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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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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하지 않아서 죄송합니다.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는 칼릴 지브란의 작품 중 가장 먼저 접한 것이다. 연애편지로만 생각하며 읽었다가 후에 다른 관점도 갖게 되었는데 칼릴 지브란의 전기를 읽은 게 계기였다. 전기를 쓴 작가는 칼릴 지브란과 메리 해스켈의 사이가 그리 로맨틱하지 않았다고 했다. 메리 해스켈은 칼릴 지브란의 연인 이전에 후원자로도 유명했고 칼릴 지브란의 청혼을 연거푸 거절했지만 그와 편지를 교환하며 오랫동안 우호관계를 유지했다.

 

나는 전기작가의 견해를 참고하여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를 오독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고 칼릴 지브란과 메리 해스켈은 서로의 마음을 제대로 읽었을지가 궁금해졌다.

전기에 따르면 칼릴 지브란은 메리 해스켈의 배려와 지원을 연정으로 오해한 것이 된다. 메리 해스켈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동성애 성향을 갖고 있다고 짐작되었고 어쨌든 칼릴 지브란의 청혼을 거절했으니까. 그런데 칼릴 지브란과는 아니었지만 훗날 결혼을 하였기에 동성애 성향에 대한 것이 와전되었거나 미약하여 이성과의 결합을 방해할 만큼은 아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메리 해스켈은 결혼을 기피한 것도 아니었고, 결혼에 대한 장밋빛 환상이 없었기에 그것을 충족시켜줄 만한 남성을 마냥 기다려야 할 이유도 없었고, 결혼이 반드시 로맨스의 연장이어야 한다는 신조를 가진 것도 아니었다. 요컨대 적당하면 되었을 텐데 칼릴 지브란의 청혼을 거절한 것이 무슨 사유 때문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내게는 메리 해스켈이 칼릴 지브란을 위해서 그의 청혼을 거절했을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메리 해스켈의 칼릴 지브란에 대한 애정이 어떤 성격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칼릴 지브란이 메리 해스켈의 마음을 정독했는지 오독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메리 해스켈만은 정독한 것이 아닐까? 칼릴 지브란의 상황과 마음을 살펴 그에게서 물러났으니 말이다. 메리 해스켈이 칼릴 지브란보다 많이 연상이어서뿐만 아니라 메리 해스켈과 친밀히 교류하던 시기에도 칼릴 지브란의 마음에 불을 붙인 여성들이 꾸준히 등장한 것을 보면 칼릴 지브란의 메리 해스켈에 대한 마음은 메리 해스켈이 판단한 것과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 준수한 청년의 진지한 청혼을 받고서 잠깐 착각을 했을 수는 있었겠지만 그녀는 제대로 그의 마음을 읽은 것으로 보인다. 칼릴 지브란의 재능과 품성을 알아보고 후원자가 되었던 메리 해스켈의 안목이 이제 와 그녀의 정독을 방증한다고도 생각한다.

 

전기 속의 칼릴 지브란은 빼어난 예술가로서 의욕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중년이 되니 예전이라면 건성으로 읽어 넘겼을 글에서 감흥이 일어남을 체험하게 된다. 아래는 무엇인가가 답보 상태에 있어 촉진을 받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은 글이다.

 

그대 인생의 정점에 이르게 되면

그대는 소망만을 소망할 것이며,

열망만을 굶주려 할 것이며,

더욱 커다란 갈증만을 목말라 할 것입니다.

- 칼릴 지브란 작. 정은하 역.

 

    탁구러버 표면을 복원시켜서 회전력을 살리는 영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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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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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탁님의 댓글

no_profile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쎄요.
사람이 자기 인생의 정점에 이르면 하산할 시기를 찾아야겠죠.
인생이란 오르막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이 있다는 것은 필연적이며,
따라서 하산 준비를 시작할 때이기도 하죠.
본문을 읽어보니 제 입장에선 별로 동감이 가질 않습니다.
제가 너무 많이 살았나봐요. 성공과 열망을 논하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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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사님의 댓글

no_profile 라리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옳은 말씀입니다. 잘 하산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죠.
제게는 칼릴 지브란의 저 글이 성공을 탐하는 것이라고 보이지 않았고요, 의기소침해 있기에는 세월이 아깝다는 것을  안 나이에 이른 사람의 생에 대한 긍정 정도로 읽혀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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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님의 댓글

no_profile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독이 무었인가요?!
정독과 다독의 중간인가요!
아니면 5가지 독서를 의미하는 건가요!
그것도 아니면 오타 같이 쓰이는 잘못된 독서를 말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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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사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라리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말씀하신 경우 중 세번째에 해당하네요. 오독(誤讀)이 오인이나 오해보다 협소한 표현 같아서 좀 망설여지긴 했는데 독(讀)이 '읽다' 외에 '이해하다'라는 뜻도 아우른다고 해서 제가 의도하는 것을 두루두루 나타내지 않을까 했습니다.
제가 쓴 정독은 다독의 상대어쯤 되는 단어인 精讀이 아니라 正讀이고요.

정다운님의 말씀을 들으니 제 글이 애매하게 읽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주의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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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넵! 잘 알겟습니다.
좋은 설명 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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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사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라리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더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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