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친밀한 사이에서도 비밀의 영역을 남겨두라. - 그라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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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스페인의 가톨릭 신부였던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사람을 얻는 지혜>는
쇼펜하우어가 그것을 높이 평가하며 독일어로 번역하여서 더 유명해졌다고 하는데
오늘날까지도 처세술에 관한 책들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와의 사이에 친분과 신뢰가 구축되었다고 생각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내밀한 고통, 약점, 트라우마 같은 것들을 터놓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 저는 그러고 나서 관계가 어색해지고 멀어지는 것을 적지 않게 경험했었기에
"비밀이 하나도 없는 관계는 위험하다." 라는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말을 수긍하게 되더군요.
제가 느끼기에 사람들에겐 자신을 전적으로 아는 이를 외면하고픈 심리가 있는 것 같아서
인간관계에서 모든 것을 공유하려고 하는 게 적절하고 바람직한 일일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친구 사이는 물론이고 부모 자식 사이에서도 예외 없이 이 규칙이 적용된다." 라고 봤는데
이렇게 되면 사람들이 파편화되고 너무 고독하게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갖게 되네요.
그래서 신경정신과나 심리상담소가 성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도 해보고요.
어딘가에 자신에 대해서 터놓을 데가 있었으면 하는 사람들이 그 과정이 담담하고 무리가 없이 이루어지길 바랄 때 그런 곳들을 찾게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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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사님의 댓글
라리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고고탁의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항상 성의 있게 읽으시는 정다운님이 좋게 읽어주셔서 더욱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