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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익빈 부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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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해진 '빈익빈 부익부'

  • 언론사
  • 저자이경태 원장
  • 게시일2005/09/27 00:00
  • 조회수4,222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지니계수는 1996년의 0.298에서 2000년에는 0.358로 증가해서 상위계층과 하위계층 간의 소득격차가 외환위기 이후에 급상승하였음을 보여주는데, 이는 지금까지 별로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위기 이후에 실업이 대폭 늘어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한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세계화의 진행과 기술진보로 경쟁이 격화되고, 그 결과 산업구조가 급변하며, 이는 다시 노동시장의 수급관계를 흔들어 놓고 있는 것이 주요 배경이다.

중국이 경공업과 단순조립가공형 중화학공업에서 세계의 공장이 되면서 국내에서는 제조업의 단순한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단순노동의 공급초과는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비용절감 노력과 맞물려서 저임금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고, 이는 학력 간 임금격차를 벌려 놓고 있다.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방출된 중장년층 인력이 대거 단순자영업으로 진출하고, 이는 대형할인점의 팽창 등 대외개방의 충격 및 내수부진과 맞물려서 많은 자영업자를 새로운 빈곤계층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양극화는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특징을 지니며 이 점에서 외국과 구별된다. 영미와 북구 및 서유럽선진국들도 1990년대 이후 소득분배가 악화되는 조짐이 있지만 우리처럼 산업 간, 기업규모 간, 지역 간, 학력 간, 고용형태별로 다양한 경로를 거쳐서 현실화되는 양태는 아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경우는 외환위기 이후에 기업지배구조, 금융행태, 노동관행 및 정부역할이 그 뿌리부터 바뀌는 구조적 전환기와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양극화도 경제주체의 적응능력을 뛰어 넘는 급격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양극화 대응방안으로 일부에서는 변화의 속도를 조절하자고 한다. 대형할인점의 영업규제라든가 비정규직고용 제한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그런데 이는 양극화 해소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고 그저 양극화의 진행속도를 좀 늦추는 효과만 있을 것이다. 결국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임시방편에 불과한 것이다. 보다 근본적인 해결은 근로자와 기업 등 개별경제주체들이 변화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그 역량을 강화시켜주는 것이다. 이렇게 접근하면 양극화 해소방안은 흔히 생각하듯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을 보호해 주는 시혜적인 복지정책뿐 아니라 기업과 개인을 강하게 만드는 폭넓은 정책분야가 오히려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스웨덴 등 북구 국가들은 경제성장이 양호하면서도 양극화가 덜 심각한 경우로 조사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걷어서 사회복지를 확충하고 있으므로 소득은 물론 교육, 의료 등 기본적인 삶의 질에서 격차가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노동시장을 보면 이들은 노조가입률과 임금교섭의 중앙집중화에서는 높지만 고용보호수준은 거의 영미와 비슷할 정도로 낮다. 또한 기업 규제도 약하다. 영미는 철저하게 경쟁지향적이므로 조세부담이 낮고 사회복지도 낮지만 노동시장유연성은 높아서 경제성장은 높은 반면 소득격차도 크다. 프랑스와 독일은 북구와 영미의 중간형태이다. 이들은 조세부담률과 고용보호가 모두 높아서 성장이 둔화되면서 실업자가 늘고 따라서 양극화도 영미보다는 덜하지만 북구보다는 심각하다.  

우리나라의 양극화는 종합적이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금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차세대 신성장동력산업, 기술혁신체제, 지역균형발전, 교육개혁, 노동시장개혁, 사회안전망확충 등이 모두 양극화와 관련되어 있으므로 이들 정책이 기업과 개인의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강화시켜 양극화를 개선하는 공통의 목표를 지향할 수 있도록 조정과 연계가 치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아직도 현저히 느슨한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짜기 위해서는 조세부담률을 올려 나가야 하는데, 이는 수십년에 걸쳐서 서서히 이루어져야 경제에 주는 충격이 적다. 북구 국가들도 2차대전 이후에는 조세부담률이 낮았으나 경제성장을 하면서 조세부담을 늘려나갔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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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님의 댓글

no_profile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월이 점점 흘러 갈수록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두드러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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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사님의 댓글

no_profile 라리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전에 어떤 기사에서 읽은 것인데 스웨덴은 노동시장 유연화와 독점자본을 용인해서 에릭슨 같은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했다고 하던데요. 그리고 이런 합의의 도출은 실업급여와 노동자들의 재교육의 실질성도 확충하고자 하였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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