.

선의의 거짓말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공통된 정서이며, 관습이기도 해. 예를 들어 세계 여러 나라의 어린이들은 대부분 산타클로스가 존재한다고 믿어. 부모들은 아이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몰래 준비한 선물을 산타클로스가 두고 간 것이라고 거짓말하지. 이러한 거짓말도 비난받아야 하는 걸까?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해서 무조건 유익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야. 예를 들어 친구를 해치려는 적에게 선의의 거짓말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친구를 구할 수 있을까? 어쩌면 거짓말이 들통나 친구뿐만 아니라 자신도 피해를 입을 수 있어. 모든 일은 무수히 많은 변수에 의해 결정되고, 거짓말에 의한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