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무아젤 가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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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고흐의 죽음에 관한 의문점을 짚어나가는 영화인 〈러빙 빈센트〉를 보고 나서야 고흐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그가 자기의 귀를 스스로 잘랐다는 것, 일본의 ‘우키요에’ 에 매료되었던 게 그의 그림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 등 주워들은 몇 개의 일화들을 알 뿐이었습니다..
후기 인상주의 화가라는 고흐가 그 화풍을 확립하게 전에 그렸던 《슬픔》 이라는 작품이 여인의 나신을 모델로 했음에도 선정적이기는커녕 한 여자가 지쳐서 거의 절망하고 있는 모습을 엿보는 기분을 제게 갖게 한 적은 있었습니다.
〈러빙 빈센트〉는 고흐가 머물렀던 장소들과 만났던 사람들을 추적하며 그의 죽음에 대해서 파헤쳤지만 미궁의 출구를 찾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제게는 감독이 고흐가 죽음을 맞이한 지역인 오베르의 동네 악동들의 짓궂은 언행이 고흐의 죽음을 야기했다는 가설에 방점을 찍고자 한다고 느껴지긴 했습니다.
마르게리트 클레망틴 가셰는 고흐의 최후의 연인으로 알려집니다.
고흐의 마지막 주치의였던 정신과 의사 가셰의 딸입니다.
그녀는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남동생을 편애하는 홀아버지 슬하에서 소심하고 순종적인 성격으로 자라났습니다.
고흐는 사산된 형과 빈센트 라는 이름만이 아니라 생일이 같았는데 가셰 양도 남동생과 생일이 같았습니다. 그녀의 생일에 가셰 가(家)를 방문한 고흐에 의해 그녀는 남동생이 태어나고선 처음으로 자신이 주인공인 생일을 보내게 됩니다.
고흐가 그녀를 그리겠다고 했을 때 그녀가 감격했으리라고 쉬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미술 전문가들은 고흐가 그녀를 그린 서너 점의 그림들에서 그녀는 신부(新婦)로 암시된다고 합니다.
의사 가셰는 미술에도 조예가 깊었는데 환자로만 대한 고흐의 천재성을 알아본 후로는 시기심을 가졌다고도 합니다. 자신의 딸과 고흐가 가까워지자 고흐에 대한 경계심과 적개심도 일어났겠지요.
고흐가 자신을 쏜 총은 의사 가셰의 것이었으며 그 전날 가셰 가(家)에서 고흐와 의사 가셰 간에 고성이 오갔다고 합니다. 고흐의 자부심 강하고 예민한 성정을 긁어대는 말을 의사 가셰가 하지는 않았을까요?
혹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고흐의 자해에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었을까요?
줄곧 자신을 지원하던 동생 테오가 결혼하고 나서 경제적으로 위축된 것이 고흐에게 큰 스트레스가 되기는 했겠지만 그것이 고흐가 자해한 주요한 이유였을까요?
고흐는 내내 어머니에게 자신은 사산된 형의 대체일 뿐이라는 의식을 떨쳐내지 못하였습니다.
항상 사랑의 결핍을 느꼈기에 이성과의 사랑을 지나치게 이상화했고 사랑에 시종 맹목적으로 임하며 자신을 소진시켰습니다.
어느 미술사가는 그의 자해가 자살로서 종결된 사건이 다가 아니라는 데 주목하더군요.
그는 사촌인 과부 케이에게 구혼했다가 거절당하자 자기 손에 화상을 입히기도 했고, 예술적 동지였던 고갱과의 우정이 파탄나자 자기의 귀를 자르기도 했습니다.
자기 파괴적인 성향이 있는 이미 젊지도 않은 그에게 다가온 사랑이 불가능한 것이었다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었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마르게리트 클레망틴 가셰는 1949년에 일흔일곱 살의 나이로 죽습니다.
그녀는 평생 독신이었고,
피아노를 치는 그녀를 그린 고흐의 그림이 그녀의 침실 벽의 한 자리를 40년 이상 차지했다고 합니다.
Lianne La Havas - Starry Starry Night (Loving Vincent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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