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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 OF PING-PONG(내일은 탁구왕) <VOGUE> 2014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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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VOGUE> 2014년 02월호에서 모셔온 글입니다.

원문 주소는 아래에 있습니다.

http://www.vogue.co.kr/content/view_01.asp?menu_id=02050100&c_idx=012402010000065


90년대 당구와 노래방, PC방에 밀려 한동안 사라졌던 탁구가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평화로운 초록색 탁구대와 경쾌한 대화처럼 양쪽을 오가는 하얀 공의 매력에 빠져든 청춘들에게 탁구는 생활체육을 넘어 새로운 사교의 방식이다.
유행의 거리 경리단길에서 요즘 가장 인기 있는 곳을 꼽으라면 ‘서울 핑퐁 펍’이다. 허름한 시장 골목 낡은 건물의 지하 출입구는 주말마다 서울의 온갖 멋쟁이들과 셀러브리티들로 붐빈다. 이곳의 명물은 탁구다. 붉은 조명이 내리쬐는 새빨간 탁구대 앞에서 맥주와 핫도그를 즐기며 그야말로 ‘무심한 듯 시크하게’ 탁구를 치는 것. 지난 연말 ‘KBS 연예대상’에서 <개그콘서트> 팀의 온갖 어록들을 제치고 2013년의 유행어로 선정된 건 ‘탁신’ 조달환의 “초레이, 하!”였다.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탁구의 신으로 활약한 배우 조달환이 외치던 응원의 기합이었다. 90년대 당구와 노래방, PC방에 밀려 한동안 사라졌던 탁구가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88 서울 올림픽’이 전국적인 탁구 열풍을 일으키고, 남북 단일 팀 출전으로 화제가 된 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탁구를 평화의 상징으로 만들었다면, 21세기 탁구는 새로운 사교의 방식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심상찮은 조짐이 보였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한동안 ‘비어퐁’이 인기를 끌었다. 맥주(beer)와 탁구(ping pong)를 합친 게임으로, 탁구대 양쪽 끝에 맥주잔을 여러 개 놓고 반대편에서 탁구공을 던져 진 팀이 맥주를 마시는 식이다. 현란한 조명과 디제잉이 올빼미 뉴요커들을 현혹하는 브루클린 야시장 한쪽엔 5달러만 내면 밤새도록 탁구를 칠 수 있는 탁구대가 놓였고, 뉴욕대 근처의 탁구 치는 재즈 바 ‘팻 캣’도 유명하다. 톰 딕슨이 디자인한 미래적인 분위기의 ‘타즈마니아 볼룸’ 같은 홍콩의 고급스러운 클럽에서도 매주 ‘Ping Pong Night’이 열린다.

탁구의 본고장인 영국은 조금 더 특별하다. 런던의 ‘바운스’는 1901년 처음으로 ‘핑퐁’이라는 명칭을 상표등록한 탁구용품 생산업체 ‘J. Jaques&Son’이 있던 자리에 생겨난 모던한 분위기의 핑퐁 라운지다. 라켓의 변천사가 전시된 입구를 지나 대진표가 한쪽 벽면을 장식한 실내로 들어서면, 식사 테이블과 함께 탁구대가 등장한다. 10여 개의 탁구대 중엔 런던 올림픽 때 쓰인 역사적 탁구대도 있다. 사람들은 밥을 먹고 난 후 대화 대신 하얀 공을 주고받는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칵테일의 이름 역시 ‘매치 포인트’ , 탁구의 옛 이름 중 하나인 ‘위프워프’ 등 탁구를 연상시킨다. 프랑스에도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사교 탁구를 컨셉으로 한 술집이 생겼다. 파리의 ‘Gossima Ping Pong Bar’는 탁구를 사랑하는 파리지엔들로 늘 북적댄다. 모델 도상우와 ‘서울 살롱’의 운영자 한정현이 주축이 되고, 경리단길 인근의 ‘까올리 포차 나’ , ‘방범포차’ 등 젊은 사장들이 의기투합해 지난해 10월 문을 연 ‘서울 핑퐁 펍’ 역시 독일의 한 ‘핑퐁 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당구나 볼링은 너무 식상하잖아요. ‘술을 마시며 실내에서도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놀이 문화가 없을까?’ 그런 얘기를 나누다 시작된 거예요.” 공동 운영자들을 대표해 도상우가 말했다. 셀렉트 숍 비이커의 1주년 기념 파티 때 로고를 새긴 비어퐁 테이블을 설치하기도 했던 이들은 제1회 탁구 대회도 개최했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손님들로 꽉 찼어요. 친한 모델들을 비롯해, 탁구는 군대에 다녀온 남자라면 누구나 좋아하거든요. 손님의 80%가 여자분들일 만큼 초보자도 쉽게 칠 수 있고요. 대회 때는 기존의 비어퐁 대신 진토닉을 이용해 손님들과 같이 게임을 했는데, 덕분에 술을 꽤 마셨죠.” 땀을 흘리는 건전한 생활체육을 넘어 탁구는 새로운 사교 문화가 되어가는 중이다. 벌써부터 서울 시내 곳곳에 비슷한 컨셉의 바가 생긴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도상우는 스트리트 브랜드들과 함께 세상에 하나뿐인 라켓 디자인 전시를 준비중이라고 했다. 탁구를 칠 때 필요한 이색 머리띠, 손목 밴드는 물론 유니폼도 구상 중이다. 원만한 사교 활동을 위해선 세련된 스타일도 필요하니까.

혹자는 탁구야말로, “리듬체조의 우아함과 댄스의 발놀림, 펜싱의 전광석화 같은 찌르기와 골프의 예측 불허성, 당구에서 공을 다루는 교묘함, 육상 선수의 민첩함까지 갖춘 종합적인 매력을 지닌 스포츠”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건 탁구의 진짜 매력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탁구는 대화다. 공이 언어라면 라켓은? 이에 대해 소설가 박민규는 <핑퐁>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자신의 라켓을 가진다는 건, 말하자면 비로소 자신의 의견을 가진 것이란 얘기야.” 탁구의 태생부터가 좀 그렇다. 1880년대 영국 상류층 사람들은 저녁 식사를 끝낸 후, 종종 응접실 테이블 중앙에 일렬로 책을 세워 네트를 만든 다음, 책이나 담배 상자 뚜껑을 라켓 삼아 샴페인 코르크 마개로 만든 공을 치곤 했다고 한다. 당시 그림을 보면 파티복 차림의 신사 숙녀들이 우아한 자세로 서로의 공을 주고받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치 밀담을 나누는 것처럼 말이다. 평화로운 초록색 탁구대 위로 하얀 공이 오간다. 멋지게 옷을 차려입고, 때로는 술도 한 잔 마시면서 ‘핑, 퐁, 핑, 퐁, 핑, 퐁’ . 누구라도 그 최면술 같은 대화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후루야 미노루의 만화 <이나중 탁구부>의 사춘기 소년들도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탁구, 그것은 마약과도 같은 것.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마력의 스포츠!”

    탁구러버 표면을 복원시켜서 회전력을 살리는 영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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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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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卓而空님의 댓글

no_profile 樂卓而空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하하 ! &nbsp;"핑"하니 "퐁"하네여.</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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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님의 댓글

no_profile c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핑"이 갔다가 "퐁"하고 돌아오네여.ㅎㅎ</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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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님의 댓글

no_profile 정다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고고탁님 !</p>
<p>좋은 기사 올려주셔서 넘 감사합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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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님의 댓글

no_profile 로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


참 재미있겠다 </p><p>생각합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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