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신' 김경아 탁구,서른다섯살에 다시 꽃피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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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살 때 탁구라켓을 잡았다. 스물일곱살,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리고 서른다섯살, 런던올림픽의 해, 그녀의 탁구에 다시 꽃이 피기 시작했다.
'여자탁구대표팀의 맏언니' 김경아(35·대한항공·세계 15위)가 '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30일(한국시각) 막을 내린 칠레오픈에서 여자단식 정상에 우뚝 섰다. 불과 일주일 전인 23일 국제탁구연맹 스페인오픈 단-복식에서 2관왕에 올랐었다. 2005년 칠레오픈 여자단식 우승 이후 7년만에 단식 패권을 거머쥐었다. 내친 김에 생애 첫 여자단식 2연속 우승까지 해냈다. 서른다섯에 더욱 빛나는 김경아는 세계 수비탁구의 레전드다. 태극마크를 꿈꾸는 후배들의 희망이자 로망이다.
▶런던올림픽의 해, 투어대회 연속 우승
김경아는 칠레오픈 8강에서 '일본 탁구스타' 후쿠하라 아이(세계 10위)를 4대1로 꺾었다. 스페인오픈 8강에 이어 2회 연속 후쿠하라를 격파하며 3월 도르트문트세계선수권 준결승전 제1단식에서의 패배를 설욕했다. '차세대 1인자' 양하은(18·대한항공·세계29위)이 8강에서 세계 9위의 '싱가포르 톱랭커' 펑톈웨이를 세트스코어 4대2로 돌려세웠다. 4강에서 대한항공의 맏언니 김경아와 막내 양하은이 격돌했다. 스페인오픈 결승전에 이은 연속 맞대결에서 '진검승부'했다. 언니 김경아가 2연승했다. 풀세트 접전 끝에 양하은을 4대3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김경아는 후배 양하은의 몫까지 사력을 다했다. 결승에서 리자웨이(싱가포르, 세계 14위)를 4대0(11-4, 11-9, 15-13,11-6)으로 가볍게 돌려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런던올림픽에서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칠 일본, 싱가포르 라이벌들을 압도했다. 2연속 우승의 쾌거를 일궜다.
그동안 김경아는 수비전형의 특성상 단식보다는 복식에 최적화된 선수로 인식돼 왔다. 실제로 수비형 절친 후배 박미영과 짝을 이뤄 베이징올림픽, 광저우아시안게임, 로테르담세계선수권 등 수많은 대회에서 메달을 따왔다. 그랬던 그녀가 올 들어 단식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시즌 4차례 출전한 프로투어에서 3차례 단식 결승(쿠웨이트, 스페인, 칠레오픈) 무대를 밟았고 2번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서른다섯살, 수비형선수의 여자단식 연속 제패는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깎신, 나이 들수록 더 강해지는 이유
김경아는 지난 도르트문트 세계선수권에서 새로운 실험을 감행했다. 기존의 수비 탁구에 공격드라이브를 가미했다. "내 탁구의 컨셉트를 완전히 새로 짰다"고 설명했다. 물샐틈 없는 수비에선 그녀를 따라올 자가 없다. 약점으로 지적돼온 공격을 끌어올렸다. 박자를 빼앗는 공격을 수비 사이사이에 가미했다. "커트를 하다 드라이브를 하는 건 세계적인 추세다. 수비가 살아남으려면 그걸 해야 한다"고 했다. 볼 배합의 변화는 주효했다. 당연히 '깎기'만을 기다리던 상대가 '묘한 공격박자'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자신감을 얻은 김경아는 곧바로 이어진 프로투어 대회에서도 공격적인 새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지난 10년간 세상에 알려진 '김경아 탁구'를 고집하지 않았다. 유연한 사고로 스마트한 변화를 꾀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성공했다.
강희찬 여자대표팀 전임감독은 김경아의 롱런 비결을 묻는 질문에 '체력과 노련미'를 꼽았다. "체력이 안죽는다"고 했다. 자타공인 체력왕이다. 세끼 밥을 꼭꼭 챙겨먹을 뿐 찾아먹는 보양식은 없다. 부모님께 강인한 체력과 정신을 물려받았다. 불굴의 여전사다. "한포인트 한포인트 따라가는 집중력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백전노장답게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거나 물러서는 법이 없다. 테이블 아래까지 몸을 던지는 투혼 넘치는 플레이에는 늘 감동이 있다. '맏언니' 김경아의 2연속 우승에 힘입어 런던올림픽 단체전 4번시드 배정에도 희망이 되살아났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홍콩에 이어 5번시드가 확정적이었다. 김경아의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포인트 상승으로 4위 홍콩과의 격차가 줄었다. 4번시드를 확보할 경우 8강까지 '1번시드' 세계 최강 중국을 피할 수 있다. 희망적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댓글목록
도도한스핀님의 댓글
도도한스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span style="FONT-SIZE: 13px">김경아 선수 공격을 가미했으니 당할자 없겠군요.</span></p>
<p><span style="FONT-SIZE: 13px">승승장구 하시길..................</spa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