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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나간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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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지 꽤 된 책인데 재미있게 봤기에 소개합니다.

 

 

앞서 나간 자들은 불가리아 출신의 미국인 문예비평가 마리아 포포바가 지은 <진리의 발견> 이라는 책의 부제입니다.

제게 진리의 발견이라는 책의 제목은 거창하고 장엄하게 느껴지기 이전에 너무 맹랑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진리가 있는가? 진리가 있다 해도 드러날 수 있는가? 진리가 드러난다 해도 말해질 수 있는가? 의 물음에 모두 "예" 라고 답할 수 있어야 <진리의 발견> 이라는 저작물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저자에게는 그것이 간단하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일인가 하는 의아함이 들어서입니다.

 

작가는 우리가 모두 알만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개별적으로 다루지 않고 시 · 공간적인 연결 고리로 그들을 이어서 하나의 큰 주제를 형성하게 합니다.

그럼으로써 인간의 존재 기반이 오로지 독자적이지 않고 서로가 주고받는 영향과 애정에 의해 협애한 자아에서 확장됨과 동시에 광막한 우주에서 푸른 한 점일 뿐인 지구에서 잠시 숨을 쉬다가 먼지로 흩어지는 미미함에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러한 인간이 어떻게 하여야지 의미 있게 살 수 있는가를 실존했던 인물들의 족적을 따라가며 고찰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재능과 재능에 대한 노력이 인도적인 목적에 부합하기를 바랐으며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시대의 제약에 맞서 분투하는 개척자 내지 선구자의 길을 가야만 했습니다.

 

처음 나오는 이가 마녀 재판이 횡행하고 종교 전쟁이 벌어지는 곳에서 모함의 위협을 무릅쓰며 천문학 연구에 매진한 케플러 라는 것은 

이 책의 기조를 잘 보여주는데 

그것은 무지와 편견과 미신을 걷어내려면 앎과 용기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에 등장하는 인물은 케플러와 같은 천문학자로서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의 최초의 여성 회원이었던 마리아 미첼입니다

그녀는 당대의 불리한 여건을 감안하여 학문을 닦기 위해서 독신을 선택합니다.


모비딕》의 작가인 허먼 멜빌은 마리아 미첼이 영국 방문 시 친분을 쌓게 되는 당시 주영 미국 영사 너새니얼 호손을 선망하는데 그에게 열정적이고 불가능한 사랑을 품었다가 응답받지 못해 좌절합니다.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은 마리아 미첼이 존경하는 시인으로 신체적 장애와 아버지의 강압적인 반대를 물리치고 여자이지만 글을 써서 생계를 해결하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영감을 준 시 오로라 리를 씁니다.


이 책에서 가장 빈번히 등장하는 마거릿 풀러는 미국의 저명한 페미니스트 교육자이자 언론인으로 그녀의 저서인 19세기의 여성은 대서양을 건너 유럽까지 떠들썩하게 합니다. 오로라 리의 화신이라고 할 만한 인물인 그녀는 남자와도 여자와도 사랑한 적이 있지만 결혼은 거부하였는데 혁명 중인 이탈리아에서 만난 이탈리아인 애인과의 사이에 아들을 낳고서 아이를 보호하기 위하여 혼인신고를 합니다. 이탈리아에서의 빈곤과 참화를 피해서 아이와 남편과 동반하여 미국행 배에 승선하지만 배가 난파하여 죽게 됩니다.


해리엇 호스머는 미국의 여성 조각가인데 조각을 잘 해내기 위해 의과대학에 가서 해부학까지 전공한 인물입니다

마거릿 풀러가 그랬듯이 이탈리아에 가서 그곳에서 영혼의 고향을 발견하게 되는데 브라우닝 부부와 우의를 쌓습니다.


에밀리 디킨슨은 오로라 리의 애독자이고 집안에 틀어박혀 있던 은둔자로 생전 제대로 발표된 시가 없다시피 했으나 죽고 나서 그녀의 유품 속에서 발견된 독특하고 예리하고 완강한 특질의 시들은 미국 문학을 유럽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레이첼 카슨은 쉰일곱 번째 생일을 앞두고 지상에 작별을 고하게 되는데 카슨이 태어나기 57년 전에 머물고 있던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떠날 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마거릿 풀러와 57 이라는 숫자로 연결됩니다

그녀는 시적인 문장으로 독자에게 과학의 경이로움과 체계성뿐만 아니라 위험성을, 생태환경보호의 시급성을 환기시킨 인물로 오늘날까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주요 인물들의 이야기도 감동적이지만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사연이 잠깐 에피소드처럼 나오는 페이지에서 살짝 눈가가 젖습니다.

첫사랑이기도 한 첫 번째 아내가 폐결핵으로 젊은 시절에 죽었는데 리처드 파인만 사망 후 그의 전기를 쓰려는 사람이 그에 대한 자료를 모으는 중 그의 아내가 죽고 2년 후에 그가 아내에게 썼던 편지를 찾게 됩니다

그 편지에서 리처드 파인만은 자신이 영생을 믿지 않는 과학자인데도 죽은 아내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것으로 인한 혼란한 심경을 토로하고 그럼에도 그 사랑이 멈춰질 수 없음을 아내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언젠가는 사라질 존재이기에 사소한 난관과 근심이 우리를 낙망하거나 상하게 하는 것을 묵과하지 말고 우리의 삶과 사랑과 우정을 더욱 극진히 여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독서였습니다.

 

 

저는 위인일수록 범상한 사람에게서는 잘 보이지 않는 강박관념이나 기벽이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근사하고 위대한 이들도 이슬을 먹고 살지 않는 인간임에는 다를 바가 없기에 

  찬사와 미화를 늘어놓은 전기 책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그런 류의 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rA7jql1PQcU

너풀거리듯

조덕배 작사, 작곡


너풀거리듯 작고 까만 너의 머리카락
너풀거리듯 나를 쫓아오던 발자욱소리
너풀거리는 나비쫓아 떠나버렸네
음 너풀거리며 나비쫓아 떠나버렸네
꿈을 꾸던 여인아 그렇게 이쁘지는 않지만
내 맘을 꺾어버린 여인아
나만홀로 남겨두고 나비쫓아 떠나버렸네
너풀거리며 나비쫓아 떠나버렸네
음 너풀거리며 나비쫓아 떠나버렸네

꿈을 꾸던 여인아 그렇게 이쁘지는 않지만
내 맘을 꺾어버린 여인아
나만홀로 남겨두고 나비쫓아 떠나버렸네
너풀거리며 나비쫓아 떠나버렸네
음 너풀거리며 나비쫓아 떠나버렸네 

 

 

    탁구러버 표면을 복원시켜서 회전력을 살리는 영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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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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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님의 댓글

no_profile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앞서 나간 자들 = 진리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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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사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라리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루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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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탁님의 댓글

no_profile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아는 사람들 이름도 나오네요.
케플러, 갈릴레오, 리처드 파인만이요.
케플러와 갈릴레오는 천동설을 깨뜨리는데 공이 있었고,
리처드 파인만은 아내를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으로서 회자되었지만 상처한지 몇년 안되서
재혼한걸로 알고 있어요.
생명이라는게 참 신기합니다.
우주 만상이 다 죽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생명만이 엔트로피 법칙을 거슬려 존재하고, 이 죽음으로 충만한 우주에
한줄기 서광을 보여줍니다.
곧 저도 돌아가겠지만 죽는 날까지 노력해야죠.
하고 싶은 일은 해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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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탁님의 댓글

no_profile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불가리아가 부여족의 후예라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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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사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라리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불가리아하고 부여족이 연관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군요.
그러고 보니까 제가 불가리아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전무하네요.
루마니아를 생각하면 드라큘라 라도 떠올리게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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